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경남으로 이적한 김승준, 연령별 대표 두루 거친 특급 재능

-프로 통산 90경기 17골 6도움, K리그1이 주목하는 공격수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된 게 이적을 택한 이유”

-“K리그에서 인정받고서 국외리그에 도전하고 싶어”

1월 5일 울산 현대에서 경남 FC로 이적한 김승준(사진=엠스플뉴스)
1월 5일 울산 현대에서 경남 FC로 이적한 김승준(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창원]

이 선만 넘으면 될 거 같은 데 안 되더라

1월 5일 경남 FC 이적을 알린 김승준의 말이다. 뜻밖의 이적으로 볼 수 있다. 김승준은 축구 명가 울산 현대에서 성공 가도를 내달린 선수였다. 2015년 프로에 데뷔해 2년 차부터 빛을 냈다. 30경기 8골 2도움으로 팀 내 최다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에서의 통산(4년) 기록은 90경기 17골 6도움.

김승준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특출 난 재능인 까닭에 이른 프로 적응은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김승준은 U-17(17세 이하 대표팀·11경기 1골), U-20(18경기 7골), U-23(12경기 2골)을 모두 거쳤다. 성인 대표팀 데뷔전만 치르면 된다.

하지만, 김승준은 특출 난 재능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울산에서 4년을 뛰었다. 기량이 정체됐음을 느낀다. 새로운 환경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경남으로 왔다고 했다. 엠스플뉴스는 7일 경남 창원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도민과 함께하는 경남 FC 2019 K리그1·ACL 승리 기원의 밤’에서 김승준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김승준 “정체된 느낌 강해 이적 선택”

울산 현대에서 경남 FC로 이적한 김승준(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울산 현대에서 경남 FC로 이적한 김승준(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1월 5일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아직은 모든 게 어색하다(웃음). 9일부터 괌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데 거기서 선수들과 친해져야 할 거 같다.

2015년 K리그1에 데뷔해 울산에서만 뛰었다. 이적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변화가 필요했다. 울산에서 4년 뛰었다. 프로 2년 차에 좋은 성적 거두고, 더 올라설 수 있을 거 같은데 이상하게 안 되더라.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다. 팀 훈련 마치면 자연스럽게 개인 운동을 했다.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어느 지점에서 딱 멈춘 거 같더라. 그때 경남에서 좋은 제의가 왔다.

울산 ‘아이돌’ 아닌가(웃음). 잘생긴 얼굴에 축구까지 잘해서 울산 팬들의 사랑이 남달랐다.

과분한 사랑이다. 팬들이 성적에 관계없이 큰 응원을 보내주셨다. 경기력이 좋지 않고, 팀이 패한 날에도 팬들은 늘 한결같았다. 정말 너무 좋아해 주셨다. 하지만, 4년이란 시간을 돌아보니 나는 팬들에게 해준 게 없는 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유니폼은 바꿔 입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거다.

도약이 필요할 땐 국외로 나가는 추세 아닌가. 김승준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히 가능했을 거 같은데.

축구 선수라면 대표팀과 해외 진출 욕심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K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고 해외로 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축구 관계자들에게 “김승준은 K리그 최고의 선수”란 말을 듣고 싶다. 그게 먼저다. 아, 그렇다고 해외로 나가는 선수들이 ‘잘 못 됐다’는 건 절대 아니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내 소신이다(웃음).

목표가 뚜렷한 청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

김승준(사진 오른쪽)은 ‘대표팀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라고 했다. 2019년 K리그1에서 더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성인 대표팀에 데뷔하는 꿈을 꾼다(사진=엠스플뉴스)
김승준(사진 오른쪽)은 ‘대표팀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라고 했다. 2019년 K리그1에서 더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성인 대표팀에 데뷔하는 꿈을 꾼다(사진=엠스플뉴스)

경남이 공격적인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포지션 경쟁자가 늘어나는 건 아닐까’ 신경 쓰이진 않나.

(웃음) 글쎄. 솔직히 주전 경쟁엔 자신 있다. 울산엔 이근호, 이종호, 황일수, 주니오 등 K리그1 정상급 공격수가 있었다. 그들과 경쟁하면서 배우고 느낀 게 많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보고 배우려 했고, 나만의 강점을 살리려고 연습에 몰두했다. 경쟁이 두렵진 않다. 그걸 이겨내는 게 프로 아닌가.

‘하루빨리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있을까.

적극성이다. 경기 중에 시도한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골문을 크게 벗어나면 주눅이 든다. 나도 모르게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 그러면 경기 후에 후회가 밀려온다. ‘아, 이땐 패스하지 말고 슈팅할걸’ 하면서 잠을 못 잔다(웃음). 문전에서 볼을 잡으면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해보고 싶다. 자신감 있게.

경남이 김승준에게 기대하는 건 뭘까.

문전에서 볼을 잡으면 당황하지 않게 처리하는 것. 중앙이든 측면이든 다 공격 진영 어디서든지 뛸 수 있다. 볼이 없을 때 수비를 따돌리는 법을 알고, 어떻게 해야 슈팅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보인다. 그럴 때 ‘번뜩’이는 장면이 나오더라.

김승준이 경남에 기대하는 것도 있을 거 같다.

날 믿어줬으면 좋겠다. 2019년엔 무언가 이뤄보고 싶다. 울산에서 넘지 못했던 선을 넘어서서, 스스로 ‘아, 내가 한 단계 발전했구나’란 걸 느낄 거다. 경남엔 좋은 선수가 많다. 작년에 경기하면서 ‘이 팀은 정말 끈끈하다’고 느꼈다. 끈끈함을 더할 수 있는 선수로 강점까지 드러낸다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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