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FC 전 주장 배승진, 호텔에서 의식 잃고 쓰러진 남성 구해

-쓰러진 남성 외면 않고, 심폐소생술과 AED로 구해낸 배승진

-배승진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했을 뿐”

-쓰러졌던 남성 축구선수라고 말하지 않아 누군지 몰랐다”

2017시즌 성남 FC의 주장이었던 배승진이 한 호텔 로비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구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사진=엠스플뉴스)
2017시즌 성남 FC의 주장이었던 배승진이 한 호텔 로비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구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일본 J2리그 요코하마 FC에서 활약 중인 배승진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배승진은 12월 17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의 한 호텔 로비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4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해 구해냈다.

엠스플뉴스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배승진은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손발이 떨린다며 당시 긴장됐던 순간을 떠올리고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나와 같이 행동했을 거다. 특별히 알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잊고 있었다며 겸손한 표정을 지었다.


신혼여행 출발일에 맞은 위기 상황, 배승진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했을 뿐"

배승진은 올 시즌 일본 J2리그 요코하마 FC에서 뛰었다(사진=J리그)
배승진은 올 시즌 일본 J2리그 요코하마 FC에서 뛰었다(사진=J리그)

12월 17일은 배승진의 신혼여행 출발일이었다. 배승진은 전날 아내 최소담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부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7일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17일 오후 1시 배승진은 호텔 로비에서 공항으로 출발하는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배승진 옆에 있던 한 남성이 "어…"하며 갑자기 쓰러졌다. 남성은 쓰러지며 테이블에 머릴 부딪힌 상태였다.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는데 대답이 없으시더라고요. 남성분 몸이 경직되고, 호흡이 멈춰지는 게 보였어요. 순간 '심정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텔 직원분에게 '빨리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요청하고서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배승진의 회상이다.

심폐소생술은 3분간 이어졌다. 하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쓰러진 남성의 상태는 더 나빠져만 갔다. 배승진은 포기하지 않고,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와 다시 남성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AED로 남성의 심장에 충격을 주자, 기적적으로 남성은 다시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남성의 의식이 돌아왔을 즈음, 구급차가 도착하며 위기 상황은 종료됐다. 남성이 구급차를 타고 떠나자 배승진은 다리의 힘이 모두 풀린 상태로 한동안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의식이 돌아온 남성은 현재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떻게든 그분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제가 아닌 그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저처럼 했을 거예요. 왜 알리지 않았느냐고요?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했는데 누구한테 알리겠어요. 감사하게도 남성분께서 제게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이제 괜찮다. 정말 고맙다'고. 제겐 그분의 말씀이 최고 상장입니다(웃음). 배승진의 말이다.

2017시즌 K리그2 성남 FC 수비수로 활약한 배승진은 올 시즌 J2리그 요코하마 FC로 팀을 옮겼다. 배승진은 “앞으로 우리 부부도 행복하게 잘 살고, 남성분도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경기장에서 더 좋은 활약 보일 수 있도록 다음 시즌을 잘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엔 수없이 많은 의인이 있고, 전 그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만큼 당연한 일은 당연한 일로 끝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일이 특별한 일로 전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승진 덕분에 다시 기운을 차린 남성은 엠스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분이 축구선수인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배승진이 자신의 신분을 전혀 말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배승진은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라고 거듭 말했지만, 그가 한 일은 분명 특별한 일이었다. 그라운드에서 막아냈던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그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실천해냈다. 배승진은 한 사람에겐 영원히 '최고의 수비수'로 기억될 것이다.

박찬웅 기자 pcw02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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