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고민’ 해결로 6강 PO 1승 1패 균형

-시즌 내내 이어진 가드 고민···‘PO에서 박재현, 에코이언 맹활약’

-이승현-최진수 동선 문제···‘PO 2차전에서 동시 폭발’

-‘고민’ 해결이 4강으로 가는 ‘KEY’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최진수(사진 가운데)(사진=KBL)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최진수(사진 가운데)(사진=KBL)

[엠스플뉴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3월 25일 KBL(한국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오리온은 23일 1차전 패배를 딛고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3, 4차전이 고양(홈)에서 열리는 만큼 원정에서 1승을 챙긴 건 고무적이다.

특히나 PO에 들어서기 전까지 골머리를 앓게 하던 고민을 해결했다. 27일 3차전에서도 고민이 사라진 경기력을 보인다면, 2015-2016시즌 영광 재연을 꿈꾸는 오리온의 4강 PO 진출 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올 시즌 내내 따라다닌 고민, '주전 포인트 가드 어디 없소'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박재현(사진=KBL)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박재현(사진=KBL)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3월 19일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추 감독은 2015-2016시즌 우승할 때와 현재 전력을 비교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시의 60%라고 답했다. 정규리그에서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 채 6강 PO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올 시즌 확실한 주전 포인트 가드를 찾지 못했다.

오리온은 한 박자 빠른 패스를 활용한 농구를 선호한다. 높이보단 속도를 중시하고, 5명 모두 공격과 리바운드에 가담할 수 있는 농구를 우선한다. 2015-2016시즌 조 잭슨처럼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코트 위 야전 사령관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 주전 포인트 가드로 뛴 한호빈은 2월 16일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뒤 전력에서 이탈했다. 3월 19일 부산 KT 소닉붐과의 리그 최종전에서 복귀했지만,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호빈의 공백을 메우는 박재현도 추 감독의 마음을 100%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 추 감독은 여전히 장신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가 패스와 경기 운영에 집중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적이 있다.

포인트 가드의 약점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단신 외국인 선수도 확신을 주지 못했다. 1월 31일 왼쪽 손등 골절로 8주 진단을 받은 제이슨 시거스를 대신해 합류한 조쉬 에코이언은 농구계로부터 ‘슛만 좋은 선수’란 평가를 받는다. 수비 이해도가 크게 떨어지고, 경기 운영 능력이나 어시스트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까닭이다.

에코이언은 올 시즌 정규리그 14경기에서 뛰며 경기당 평균 17분 59초를 뛰었다. 외국인 선수 둘이 함께 출전할 수 있는 시간이 20분이나 되지만, 에코이언은 그마저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6강 PO에서 골머리를 앓게 했던 가드 포지션 선수들이 폭발했다. 주전 포인트 가드로 나선 박재현은 경기를 내준 1차전부터 10득점, 5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상을 보였다. 에코이언도 3점슛 4개 포함 14득점, 3리바운드, 3스틸을 올리며 다음 경기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이들은 2차전에선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박재현은 기록에선(3어시스트) 돋보이지 않았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과 주축 선수들을 고루 활용한 공격 전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빠른 발을 활용한 악착같은 수비도 인상적이었다. 에코이언은 3점슛 5개 포함 23득점을 폭발시켰다. 오리온이 PO에서 바란 ‘타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오리온, 최진수-이승현 동선 문제까지 해결?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또 하나의 고민을 해결했다. 1월 29일 이승현 전역 후 생긴 최진수의 포지션 부적응 문제였다.

최진수는 1월 29일 이승현이 전역한 뒤로 4번(파워 포워드)에서 3번(스몰 포워드)으로 포지션 변화를 시도했다. 이승현이 골밑에서 더욱 위력적인 선수인 만큼, 공존을 위해선 포지션 변화가 불가피했다.

최진수는 대학 시절 스몰 포워드로 뛴 경험이 있는 만큼, 빠른 적응이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진수는 변화에 애를 먹었다. 프로에서 4번으로 뛰어온 시간이 길었던 까닭에 새 포지션 적응이쉽지 않았다. 이승현과 동선이 겹치는 날이 많았고, 한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날도 늘었다. 6강 PO 1차전에선 30분간 코트를 누비며 2득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이승현 역시 6득점, 3어시스트를 올리면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들이 6강 PO 2차전에선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최진수는 3점슛 4개 포함 18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승현도 3점슛 2개 포함 17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렸다. 이승현이 내·외곽을 활발히 오가면서 공간을 만들면, 최진수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정규시즌 막판 오리온을 괴롭힌 고민이 해결되면서, 6강 PO 2차전을 잡아낸 것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2차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이는 게 아주 중요하다. 오리온은 KCC와의 2차전에서 3점슛 17개를 터뜨렸다. 외곽슛 성공률이 47%(정규리그 34%)에 달했다. KCC 역시 21개 가운데 8개를 성공했지만, 오리온에 대적할 수준은 아니었다.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선 3점슛 성공률이 2차전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평소처럼 34% 정도의 3점슛 성공률을 보일 때도 이승현, 최진수가 공·수 양면에서 힘이 되어 줄 필요가 있다. 정규시즌부터 이어온 고민을 말끔히 해결한다면, 오리온의 4강 PO 진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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