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양궁 농구’의 중심에 섰던 박지훈이 KGC 유니폼을 입었다. 포인트 가드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KGC 김승기 감독은 박지훈에게 큰 기대를 나타냈다. 프로 3년 차 박지훈은 더 많은 출전 시간이 보장된 KGC에서 KBL을 대표하는 가드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안양 KGC 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게 된 박지훈(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안양 KGC 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게 된 박지훈(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안양 KGC 인삼공사가 11월 26일 부산 KT 소닉붐과의 2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GC 내국인 스몰 포워드 한희원(195cm), 포인트 가드 김윤태(182cm)를 KT로 보내고, 내국인 포인트 가드 박지훈(184cm)을 새 식구로 받아들인 것이다.

KGC는 26일 열린 2018 KBL(한국프로농구) 내국인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동국대학교 포인트가드 변준형(185.3cm)을 지명했다. 박지훈에 이어 변준형까지 영입하면서 가드진의 깊이를 더한 것이다.

KGC 김승기 감독은 (팀에) 안정적인 리딩 능력을 갖춘 가드가 필요했다면서 새롭게 합류한 박지훈, 변준형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신인 최대어로 불린 변준형도 기대되지만 더욱 눈길이 가는 선수는 박지훈이다. 박지훈은 이종현(203cm), 최준용(200cm), 강상재(200cm) 등 ‘황금세대’라고 불린 2016 KBL 내국인 신인 선수 드래프트 출신이다. 당시 6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은 박지훈은 데뷔 시즌(2016~2017)부터 40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기록(3.0득점, 1.0어시스트)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기량을 갈고닦았다.

KGC “박지훈이 주전 포인트 가드 역할 해주길 기대”

박지훈은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다. 장신 선수들이 득실거리는 골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로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한다. 돌파에 성공한 뒤 내주는 패스도 일품이다.

박지훈은 프로 3년 차 시즌을 치르고 있다. 2년 차였던 지난 시즌엔 44경기에 뛰며 경기당 평균 5.2득점, 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이 평균 9분 54초에서 16분 16초로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었다. 오랜 시간 코트를 누비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팀의 중심 선수로 조금씩 올라섰다.

올 시즌엔 더 발전된 활약을 보였다. KT 주전 포인트 가드 허훈이 10월 28일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치며 생긴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박지훈은 11월 20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선 32분 44초간 코트를 누비며 19득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T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된 25일 KCC전에선 32분 9초간 코트에 나서 15득점, 7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KT는 박지훈의 맹활약을 앞세워 5연승에 성공할 수 있었다.

KGC가 박지훈을 원한 이유다. KGC는 올 시즌 내국인 가드진의 활약이 아쉬웠다. 16경기에 뛰며 평균 3.4득점, 1.2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윤태가 주전 포인트 가드였다.

16경기에 뛰며 평균 20.9득점, 4.1어시스트를 기록한 단신 외국인 선수 랜디 컬페퍼는 득점에 특화된 슈팅 가드였다. 더욱이 컬페퍼는 20일 KCC와의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팀을 떠나게 됐다.

박지훈이 더 많은 시간 코트를 누비면서 한층 성장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박지훈의 재능을 눈여겨봤던 KGC 김승기 감독은 (박)지훈이는 재능이 많은 선수라면서 팀이 단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지훈이가 코트 위의 중심을 잡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을 KGC의 주전 포인트 가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어서 박지훈이 팀에서 해줘야 할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8주간 코트에 나설 수 없는 단신 외국인 선수 컬페퍼의 완전교체를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저스틴 에드워즈가 새롭게 합류했다. 이번 주 내로 장신 외국인 선수 미카일 매킨토시를 대체할 선수도 확정 지을 예정이다. 팀이 새롭게 바뀐다. 2019 세계 남자 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으로 인한 휴식기 동안 박지훈이 포인트 가드의 역량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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