지동원(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지동원(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27)이 골 세레머니 중 당한 부상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동원은 지난 9월 15일(이하 한국시간) 2018/19 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 마인츠05와의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되어 활발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동원은 후반 37분, 중거리포로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신의 시즌 첫 골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 지동원은 점프 세리머니를 펼쳤고, 착지 과정에서 무릎이 꺾여 부상을 입었다. 지동원은 바로 교체됐다. 팀도 1-2로 역전패했다.

세리머니 도중 부상을 입는 축구선수는 종종 있어왔다. 축구 팬들에게 제일 잘 알려져 있는 세레머니의 피해자는 고종수 현 대전 시티즌 감독이다. 고종수는 지난 2008년 5월 18일, 대전 시티즌과 FC 서울의 경기에 나서 경기 후반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터트렸다.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친 고종수는 다리에 쥐가 났고 곧바로 교체됐다.

또 다른 '천재' 박주영도 세리머니 도중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 박주영은 2010년 12월 23일, 모나코 AS와 FC 소쇼와의 리그 경기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45분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은 득점 이후 '전매 특허'인 기도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진 동료 선수들의 축하가 문제였다. 세레머니를 펼치는 과정에서 동료 선수들이 박주영을 감싸고 앉았고, 무릎에 체중이 실리며 부상으로 이어졌다. 박주영은 3개월의 재활 기간을 가졌다.

지난해 분데스리가에서도 개막전부터 세리머니로 부상을 입은 선수가 나왔다. 그 주인공은 함부르크의 공격수 니콜라이 뮐러. 상대는 공교롭게도 지동원의 소속 구단 아우크스부르크였다. 전반 8분 골을 성공시킨 뮐러는 '헬리콥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도 착지가 문제였다. 고통스러워하던 뮐러는 곧바로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고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도 세리머니의 희생양이 된 사례가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끈 치치 감독은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E조 후반 46분 0-0 균형을 허무는 결승골이 터지자 기쁨에 그라운드로 달려나왔다. 그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졌고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을 다쳤다. 치치 감독은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려고 했지만 절뚝이며 돌아와야 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아우크스부르크는 "무릎을 다친 지동원의 부상 정도는 정밀 진단 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상현 기자 shdo@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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