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수비에서 문제를 보이고있는 전자랜드  (사진=KBL)
올 시즌 수비에서 문제를 보이고있는 전자랜드 (사진=KBL)

[엠스플뉴스]

공 하나에 웃고, 공 하나에 운다. 하나의 농구공 안에는 선수와 팬들의 기쁨과 눈물, 기대와 환희가 가득하다. 한 선수, 한 경기, 한 시즌에 담겨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숫자와 기록을 통해 꿰뚫고자 한다. ‘엠스플 Key 넘버’, 경기를 예측하고 팬심을 읽는 농구를 향한 시선이다.

10구단 감독들은 올 시즌 우승 후보로 SK나 KCC를 주로 꼽았다. 탄탄한 전력과 선수층 강화가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의외의 선택도 있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선택한 전자랜드였다. 유재학 감독은 전자랜드의 팀 구성에 있어 부족한 점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해당 팀을 꼽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자랜드는 사실상 외국인 선수 1순위 조쉬 셀비와 아넷 몰트리를 통해 경쟁력을 높였고, 박찬희를 통해 전자랜드의 오랜 숙원이었던 가드를 보강해 성공했다. 여기에 ‘신인왕’으로 2년 차를 맞은 강상재에 기존 선수들의 기량이 더해진다면 올 시즌 전자랜드는 틀림없는 ‘다크호스’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자랜드의 경기력은 기대와는 달랐다. 현재 3경기에서 1승 2패, ‘다크호스’ 전자랜드의 모습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전자랜드의 지난 3경기 기록을 통해 분석해봤다.

93.0 : 전자랜드, 평균 93실점 ‘1위’

전자랜드는 개막전부터 큰 점수 차로 패하며 아쉬운 출발을 했다. 인천 홈 개막전에서 KGC를 만나 81:97, 무려 16점차로 패한 것이다. 새로운 외국인 셀비가 19득점, 정영삼이 17득점을 하는 등 전자랜드 다섯 명의 선수가 10득점+를 기록했으나 KGC 사이먼과 오세근을 막지 못한 것이 컸다. 오세근이 28득점, 사이먼이 23득점으로 두 선수만으로도 KGC는 무려 51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이어 KCC전에 전자랜드는 98득점을 하며 첫 승을 거두긴 했으나 이 경기에서도 92실점을 하면서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KCC 에밋에게만 34실점, 이정현에게 16실점, 로드에게 13실점을 했는데, 전자랜드가 끈질긴 집중력으로 3쿼터 36득점이라는 기록을 내지 않았다면 승리를 놓칠 뻔 한 경기였다.

20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도 전자랜드는 90실점을 하며 3점차로 패했다. 맥클린에게 21실점, 스펜서와 허일영에게 각각 14실점 등을 내줬는데, 3쿼터까지는 전자랜드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4쿼터에서 흐름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이 3경기에서 전자랜드는 모두 279실점, 경기당 평균 93실점을 내준 셈이 됐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평균 실점이다.

19.0 : 전자랜드, 평균 수비 리바운드 19.0개 ‘10위’

지금까지 치른 모든 경기에서, 경기마다 90실점 이상을 기록한 원인은 수비 리바운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자랜드는 3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수비 리바운드가 19개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개막전 KGC와의 경기에선 수비 리바운드가 21개, KCC와의 경기에선 수비 리바운드 22개, 오리온과의 경기에선 수비 리바운드가 14개밖에 되질 않았다. 3경기에서 나온 수비 리바운드를 다 합쳐도 불과 57개밖에 되질 않는 것이다.

똑같이 3경기를 치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KCC는 수비 리바운드가 86개, DB는 80개, 수비 리바운드를 가장 적게 한 삼성도 64개는 기록했다. 모든 팀을 통틀어 전자랜드보다 수비 리바운드가 적은 팀은 48개를 기록 중인 KT로, KT는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상태다. 수비 리바운드가 적다는 건 상대의 공격을 한 번 더 허용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전자랜드의 수비 짜임새가 그만큼 허술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30.0% : 전자랜드, 올 시즌 3점슛 성공률 30.0% ‘10위’

전자랜드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아쉬운 점이 드러나고 있다. 22일 현재 전자랜드의 2점슛 성공률은 46.9%로 전체 8위에 불과하다.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2점슛 성공률 1위인 KT의 57.3%와 비교하면 10%는 떨어지는 셈이다. 56.9%로 2위를 달리고 있는 KGC와 비교해봐도 그렇다.

2점슛도 문제지만 외곽슛, 3점슛도 정확성이 매우 떨어지는 상태다. 전자랜드의 3점슛 성공률은 30.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3경기에서 60개의 3점슛을 시도해 18개밖에 성공시키질 못했다. 그나마 정영삼과 차바위가 각각 5개씩을 기록하며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정영삼은 17개를 시도해 5개를 넣은 것으로 3점슛 성공률이 29.4%밖에 되질 않는다. 현재 3점슛 성공률 1위 팀인 DB가 38.7%를 기록 중인 것과 비교하면 전자랜드의 성공률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22.0 : 전자랜드 셀비, 시즌 평균 22.0득점 기록

사실상 1순위 외국인 선수였던 셀비는 그 기대를 팀에 기록으로 보답하고 있다. KGC와의 개막전에서 19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면서 가볍게 KBL에 적응하더니 KCC전에선 22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오리온전에서 25득점 1리바운드 9어시스트 1스틸로 점차 개인 기록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3경기에서만 평균 22득점, 올 시즌 타 팀 외국인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선 ‘2순위’ 지명 외국인으로 불리는 DB 버튼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버튼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9.7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에 새 활약을 불어넣고 있는 선수다. 비교적 약체로 분류되었던 DB가 버튼과 두경민 덕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는 DB에 2승 4패로 밀렸던 기억이 있다. 새 외국인 맞대결에서 기선제압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오늘 전자랜드 셀비는 DB 버튼과의 대결에서 웃을 수 있을까?  (사진=KBL)
오늘 전자랜드 셀비는 DB 버튼과의 대결에서 웃을 수 있을까? (사진=KBL)

14.0 : 전자랜드 강상재 평균 14.0득점

지난 시즌 강상재는 평균 23분을 소화하면서 8.2득점 4.7리바운드 1어시스트 기록으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애초에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이종현이나 최준용을 제치고 당당히 신인왕을 수상하면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강상재다.

프로 2년차, 강상재는 올 시즌 3경기에서 평균 32분 40초를 뛰면서 14득점 4.3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기록 면에서나 움직임에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강상재가 올 시즌 4~5번의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셀비, 몰트리와 함께 점차 호흡을 맞춰간다면 전자랜드가 애초의 ‘다크호스’로 불렸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타 경기 Key 넘버

➀ 오리온 vs 삼성 : 오리온, 시즌 첫 연승 도전

개막전 LG와의 경기부터 SK, DB전까지 세 경기를 내리 지고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비로소 첫 승을 챙긴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오늘 삼성과의 경기를 통해 시즌 첫 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오리온은 삼성을 상대로 4승 2패 강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➁ KT vs KCC : KCC, 시즌 첫 연승 도전

KCC는 DB와의 개막전부터 전자랜드와의 두 번째 경기까지 패한 뒤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첫 승을 챙겼다. 에밋의 33득점, 로드의 22득점, 하승진의 16득점, 전태풍의 11득점, 이정현의 10득점까지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선 KT를 상대로 시즌 첫 연승에 도전한다.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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