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2년 차, 팀은 패했지만 ‘해볼 만하다’는 ‘희망’ 전했다

-KT 허 훈·양홍석, 5시즌 만에 PO 진출 앞장선 '핵심'

-경험 부족? KT “1차전에서 문제 아니란 것 증명. 2차전에선 더 좋은 경기력 보인다”

-정규리그에서 1패 후 3연승 기록했던 KT, 2차전 잡으면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부산 KT 소닉붐 내국인 장신 포워드 양홍석(사진 왼쪽)(사진=KBL)
부산 KT 소닉붐 내국인 장신 포워드 양홍석(사진 왼쪽)(사진=KBL)

[엠스플뉴스=창원]

실수 하나가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는 KBL 플레이오프. 베테랑 선수도 PO에서는 강한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 12년 차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정영삼은 PO는 정규리그 경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수비 강도 등이 아주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패하면 시즌 마감인 단기전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 KT 소닉붐의 겁 없는 프로 2년 차 선수들이 그랬다. PO 무대를 밟는 건 처음이지만, 여유가 있었다. 정규리그처럼 과감하게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만들었고, 외곽슛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았다. 파이팅 넘치는 수비와 리바운드도 잊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베테랑 선수 못잖은 여유를 보여줬다.

5시즌 만에 봄 농구 진출 KT, 지난 시즌 주축으로 자리 잡은 허 훈·양홍석 덕분

부산 KT 소닉붐의 겁 없는 프로 2년 차는 바로 허 훈, 양홍석이다. 이들은 2017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가 LG와의 트레이드(조성민-김영환)로 얻은 신인선수 지명권으로 2017년 신인선수 최대어 둘을 한 번에 영입할 수 있었다.

누구보다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프로 세계는 만만치 않았다. KT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서 10승 44패를 기록했다. 리그 최하위(10위)였다. 허 훈(32경기 평균 10.6득점, 4.3어시스트, 2.0리바운드), 양홍석(44경기 평균 7.6득점, 4.0리바운드, 1.2어시스트)이 팀 주축 선수로 경험을 쌓은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KT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서동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것을 시작으로 많은 게 바뀌었다. 코트에 나선 5명 모두가 3점슛을 던지는 이른바 ‘양궁농구’로 5시즌 만에 6강 PO에 올랐다.

허 훈(30경기 평균 11.3득점, 4.1어시스트, 2.3리바운드), 양홍석(52경기 평균 13.0득점, 6.7리바운드, 1.5어시스트)은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하며 봄 농구 참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올 시즌 KT 내국인 선수 가운데 경기당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이는 허 훈, 양홍석 단 둘뿐이다. KBL 10개 구단 전체를 봐도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이는 14명이었다. 이정현(17.2득점), 이대성(14.1득점), 김선형(14.1득점) 등 KBL 최정상급 선수들과 견줄 수 있는 득점력을 보인 것이다.

허 훈은 어시스트(전체 5위), 양홍석은 리바운드(내국인 선수 2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인 두 선수다.

경험 부족? KT “1차전에서 문제 아니란 것 증명. 2차전부턴 더 좋은 경기력 보인다”

부산 KT 소닉붐 허 훈(사진 오른쪽)(사진=KBL)
부산 KT 소닉붐 허 훈(사진 오른쪽)(사진=KBL)

허 훈, 양홍석은 생애 첫 PO 무대에서도 제 몫을 했다. 비록 3월 24일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6강 PO 1차전 승리 팀이 되진 못했지만, 남은 시리즈를 기대하게 했다.

특히나 양홍석은 34분 07초간 코트를 누비며 15득점, 13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김종규, 제임스 메이스가 버틴 상대와의 골밑 싸움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3점슛도 2방이나 터뜨리며 외곽슛 능력까지 보여줬다.

KT 서동철 감독 역시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결과는 아쉽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서 감독은 이어 농구계가 우리의 약점을 ‘경험 부족’이라고 했다. 하지만, (허) 훈이와 (양)홍석이 모두 경험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2차전에선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허 훈은 언제나 하던 대로를 강조했다. 허 훈은 정규리그 경기와 크게 다를 거 없다는 생각으로 코트에 들어가야 우리가 준비한 농구를 보여줄 수 있다평소대로 KT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PO는 궂은일 싸움이다. 리바운드, 수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 신경 쓸 것이라고 했다. 양홍석 역시 주체할 수 없는 패기를 앞세워 봄 농구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1차전은 1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LG에 승리를 내줬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는 26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차전을 승리로 가져간다면 승부는 원점이다. 3, 4차전이 홈(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4강 PO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참고로 KT는 올 시즌 LG와의 정규리그 첫 대결 패배 이후 (LG전) 3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번을 패하며 정규리그를 3승 3패 동률로 마쳤지만, 분위기를 타면 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답은 서 감독부터 양홍석, 허 훈 등 모두가 알고 있다. KT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농구를 하는 것. 1차전 패배에 개의치 않고 2차전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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