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 공동 1위 복귀에 도전하는 DB  (사진=KBL)
오늘 다시 공동 1위 복귀에 도전하는 DB (사진=KBL)

[엠스플뉴스]

공 하나에 웃고, 공 하나에 운다. 하나의 농구공 안에는 선수와 팬들의 기쁨과 눈물, 기대와 환희가 가득하다. 한 선수, 한 경기, 한 시즌에 담겨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숫자와 기록을 통해 꿰뚫고자 한다. ‘엠스플 Key 넘버’, 경기를 예측하고 팬심을 읽는 농구를 향한 시선이다.

이상범 감독 체제로 변신한 DB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일 LG전에서 승리하면서 시즌 13승 5패를 기록, 공동 1위로 2라운드를 마치더니 최근 7일 전자랜드를 상대로 역시 승리하면서 다시 한 번 공동 1위에 등극했다.

팀의 리빌딩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시즌이기에 이정도의 성적을 올릴 줄 몰랐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이제는 단독 1위까지 노리는 팀이 됐다. DB의 이러한 돌풍의 이유 중 하나는 선수들 간의 조화에 있다. 이상범 감독은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한 경기에 여러 선수를 투입하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전자랜드전 역시 12명의 선수가 투입돼 그 중 11명이 득점을 올렸을 정도다. 여기에 기존 베스트멤버인 두경민의 성장이 DB를 강팀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팀을 이끄는 ‘상범매직’과 그로 인해 보는 재미가 있는 경기를 하고 있는 DB. 올 시즌 상승세의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기록을 통해 분석해봤다.

1,010 : DB, 오늘 승리 시 1,010일 만에 승패 차 +10

DB는 최근 2연승을 비롯해 올 시즌 19경기에서 14승 5패 승률 .737을 기록 중이다. 20경기 15승 5패 승률 .750으로 전체 1위에 올라있는 SK에 반 경기 뒤진 상태다. 순위와 승패에서 알 수 있듯, SK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승패 차 +10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오늘 DB가 SK에 이어 두 번째로 승패 차 +10에 도전한다.

DB가 승패 차 +10을 기록한 건 2015년 3월 5일이 마지막이다. 지금으로부터 1,010일 전이나 되돌아가야 하는 셈이다. 2015년 3월 5일은 2014-2015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날인데, 당시 DB는 삼성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37승 17패 승률 .685를 기록했고 정규리그 최종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이후로 DB는 승패 차 +10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14-2015시즌 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둔 시즌이 없었던 까닭도 있다. 올 시즌 첫 승패 차 +10을 기록해 2014-2015시즌 2위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 : DB, 2위를 사수하라!

DB는 1위 SK에 반 경기차 뒤진 2위, 오늘 상대할 3위 KCC와는 한 경기 차로 앞서 있다. 지난 7일 전자랜드전을 시작으로 오늘 KCC, 12일에는 SK를 만나기 때문에 1위 도약 및 현재 순위 사수에 있어선 이 3연전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DB는 전자랜드를 상대론 승리를 거두면서 공동 1위를 지켰다. 남은 건 KCC와 SK전이다. 만약 오늘 경기에서 DB가 KCC에 패한다면 한 경기차가 좁혀지기 때문에 공동 2위 자리를 허락하게 된다.

DB는 올 시즌 KCC와 1승 1패를 주고받았다. 1라운드 경기에선 버튼이 21득점, 두경민이 20득점 등 DB 선수 11명의 고른 득점으로 81:76 DB가 승리를 가져갔고, 2라운드 경기에선 4쿼터에만 DB가 31득점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79:86으로 KCC에 승리를 내줬었다. 1승 1패 후 세 번째 만남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팀은 어디일까.

15.0 : DB 두경민, 올 시즌 평균 15득점 전체 2위

올 시즌 이상범 감독 체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두경민이다. 두경민은 DB 리빌딩에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아주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기존에도 이미 DB 베스트멤버로 활약한 선수였지만, 올 시즌엔 그 가치가 더 돋보이고 있다.

