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와 조재범 (사진 = 엠스플뉴스)
심석희와 조재범 (사진 = 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며 눈물로 호소, 코치의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17일 심석희는 수원지방법원 법정동에서 열린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심석희는 "그동안 피고인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라며 입을 열었다.

심석희는 "내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행, 폭언했다"라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밀폐된 곳으로 나를 끌고 들어가 무자비한 폭행을 저질렀고, 나 말고도 다른 선수들이 고막이 찢어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라고 공개했다.

그동안 폭행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아왔다고 고백한 심석희는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는 '이러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로 폭행을 당했다"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겼고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실제 심석희는 지난 2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예선에서 갑자기 균형을 잃고 미끄러지며 예선 탈락해 아쉬움을 낳은 바 있다. 1500m는 심석희의 주종목으로 지난 2014년 그는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심석희는 반복된 폭행에 노출돼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공포성 불안장애, 수면 장애 등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고 아버지도 같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두려움과 공포에 억압돼 저항하거나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피고가 '알리면 너는 끝난다' 그런 식으로 어렸을 때부터 세뇌시키듯 교육했던 게 가장 컸다. 무엇보다 올림픽을 인생 최대 목표로 하는 국가대표 삶에 불이익이 생길까 두려웠다"라고 털어놨다.

심석희의 발언으로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 코치 및 선수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대한빙상연맹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폐쇄적인 체육계의 구조 문제와 함께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재범를 엄벌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상빈 기자 sangbin03@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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