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침내 부상에서 복귀하는 라틀리프(사진=KBL)
오늘 마침내 부상에서 복귀하는 라틀리프(사진=KBL)

[엠스플 뉴스]

공 하나에 웃고, 공 하나에 운다. 하나의 농구공 안에는 선수와 팬들의 기쁨과 눈물, 기대와 환희가 가득하다. 한 선수, 한 경기, 한 시즌에 담겨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숫자와 기록을 통해 꿰뚫고자 한다. '엠스플 Key 넘버', 경기를 예측하고 팬심을 읽는 농구를 향한 시선이다.

휴식기를 가진 프로농구가 막바지 순위 싸움을 재개한다.

16일 현재, 정규리그 1위 자리는 DB가 당당히 지키고 있다. DB는 휴식 이전까지 무려 5연승을 달리며 24승 9패를 기록 중이다. DB에 이어 KCC, SK, 현대모비스, KGC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DB가 1위를 지킬지, 다른 팀들이 그 자리를 탈환할지 순위 싸움은 점입가경이 예상된다.

1위 다툼에 이어 6강 싸움 역시 만만치 않다. 현재 전자랜드가 18승 16패 승률 .529로 6위에 올라 있으나 삼성엔 라틀리프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더블더블 머신' 라틀리프의 가세로 삼성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6위 전자랜드의 위치는 아직 확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7위 삼성의 대반격을 위해 라틀리프가 해줘야 할 역할을 무엇일까. 삼성과 라틀리프의 기록으로 정리해봤다.

42 : 삼성 라틀리프, 42일 만의 복귀

라틀리프가 돌아온다. 무려 42일 만의 일이다. 라틀리프는 지난 12월 5일 오리온과의 경기 이후 치골염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 평균 37분 14초를 소화하면서 24.6득점 15.0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라틀리프의 공백은 팀에 있어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삼성은 라틀리프의 대체 선수로 칼 홀을 영입했으나 13경기에서 평균 8.7득점 6.2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라틀리프를 대신할 선수를 시즌 중 찾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라틀리프가 부상을 당한 시점이 한창 순위 싸움 중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삼성은 현재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탈락의 기로에 서 있다. 42일 만에 복귀하는 라틀리프는 팀의 기둥으로서 해줘야 할 몫이 있고, 팬들은 기대하는 바가 있다. 통증이 사라진 건강한 라틀리프가 삼성의 상승세를 견인해내야 한다.

.286 : 라틀리프 부상 후, 팀 4승 10패 승률 .286

라틀리프가 부상을 당한 지난 12월 5일은 삼성의 3라운드 첫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당시 삼성은 오리온에게 패한 뒤 시즌 10승 9패 승률 .526을 기록했고, 그 결과 5위에 자리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삼성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매우 높았던 셈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라틀리프의 공백은 곧 삼성의 추락을 의미했다. 라틀리프가 경기에 뛰지 못한 14경기에서 삼성은 4승밖에 올리지 못한 것이다. 14경기에서 4승 10패 승률 .286밖에 되지 않으면서 삼성은 어느새 5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526에 달했던 순위는 현재 .424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기간 삼성의 4승 10패 승률 .286은 2승 12패 승률 .143을 기록한 KT를 제외하면 최하위 성적이다. 그만큼 삼성은 힘겨운 싸움을 한 것이다. 새삼 라틀리프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6.4 : 삼성, 라틀리프 부상 후 득실 차 '-6.4'

올 시즌 삼성은 평균 81.9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전체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에 반해 평균 실점은 83.3점이나 된다. 최다 실점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경기를 뛸 때만 해도 이런 성적을 내진 않았다. 라틀리프가 경기를 뛰었던 시즌 19경기에서 삼성은 평균 83.5득점(전체 5위)을 올렸고, 평균 81.2(최다 실점 6위)점을 내줬다. 평균 득실 차가 +2.3점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라틀리프가 코트를 떠난 뒤, 삼성의 평균 득실 차는 마이너스를 넘어 대폭 늘어났다. 라틀리프가 없었을 때 삼성은 경기당 평균 79.6점밖에 올리지 못한 반면, 86.1점이나 내줬기 때문이다. 이는 평균 득점 전체 9위, 최다 실점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평균 득점은 80점에 채 미치지 못하는데 실점은 86점을 넘어서니, 이기려고 해도 이길 수 가 없는 경기를 펼친 셈이다.

3.5 : 삼성, 6위 전자랜드와 '3.5경기 차'

삼성은 현재 14승 19패 승률 .424로 7위에 머물러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전자랜드와는 3.5경기 차가 난다. 현재 전자랜드가 34경기, 삼성이 33경기를 치렀으니 전자랜드는 20경기가, 삼성에겐 21경기가 남아 있는 셈이다.

물론 3.5경기 차가 결코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경기 차이는 아니다. 그러나 올 시즌 비공식 득점 1위의 주인공이자 5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할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가진 라틀리프가 돌아오는 만큼 아직 6위는 안개 속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남은 4라운드와 5라운드, 그리고 6라운드에서 삼성이 반등을 하느냐, 전자랜드가 자리를 지키느냐에 따라 팀의 명운이 갈릴 것이다.

삼성은 4라운드에서 1승 5패, 최근 3연패로 몹시 힘든 상황에 처했다. 10위 KT에게마저 96:97로 1점 차 패배를 할 만큼 아쉬운 경기도 있었다. 지난 경기들은 잊고, 이제 라틀리프와 함께 다시 날아오를 때다.

이상민 감독은 위기에서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사진=KBL)
이상민 감독은 위기에서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사진=KBL)

4 : 삼성, SK와 시즌 4번째 S더비

오늘 삼성이 만날 상대는 SK다. 삼성과 SK의 경기는 ‘S더비’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매 경기 흥미로운 볼거리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올 시즌 두 팀은 모두 세 번 만나 삼성이 2번, SK가 한 번 승리를 거뒀다. 현재 머물러 있는 순위는 3위와 7위로 극과 극이지만 만났을 때만큼은 삼성이 SK에게 앞서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 시즌 삼성은 SK를 상대로 평균 84.7득점을 올리면서 75.7점밖에 내주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시즌 평균 득점이 81.9점, 평균 실점이 83.3점이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지난 12월 25일 시즌 3번째 S더비에서는 82:74로 삼성이 승리를 거뒀는데, 라틀리프가 없는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라틀리프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SK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던 삼성. 라틀리프의 복귀전에서 삼성은 연패를 끊어내고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타 경기 Key 넘버

DB vs KGC : DB, 6연승 도전

올 시즌 24승 9패 승률 .727로 리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 DB가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 이후 다시금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DB는 휴식 전 KCC, 현대모비스, SK까지 2~4위 팀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한 것을 비롯해 LG, KT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5연승을 질주했다.

이제는 6연승과 함께 시즌 25승 고지에 도전한다.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 DB가 휴식기 후 스타트를 어떻게 끊을지 주목된다.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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