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만 만나면 작아지는 삼성 (사진=KBL)
모비스만 만나면 작아지는 삼성 (사진=KBL)

[엠스플뉴스] 서울 삼성은 왜 모비스만 만나면 작아지는 걸까

삼성은 1월 7일 울산동산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71-78로 패했다. 올 시즌 양 팀의 상대 전적은 1승 2패.

모비스와 삼성의 질긴 악연은 지난 2012년부터 이어졌다. 삼성은 2012년 1월 14일부터 2015년 11월 26일까지 약 3년 9개월간 한 번도 빠짐없이 23차례 연속 모비스에 졌다. 이 기록은 KBL 특정팀 상대 최다 연승, 연패 신기록으로 남았다.

많은 팬들은 올 시즌이야 말로 두 팀의 천적관계가 청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1라운드 88-73으로 이긴 경기를 끝으로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심지어 2라운드에서는 팀의 야전사령관 양동근이 없었는데도 삼성이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의 7연승을 저지 하기 전까지, 모비스는 3연패에 빠져있었다. 최근 5경기 중 1승 4패를 기록해 5할 승률마저도 깨졌다. 하지만 양동근이 3라운드에 돌아오면서 모비스 조직력은 안정궤도에 올라섰다. 한동안 부진했던 찰스 로드가 덩크슛 4방을 포함 37득점을 몰아쳤고 77일 만에 복귀한 양동근 역시 13득점 6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뽐냈다. 함지훈과 네이트 밀러 역시 18득점을 합작하며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모비스는 지역방어를 많이 사용했다. 장신 센터가 상대 골밑 볼 투입을 최대한으로 봉쇄한 뒤 볼이 들어오면 골밑 공간을 최소한으로 좁혔다. 삼성은 모비스의 지역 방어에 고전했다. 노련한 가드진이 있지만 강력한 압박 수비에 취약하다.

압박 수비가 들어오면 문태영은 득점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김태술 역시 압박 수비에 취약하다. 김태술이 압박에 고전하면 삼성의 경기 역시 전체적으로 고전하는 모양새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주는 김태술의 원활한 패스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삼성 전체의 공격 진행이 둔해진다. 결국 이날 경기 문태영은 12득점 3리바운드, 김태술은 2득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삼성의 수비는 모비스 앞에서 위용을 잃었다. 노련한 패스를 뽐내는 양동근과 함지훈에 의해 쉽게 헐거워졌다. 이에 로드의 폭발적인 득점력까지 더해지면서 모비스는 경기 내내 단 한번도 삼성에게 리드를 넘겨주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 5위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팀으로 부상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김태술과 크레익이 라틀리프와의 좋은 호흡을 보여줬고, 슈터 임동섭의 외곽포는 팀 공격력을 조금 더 짜임새있게 만들어줬다.

그러나 강한 존 디펜스와 압박을 펼치는 팀에 항상 고전을 펼치고 있다. 팀 전체적으로 압박상황에서 짜임새있는 공격 흐름이 부족하다. 넓은 시야와 개인 돌파 능력이 있는 크레익이 투입되는 쿼터에서는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지만 다시 외국인 한 명만 출전이 가능한 쿼터에서는 상대팀에게 득점을 허용하고 만다.

삼성이 현재 자원으로 올 시즌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수비를 펼치는 상대팀에 대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야한다.

이상빈 기자 sangbin03@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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