두경민은 올 시즌 18경기에서 평균 27분 57초를 소화하면서 15득점 2.3리바운드 3.5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 중이다. 득점은 버튼에 이어 팀 내 2위, 전체 16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로만 보면 19.5득점을 올리는 KGC 오세근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경기당 평균 13.2득점을 올리는 팀 동료 벤슨을 뛰어넘는 활약이다. 득점 기록만 놓고 보면 외국인 선수 3명이 뛴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두경민의 활약이 있어 DB는 공격에서 걱정이 없다.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경민  (사진=KBL)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경민 (사진=KBL)

9.3 : DB, 올 시즌 경기당 3점슛 성공률 9.3개 1위

올 시즌 DB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83.8점이다. SK가 87.3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KCC가 85.6점으로 2위, 그리고 DB가 3위를 기록 중이다. 타 팀과 다르게 DB에서 주목해야 할 공격은 3점슛이다. 올 시즌 DB는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511개의 3점슛을 시도해 177개를 성공시켰다. 경기당 평균 9.3개의 3점슛을 넣은 것인데, 이를 환산하면 3점슛 성공률이 34.6%가 된다.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혹은 20경기를 치른 팀도 3점슛을 500개 이상 시도한 팀은 DB뿐이다. 물론 DB만큼 많은 3점슛을 성공시킨 팀도 없다.

DB 3점슛에는 역시 공격의 선봉에 선 두경민을 비롯해 버튼, 김태홍 등이 활약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두경민은 3점슛 성공률 39.6%를 기록하며 경기당 평균 2.4개의 3점슛을 넣고 있다.

49.1 : DB, 올 시즌 2점슛 허용률 49.1% 최소 1위

공격의 선봉에 두경민이 있다면, 수비에선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동부산성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DB는 경기당 평균 81.1점을 내주며 평균 실점 8위에 올라 있다. DB보다 적은 실점을 내주는 팀은 80.8점의 LG와 78.8점의 전자랜드뿐이다. 특히 DB는 2점슛 허용률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록을 내고 있다. 올 시즌 DB는 경기당 평균 2점슛 허용률이 49.1%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10개 팀 가운데 2점슛 허용률이 가장 낮은 수치다. 2점슛 허용률이 가장 높은 현대모비스의 55.8%와 비교하면 약 6%는 2점슛을 덜 허용하는 셈이다. 이는 DB가 현대모비스에 비해 경기당 평균 실점에서 3.3점 가량 덜 내주는 효과를 이어지고 있다.

1위 도약에 있어 결코 내줄 수 없는 오늘 경기. DB는 상위권 팀들과의 3연전에서 또 한 번 웃을 수 있을까.

타 경기 Key 넘버

➀ 현대모비스 vs KGC : 공동 6위 맞대결

올 시즌 나란히 공동 6위에 올라 있는 현대모비스와 KGC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 팀은 모두 올 시즌 9승 10패 승률 .474를 기록하면서 예상치 못한 순위에 머물러 있다. 분명 시즌 전까지만 해도 상위권에서 순위를 다툴만한 전력이라고 평가 됐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중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라운드에 접어든 지금, 이제는 치고 올라갈 때가 됐다. KGC, 현대모비스 가운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팀은 어디일까.

➁ 전자랜드 vs LG : 양 팀 최근 5경기 2승 3패

공교롭게도 최근 5경기에서 모두 2승 3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이 만난다. LG는 최근 KT와 오리온에게 2승, KCC, DB, KGC에게 3패를 기록했고, 전자랜드는 KT와 SK에게 2승, DB와 삼성, 그리고 다시 DB에게 3패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힘을 내야 할 시점이다. 특히 LG의 경우 최근 아쉬운 2연패를 기록하면서 또 다시 연패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해야 한다.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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