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정규리그 2위 오른 전자랜드, 빼어난 홈 성적이 원동력

-박찬희 “홈 코트 열기가 남다르기 때문에 어떤 팀을 만나도 자신있다”

-2% 부족했던 전자랜드, 탄탄한 선수 구성으로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 자신

-정영삼 “삼산동 기운받아 올 시즌은 달라야 한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상징 정영삼(사진=전자랜드 제공)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상징 정영삼(사진=전자랜드 제공)

[엠스플뉴스]

홈 코트 열기가 아주 뜨겁기 때문에 어떤 팀을 만나도 자신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포인트 가드 박찬희의 말이다.

박찬희의 말처럼 올 시즌 전자랜드의 홈구장은 뜨거웠다.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7차례 경기에서 전자랜드는 22승 5패를 기록했다. 특히나 2018년 11월 11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부터 올해 3월 9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까지 홈 17연승을 기록하며 매서운 기세를 보였다.

전자랜드는 14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2위 확정 후 4강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 쓴 전자랜드다. 홈 연승 기록보다 중요한 건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진출과 우승이란 결과물인 까닭이다.

‘2% 부족’ 전자랜드, 올 시즌은 다를까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단신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사진=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단신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사진=KBL)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KBL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다. 2010~2011시즌 유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엔 단 한 시즌(2015~2016)을 제외하고 봄 농구에 참가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여전히 챔피언 결정전 진출 경험조차 없는 유일한 팀이다. 2010~2011시즌 ‘서태힐 트리오(서장훈-문태종-허버트 힐)’를 앞세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을 때도 4강 문턱에서 주저 않았다.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전성기 시절 하승진이 버틴 전주 KCC 이지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넘어서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에 15차례 올라 26승 42패를 기록했다. 통산 7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는 17회 플레이오프에 올라 69승 50패를 기록 중이다. 농구계가 단기전에서의 전자랜드는 2%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그랬던 전자랜드가 올 시즌 만큼은 다르다고 자신한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 최고 성적인 2위에 오른 까닭이다.

전자랜드는 한국 농구 대표팀 주전 포인트 가드 박찬희, 내국인 장신 포워드 강상재, 정효근, 경기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는 차바위 등 선수 구성이 탄탄하다. 정규리그 54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8.9득점(3점슛 2.3개), 5.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한 기디 팟츠는 올 시즌 KBL 최고의 단신 외국인 선수로 꼽혔다.

시즌 중반 합류해 골밑을 지키고 있는 찰스 로드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특히나 로드는 2010~2011시즌부터 8시즌 째 KBL을 누비고 있다. 플레이오프도 35경기나 뛰었다. 하지만, 전자랜드와 마찬가지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선 경험은 없다. 애런 헤인즈에 이은 두 번째 장수 외국인 선수로서 올 시즌 만큼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홈 강자’ 전자랜드 “삼산동 기운받아 챔프전 올라선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선수들이 “올 시즌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엔 홈에서의 빼어난 성적이 있다.

전자랜드의 상징적 존재인 정영삼은 인천 삼산체육관엔 특별한 기운이 있다올 시즌만큼은 챔피언 결정전에 꼭 올라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것만이 경기마다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팬들에 보답하는 길이다. 올 시즌 홈에서의 성적이 어느 때보다 좋았던 만큼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봄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희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박찬희는 성적과 관계없이 코트를 찾아주시는 팬이 많다정규리그에서의 기세를 플레이오프에서도 잇는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홈 성적이 아주 좋다. 삼산체육관에서 경기를 앞둔 상대는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랜드는 일찍부터 4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유도훈 감독은 3월 5일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뒤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 썼다. 선수들이 시즌 중 치러진 2019년 세계 남자 농구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으로 어느 때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고, 박찬희, 강상재처럼 부상이 우려되는 이가 있었던 까닭이다

특히나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매번 주저앉았던 전자랜드다. 그때마다 팬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며 격려를 보내줬다. 이젠 함께 웃는 날을 꿈꾼다.

우리는 KBL 10개 구단 가운데 챔피언 결정전 진출 경험조차 없는 유일한 팀이다. 가장 간절하다. 코트에서 주어진 시간에 죽을힘을 다하겠다. 꼭 주연이 아니어도 된다. 조연이나 단역도 상관없다. 벤치에서만 머문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후배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겠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다. 올 시즌엔 남다른 삼산동의 기운을 앞세워 후회 없는 봄을 보낼 것이다.정영삼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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