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두 번째 연승에 도전하는 LG  (사진=KBL)
시즌 두 번째 연승에 도전하는 LG (사진=KBL)

[엠스플뉴스]

공 하나에 웃고, 공 하나에 운다. 하나의 농구공 안에는 선수와 팬들의 기쁨과 눈물, 기대와 환희가 가득하다. 한 선수, 한 경기, 한 시즌에 담겨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숫자와 기록을 통해 꿰뚫고자 한다. ‘엠스플 Key 넘버’, 경기를 예측하고 팬심을 읽는 농구를 향한 시선이다.

LG가 최근 열린 KT전에서 3연패를 끊어내며 3라운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로써 LG의 성적은 8승 13패 승률 .381로 기록됐다. 현재 LG가 처한 상황은 막막하기 그지없다. 하위권 팀들을 상대론 나름 선전하고 있으나 상위권 팀들만 만났다하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LG는 당장 5할 승률은커녕 시즌 10승도 신고하지 못하면서 오리온, KT와 함께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LG에게 이번 KT전 승리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연승만 성공한다면 흐름을 타서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 상대는 LG가 올 시즌 모두 승리했던 삼성이다. 올 시즌 LG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경기, LG의 승리 가능성을 기록으로 점쳐봤다.

7 : LG, 삼성전 7연승 도전

지난 1라운드 당시 LG는 오리온과의 개막전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 삼성을 만났다. 이 경기에서 LG는 87:74로 13점 차 승리를 거뒀는데, 이 경기가 바로 올 시즌 LG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연승을 안겨준 경기였다. 그 뒤, LG는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삼성과 재회했다. 당시 LG는 3연패를 기록 중인 시점이었기에 승리가 절실했는데, 다행히 2라운드 삼성전에서도 81:69, 12점 차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 승리가 중요했던 건, LG가 당시 삼성전 승리 이후로 4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만약 2라운드 삼성전 승리가 없었다면 LG는 최대 8연패까지 빠질 수 있었다.

이렇듯 LG는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삼성을 상대로 강했던 모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즌 LG는 2016년 12월 18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4연승을 거두며 시즌 상대 성적 4승 2패를 거둔 바 있다. 지난 시즌 4연승과 올 시즌 2연승까지, 최근에만 삼성 상대로 6연승을 기록 중인 것이다. 따라서 오늘 경기의 또 다른 이름은 삼성전 7연승에 도전하는 LG라고 할 수 있다.

12 : LG, 삼성전 홈 12연승 도전

LG의 기분 좋은 팀 징크스 중 하나는 홈에서 삼성을 만났을 때 유난히 강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LG가 삼성을 상대로 2패 뒤 4연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 시작이 창원이었다. 앞선 2연패 당시 잠실에서 맞붙어 2연패를 기록했으나, 창원으로 이동하자마자 삼성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둔 것이다.

홈에서 삼성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건 지난 시즌만이 아니다. 2013-2014시즌까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4년 2월 28일 당시 LG는 홈에서 삼성을 상대로 승리했는데, 이 경기 이후 창원에서만큼은 LG가 삼성에게 진 적이 없다. 올 시즌 승리까지 포함해 홈에서만 11연승을 기록 중일 정도다.

삼성을 상대로 특정 팀이 홈에서 최다 연승을 기록했던 건 현대모비스의 ‘12연승’이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 1월 14일 홈에서 삼성을 상대로 승리한 이후 2015년 10월 3일 경기까지 모두 승리하며 홈에서만 삼성 상대 12연승을 기록했었다. 만약 오늘 LG가 승리한다면 현대모비스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60 : LG, 60일 만에 연승 도전

LG는 올 시즌 오리온과의 개막전, 삼성과의 두 번째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출발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출발이 올 시즌 연승의 끝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난 10월 17일 삼성전 승리 이후, LG는 59일 동안 연승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3연패, 그리고 4연패, 다시 3연패를 기록했으나 연승은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사이 LG가 승리를 기록한 팀들도 대부분 하위권이라는 것도 문제다. LG는 개막 2연승 후 KGC, KT, 삼성, 오리온에게만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KGC에게 거둔 1승을 제외하면 오리온에게 2승, 삼성에게 2승, KT에게만 3승을 거뒀다. 모두 올 시즌 LG의 비슷한 순위에 있는 하위권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물론 이 승리들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LG가 하위권 탈출을 하려면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도 앞선 모습이 절실하다.

현주엽 감독은 60일 만에 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KBL)
현주엽 감독은 60일 만에 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KBL)

26.1 : LG 블락+파월의 시즌 평균 득점

올 시즌 LG는 조나단 블락과 조쉬 파월의 조합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파월 이미 알려진 대로 NBA 출신으로, 경험만 놓고 보면 역대급 외국인 선수임이 틀림없었다. 블락은 대체 외국인 선수였으나 시즌 초반만 해도 나쁘지 않은 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블락과 파월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블락은 LG에서 모두 9경기를 뛰는 동안 평균 23분 25초를 소화하며 평균 11.4득점 4.2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 파월은 9경기에서 33분 1초를 뛰며 14.7득점 9.4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평균 득점이 26.1점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명성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시즌 초반 LG가 어려움을 겪은 데에는 두 외국인 선수 모두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한 것이 컸다고 볼 수 있다.

41.6 : LG 와이즈+켈리의 시즌 평균 득점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블락과 파월을 떠나보낸 LG는 에릭 와이즈와 제임스 켈리를 영입했다. 켈리는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평균 23.8득점을 기록한 만큼 검증된 외국인 선수였고, 와이즈 역시 삼성과 KCC, 모비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 교체가 LG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먼저 와이즈는 올 시즌 6경기를 소화하면서 15.9득점 7.3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로 팀 공격의 물꼬를 터주고 있고,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또한 켈리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에도 평균 25.8득점이라는 엄청난 득점력으로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12.8리바운드 1.4어시스트까지 더하면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와이즈와 켈리의 평균 득점만 41.6점에 달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외국인 선수 교체가 더 빨리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LG가 연승으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과연 LG는 이 기회를 잡아 새로운 흐름을 탈 수 있을까.

타 경기 Key 넘버

➀ KT vs SK : SK, 1위를 사수하라!

매 경기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SK가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SK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모두 승리하며 2승째를 기록 중이다. 최근의 팀 기량만 살펴봐도 SK가 좀 더 유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SK는 KT를 상대로 1위 사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➁ 전자랜드 vs 현대모비스 : 2연패 vs 2연승

전자랜드는 최근 2연패에 빠지며 잠시 주춤한 상황이고 현대모비스는 최근 2연승에 성공하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게다가 전자랜드는 현재 4위에, 현대모비스는 전자랜드와 한 경기 차로 6위에 올라 있다. 오늘 경기를 통해 두 팀의 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연패를 끊어야 하는 전자랜드, 연승을 이어가야 하는 현대모비스, 과연 어떤 팀이 웃을 수 있을까.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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