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풍성했던 KBL 올스타전, 선수와 팬 모두 ‘함박웃음’

-33명 출전 선수, 경기 하루 전부터 팬들과의 추억 만들기 ‘열중’

-가장 빛난 이는 ‘양궁농구’ 중심 랜드리, 올스타전 역대 최다 3점슛 기록

-MVP 랜드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길”

KBL(한국프로농구) 올스타전 MVP에 선정된 마커스 랜드리(사진=KBL)
KBL(한국프로농구) 올스타전 MVP에 선정된 마커스 랜드리(사진=KBL)

[엠스플뉴스=창원]

2쿼터 시작 31초, 갑자기 코트의 모든 불이 꺼졌다.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고 코트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하나둘 합류하기 시작했고, 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렇게 선수와 팬이 하나 된 KBL(한국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승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 하루 전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 33명과 사전에 선정된 84명의 팬이 함께 기차를 타고 창원체육관으로 이동했다. 도시락을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이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 양홍석은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팬들과의 수다에 빠졌고, 여성 팬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1월 20일 올스타전 경기에선 빠른 공격을 주고받으며 코트를 채운 5,451명의 관중을 열광하게 했다. 결과는 라건아 드림팀의 129-103 승리. 드림팀은 빠른 속공과 정확한 외곽슛, 덩크슛까지 연속으로 터뜨리며 양홍석 매직팀에 우위를 점했다. 히지만, 패배한 매직팀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결과보다 팬들을 들썩이게 만든 플레이와 끼를 마음껏 표출한 까닭이다.

랜드리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KBL 올스타전의 또 다른 관심사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누가 선정되느냐’였다. ‘프레디 머큐리’ 분장을 하고 등장한 전태풍, ‘조선의 슈터’답게 3점슛 왕에 오른 조성민, 덩크슛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한 김종규, 역대 올스타전 최다 3점슛에 성공한 마커스 랜드리 등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영광의 주인공은 올 시즌 부산 KT 소닉붐 ‘양궁농구’ 돌풍의 중심 랜드리였다. 랜드리는 20분 45초간 코트를 누비며 40득점, 6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20개를 시도해 10개에 성공하며 역대 올스타전 최다 3점슛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다 기록자로 이름을 올린 이는 문경은(1997~1998·2003~2004시즌), 김영만(1997~1998시즌)이었다.

축제의 장에서 최고 선수로 뽑힌 랜드리는 시즌 중엔 팬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뜻깊은 시간이었다특히 선수들이 하나 되어 춤을 춘 건 나나 팬들이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 같다고 했다. 이어 축제의 장을 함께 누빈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올스타전 MVP에 선정돼 정말 기쁘다.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땀 흘린 동료들 덕분이다.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종규, 마커스 포스터, 3점슛 왕에 오른 조성민 등 KBL을 대표하는 선수들과 한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팬들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고민한 시간, 숨겨진 끼를 마음껏 발산한 순간 등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랜드리의 말이다.

1년에 한 번뿐인 KBL 최고의 축제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올스타전 열기가 리그에서도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축제는 끝났다. 다시 소속팀(KT)을 위해 뛰어야 한다. 팬들과 한층 가까워진 만큼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힘쓰겠다. KBL 현장에서 더 많은 팬이 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으면 좋겠다(웃음).랜드리의 약속이자 바람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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