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 스포츠공정위가 '심석희 폭행 사건' 가해자 J 코치에게 '영구제명'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스포츠공정위 김상겸 위원장은 "J 코치의 개인 교습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빙상계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언급이 ‘J 코치 빙상계 복귀 여지를 남긴 것’이라며 반발한다.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은 J 코치는 빙상계로 돌아올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은 J 코치는 빙상계로 돌아올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심석희 폭행 사건’의 가해자 J 코치가 1월 25일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았다.

26일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공식 사과문을 통해 “연맹은 폭행, 인권 침해 사안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을 둘러싼 ‘폭행 논란’은 일단락됐다.

빙상계 관계자들은 “연맹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다소 놀라워했다. 하지만, 빙상인들은 입을 모아 “‘심석희 폭행 사건’의 가해자 J 코치가 사태가 잠잠해지면 빙상계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스포츠공정위 "영구제명 당해도, 개인교습은 가능하다"

1월 26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폭행과 인권침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약속했다(사진=엠스플뉴스)
1월 26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폭행과 인권침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약속했다(사진=엠스플뉴스)

빙상연맹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앞으로의 폭행과 인권침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하지만, 빙상계 관계자들은 “‘심석희 폭행 사건’으로 스포츠공정위로부터 ‘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은 J 코치가 얼음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빙상연맹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빙상인 A 씨는 “스포츠공정위 김상겸 위원장이 징계 결과 발표에서 'J 코치 복귀'에 대한 복선을 깔아놨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징계 발표에서 “J 코치는 공식적으로 연맹 지도자로 등록이 불가하다. 연맹 가맹단체 지도자로도 활동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여기까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어진 발언이 빙상인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했다. 바로 “개인 교습은 가능하다”는 발언이었다.

김 위원장 말처럼 ‘개인 교습’ 제약이 없다면, J 코치가 언제든 얼음판 위로 돌아와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다는 게 빙상인들의 말이다.

빙상계의 분노 “성추문과 불법도박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구타 및 음주·뺑소니로 물의를 일으킨 지도자들이 개인 레슨 코치와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로 활약하는 게 대한민국 빙상의 현실. 누가 이들을 비호하는지 빙상계 전반의 조사가 필요하다.”

아마추어 빙상 꿈나무들의 90% 이상이 개인 레슨을 통해 기량을 갈고 닦는다. 사진은 '2017 전국 회장기 쇼트트랙선수권' 대회 장면. 사진 아래 펜스에 서 있는 개인 레슨 지도자들(사진=엠스플뉴스)
아마추어 빙상 꿈나무들의 90% 이상이 개인 레슨을 통해 기량을 갈고 닦는다. 사진은 '2017 전국 회장기 쇼트트랙선수권' 대회 장면. 사진 아래 펜스에 서 있는 개인 레슨 지도자들(사진=엠스플뉴스)

그렇다면, 빙상계에서 개인 교습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개인 레슨 위주로 아마추어 빙상 꿈나무를 지도하는 D 코치는 “아마추어 쇼트트랙 선수들은 90% 이상이 개인 레슨을 통해 스케이팅 기술을 배운다”며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진 못하겠지만, J 코치가 빙상 지도자로 밥 먹고 사는 덴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뒤를 봐주는 세력이 J 코치가 얼음판에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개인 레슨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방법이지요. 그 무대는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 아이스링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D 코치의 말이다.

엠스플뉴스 취재에 응한 빙상인 E 씨는 “과거 성추문과 불법도박에 휘말린 B 전 국가대표 코치와 ‘구타 및 음주·뺑소니’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C 전 국가대표 코치 역시 빙상계에 보란 듯이 돌아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두 코치의 공통점은 '한체대 라인'의 핵심 인물이란 것”이라고 증언했다.

실제로 B 코치는 한체대 아이스링크에서 개인 레슨을 하고 있다. C 코치는 2017년 초부터 경기도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하다가 2018년 1월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로 전격 복귀했다.

“B 코치와 C 코치는 ‘한체대 라인’ 수장으로 알려진 빙상연맹 핵심 수뇌부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심석희 폭행 사건’ 가해자 C 코치는 ‘한체대 라인’의 떠오르는 주자였습니다. J 코치도 분명 빙상계로 돌아올 겁니다.” 빙상인 E 씨의 주장이다.

대한민국을 들썩인 '심석희 폭행 사건'이 일단락된 가운데, 많은 빙상인이 ‘J 코치의 컴백’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빙상연맹이 ‘폭행과 인권침해 대한 단호한 대응할 것’이란 약속을 지킬지 많은 빙상인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