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사이클 선수들
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사이클 선수들

[엠스플뉴스]

2020 도쿄올림픽 사이클 코스를 두고 '성차별' 비판이 제기됐다. 여성에게 불리해서가 아니라, 여자경기 코스가 남자경기 코스보다 쉬운 게 문제다. 이에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규정상 문제없다'며 적극 해명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주 올림픽 남·여 사이클 경기를 모두 후지산 지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경주 코스를 발표했다. 이에 일부 여자 사이클 선수들이 '남자 경기와 달리 여자 경기 코스에 경사로가 빠져 경기의 난이도와 흥미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가운데 여자경기에 '쉬운' 코스가 선정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남자 사이클 코스와 여자 사이클 코스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남자 사이클 코스와 여자 사이클 코스

일본 국내대회 4회 우승을 차지한 요나미네 에리는 “이 코스는 사이클 경기와 양성평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설계했을 것”이라며 “일본에선 아무도 양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슬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지로 로사(Giro Rosa)와 라 코스(La Course)를 우승한 네덜란드 선수 아네미크 반 블뢰텐(Annemiek van Vleuten)도 “또 다시 남성과 여성의 경기에 다른 코스가 선정되는 것이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리안느 보스(Marianne Vos) 또한 “성별에 따라 다른 코스가 선정되는 것은 IOC가 추구하는 양성평등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도쿄올림픽 사이클 코스를 비판하는 요나미네 에리의 트윗
도쿄올림픽 사이클 코스를 비판하는 요나미네 에리의 트윗

하지만 이런 비판에 대해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직위원회는 발표한 성명에서 “올림픽 사이클 도로 경기의 코스는 국제자전거연맹(UCI)과 조직위원회가 협력해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직위원회는 "여자경기의 코스 길이(137km)는 UCI 규정(130-160km)을 충족하며 총 2,692m의 경사는 ‘2016 리우올림픽’ 때의 1,591m와 비교하여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조직위원회는 이러한 경사가 2018년 개최된 국제대회 코스들보다 훨씬 높은 난이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사이클 도로 여성 경기의 코스는 대개 남성 경기의 코스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남자 코스는 총 234km로 여자코스(137km)보다 길다. 하지만 지난 ‘2016 리우올림픽’의 경우 남성과 여성 경기의 코스가 동일했으며, 남자 선수들이 더 많은 바퀴를 도는 방식으로 진행된 바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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