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심석희 폭행으로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증언 "전명규 교수가 최민정보다 심석희의 성적이 좋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코치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전명규 교수가 나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다."

-조재범 전 코치가 행한 심석희 폭행의 시발점은 전명규 교수였나?

제자 심석희를 폭행해 징역 10개월 실형을 받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한국체육대학 전명규 교수의 욕설과 폭행 의혹을 옥중 폭로했다(사진=엠스플뉴스)
제자 심석희를 폭행해 징역 10개월 실형을 받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가 한국체육대학 전명규 교수의 욕설과 폭행 의혹을 옥중 폭로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국회]

제자 심석희를 폭행해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의 욕설과 폭행 의혹을 옥중 편지로 폭로했다.

10월 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의원이 공개한 조 전 코치의 옥중 편지에 따르면 조 전 코치는 “전명규 교수가 성남시청으로 이적한 최민정보다 한국체대 소속이었던 심석희의 성적이 좋아야 한단 이유로 욕을 하면서 압박했다. 또 코치를 그만두겠다고 교수실을 찾아갔을 때 전명규 교수가 욕설과 함께 뺨을 때리면서 방망이까지 휘둘렀다”고 밝혔다.
14년 사제 간의 불화가 세상에 드러난 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1월 16일 진천선수촌을 갑자기 이탈한 심석희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쇼트트랙 대표팀을 방문해 격려하는 자리에 조 전 코치와 함께 보이지 않았다. 심석희는 18일 선수촌으로 복귀해 대표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당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가 독감에 걸려 대통령 격려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심석희의 선수촌 이탈 내막엔 조 전 코치의 폭행이 있었다.
조 전 코치는 1월 16일 훈련 도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2018년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가 드러났다. 조 전 코치는 이번 폭행 사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결국, 상습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코치는 검찰의 징역 2년 구형을 받은 뒤 9월 19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해당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여경은 판사는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이 폭력대상으로 삼은 여러 선수의 지위나 나이를 볼 때 피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폭력 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놓았는데도 피고인이 이를 몰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여 판사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선수 폭행) 구습의 대물림됐다는 점, 빙상연맹에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점, 여러 지도자가 선처를 호소한 점, 지도받은 선수들의 성과를 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징역 10개월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 증언 “전명규 교수가 최민정보다 심석희의 성적이 좋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재범 전 코치가 옥중에서 보낸 폭로 편지. 전명규 교수가 한국체대에 입학하지 않은 최민정보다 한국체대 소속인 심석희를 더 잘하도록 압박했다는 게 조 전 코치 편지 내용이다(사진=엠스플뉴스)
조재범 전 코치가 옥중에서 보낸 폭로 편지. 전명규 교수가 한국체대에 입학하지 않은 최민정보다 한국체대 소속인 심석희를 더 잘하도록 압박했다는 게 조 전 코치 편지 내용이다(사진=엠스플뉴스)

구속 수감된 조재범 전 코치는 옥중 편지를 통해 심석희 폭행의 배후로 전명규 교수를 지목했다. 전 교수는 폭행 사건 발생 당시 빙상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조 전 코치를 향한 전 교수의 폭언과 폭행이 심석희까지 내리 물림 되는 마수를 뻗쳤단 뜻이다.
조 전 코치는 전명규 교수가 한국체대의 무조건 더 잘 나가야 한다면서 경기 때마다 나를 매우 압박했다. 심석희의 국제성적이 안 좋을 때면 귀국하자마자 전 교수의 교수실로 불려가 욕을 먹고 작전이 그게 뭐냐며 하루가 멀다 하고 날 괴롭혔다고 폭로했다.
엠스플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전 교수는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부상을 이유로 일부러 빠지게 한 뒤 한국체대로 몰래 데려가 개인 훈련을 지도한 의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 교수의 괴롭힘에 지친 조 전 코치는 교수실로 찾아가 코치를 그만두겠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전 교수가 조 전 코치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단 의혹도 옥중 편지에 적혀 있었다.
옥중 증언에서 조 전 코치는 전명규 교수실로 호출됐을 때 나는 코치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 교수가 내게 욕을 하고 머릴 내리치며 뺨을 때렸다. 또 야구 방망이로 벽을 내리쳐 방망이가 부서졌다. 주변에 있던 유리 같은 것도 깨트리며 불같이 화를 냈다며 폭행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손혜원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 질의에서 “조재범 전 코치가 옥중 편지를 보냈다. 조 전 코치를 이렇게 압박한 적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전 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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