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감독 역대 최초 600승에 도전하는 유재학 감독  (사진=KBL)
올 시즌 감독 역대 최초 600승에 도전하는 유재학 감독 (사진=KBL)

[엠스플뉴스]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 28승 26패 승률 .519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매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모비스답게 상위권 진입 및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면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듯 보였다.

그러나 모비스가 시즌 초반에만 더 많은 승리를 얻었더라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었다. 1라운드 당시 개막 4연패에 빠지며 3승 6패를 기록한 것이 뼈아팠다. 모비스가 이런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건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개막전에서 양동근이 손목 부상을, 슈퍼루키 이종현은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였기 때문에 모비스는 개막과 동시에 치고 올라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아픈 선수도 없는데다 블레이클리의 합류로 높이까지 보강했다. 또 현대모비스로 팀명까지 바꾸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달라진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지난 시즌의 기록을 통해 전망해봤다.

600 :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통산 600승 도전

‘만수’ 유재학 감독은 이번 시즌 여러 가지 특별한 기록에 도전한다. 먼저, 오는 14일 kt와의 개막전은 유재학 감독의 프로 1,000번째 출장 경기다. 정규리그 5회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5회 우승 등 대표적인 승부사로 꼽히는 유재학 감독은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에서만 702경기를 치렀다. 지난 1998년 대우증권 농구단을 시작으로 약 10년 만에 1,000번째 경기라는 특별한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여기에 유재학 감독은 통산 568승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54경기 가운데 32승을 추가로 거두게 되면 통산 60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이미 유재학 감독은 지난 2011년 11월 26일 전자랜드전에서 감독 통산 363승으로 역대 최다승을 기록했으며 2015년 2월 15일 SK와의 경기에선 KBL 최초 감독 통산 500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시즌 유재학 감독의 통산 600승 기록은 현대모비스가 한 시즌 동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시즌 KGC의 경우 39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오리온은 36승으로 2위를, 삼성은 34승으로 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32승을 추가하면 유재학 감독이 600승을 달성하는 만큼 이 기록은 곧 현대모비스의 성적과 직결된 기록이다.

37 : 올해 37살 양동근의 활약 여부

모비스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양동근은 올해 37살이 됐다. 기량은 녹슬지 않을 수 있으나 체력 면에서 부담을 느낄 나이가 됐다. 그러나 양동근에 대한 유재학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이미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에 대해 ‘나이가 있어도 걱정을 안 한다, 2~3년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연습 경기에서 보여준 양동근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모비스가 올 시즌 선보일 빠른 공격 농구의 핵심 역시 양동근이다.

양동근은 올 시즌 정규리그 통산 3,000어시스트와 7000득점, 그리고 900스틸을 앞두고 있다. 현재 어시스트 2,717개를 기록 중인 양동근은 앞으로 283어시스트, 즉 경기당 5.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 3,000어시스트를 달성하게 된다. 또한 지금까지 6,615득점을 기록 중인 양동근은 앞으로 385점만 더 기록하면 역대 11번째로 7000득점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기에 앞으로 76개의 스틸을 더한다면 역대 3번째로 900스틸을 기록하게 된다.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한 37살 양동근  (사진=엠스플 뉴스)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한 37살 양동근 (사진=엠스플 뉴스)

11 : 돌아온 블레이클리, 어떤 모습 보여줄까

지난 시즌 블레이클리는 네이트 밀러의 대체 선수로 11경기 모비스에서 뛴 경험이 있다. 당시 모비스는 개막 4연패를 비롯해 시즌 5경기에서 1승 4패에 그치며 전체 순위 9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위기에 빠진 모비스는 블레이클리가 등장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블레이클리가 11경기를 뛰는 동안 모비스가 7승 4패를 기록하면서 단숨에 중위권으로 도약한 것이다. 자칫하면 하위권 추락에 승차가 삽시간에 벌어질 수 있는 기로에서 블레이클리의 활약으로 모비스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당시 블레이클리는 11경기에서 평균 26분41초를 뛰며 18득점 9.8리바운드 5.4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었다. 블레이클리가 올 시즌 모비스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활약 덕분이다. 여기에, 블레이클리는 지난 시즌 LG에서 뛴 테리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새로운 장신, 단신 외국인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지도 궁금하다.

1.95 : 지난해 ‘블록 1.95’ 이종현의 2번째 시즌

신인 지명 1순위로 화려하게 모비스에 입성했으나 부상으로 팀 합류가 늦어졌던 이종현이다. 지난 시즌 이종현의 데뷔전, 그리고 두 번째 경기는 여러모로 충격 그 자체였다. 부상 때문에 1월 26일에나 첫 경기를 가진 이종현은 당시 20분 40초를 소화하는 동안 단 2득점에 그쳤다. 데뷔를 앞두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슈퍼루키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경기에선 이종현이 왜 1순위일 수밖에 없었는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활약을 보여줬다. 34분을 뛰는 동안 무려 24득점 18리바운드 5블록슛으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다. 이후 이종현은 윙스팬 223cm에 달하는 초대형 파리채로 경기당 1.95의 블록을 선보이며 지난 시즌 국내 선두 블록 1위에 올랐다. 불과 22경기를 뛰면서 43개의 블록을 기록할 정도였다. 부상만 없다면 올 시즌 이종현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 : 현대모비스의 최종 순위는?

양동근과 함지훈, 이종현, 그리고 단 11경기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블레이클리가 합류했다. 양동근과 함지훈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고, 첫 풀타임 소화를 앞둔 이종현은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지난 시즌엔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어쨌든 4위를 기록하고야만 모비스다. 그만큼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 모비스만의 저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만수 유재학 감독이 있다는 게 모비스의 변치 않는 강점이다. 여기에 FA로 이정석도 영입했다. 지난 시즌보단 확실히 안정적인 전력이다. 언제나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팀이기에 올 시즌 역시 기대가 된다.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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