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난적’ 호주, 시리아 따돌리고 조 1위 16강 진출

-“요르단을 보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 떠올라”

-점유율 대신 실리 선택···결과는 ‘승승장구’

-16강 상대는 베트남···돌풍 이어갈 기회

2019년 UAE 아시안컵에서 호주, 시리아를 따돌리고 조 1위 16강 진출에 성공한 요르단(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9년 UAE 아시안컵에서 호주, 시리아를 따돌리고 조 1위 16강 진출에 성공한 요르단(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요르단을 보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가 떠오른다

이상윤 MBC SPORTS+ 축구 해설위원은 2019년 UAE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요르단을 가장 인상 깊은 팀으로 꼽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의 경기력도 인상적이었지만, 요르단의 짜임새 있는 경기력이 이 위원의 눈을 사로잡았다.

요르단은 1월 10일 시리아를 2-0으로 이기면서 본선 진출국 24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요르단은 월드컵은커녕 아시안컵에서도 강호가 아니다. 2004년 중국에서 열린 13번째 대회에서야 처음 출전했고, 이번이 4번째 아시안컵 도전이다.

호주 따돌리고 조 1위 16강···요르단,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1월 6일 요르단(붉으색 유니폼)과 호주의 경기 한 장면(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월 6일 요르단(붉으색 유니폼)과 호주의 경기 한 장면(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르단은 2019년 UAE 아시안컵 B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호주,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 쟁쟁한 상대와 한 조에 묶였지만, 손쉽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요르단은 1월 6일 호주와의 1차전에서 아시아 축구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09위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요르단이 디펜딩 챔피언을 1-0으로 이겼다. 볼 점유율 22.9%로 주도권은 내줬지만, 조직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호주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결승골이 나온 코너킥처럼 세트피스도 위협적이었다.

요르단은 10일 시리아와의 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시리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팀이었다. 한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중국 등과 한 조에 속해 3위에 올랐다.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쥔 한국(당시 조 2위)과의 승점 차는 단 2점이었다.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했던 요르단이 시리아 돌풍을 잠재운 셈이다.

요르단은 15일 팔레스타인과의 3차전에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1무 1패를 기록 중이던 팔레스타인은 요르단을 이기면 16강 진출이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요르단 수비엔 틈이 없었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공간이 생기면 재빠르게 메웠다. 위험지역에선 몸을 날리는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이상윤 위원은 요르단을 보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와 경기했던 알제리가 떠오른다고 했다.

당시 알제리는 한국, 러시아, 벨기에와 한 조에 속해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조 2위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팀이다. 16강전에선 그 대회 우승팀 독일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1-2로 졌다. 독일 에이스 토마스 뮐러가 “월드컵에서 만난 상대 가운데 알제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알제리는 세계 축구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팀이었다.

이 위원은 (요르단에) 틈이 보이지 않는다이번 대회에서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르단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호주, 시리아 등 공격력이 만만찮은 팀을 상대로 일군 성과라 더욱 눈길이 간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골도 실점하지 않은 팀은 요르단(B조)을 비롯해 한국(C조), 이란(D조), 카타르(E조) 등 단 4팀뿐이다.

하지만, 요르단의 강점은 수비력만이 아니다. 눈 깜짝할 사이 이루어지는 빠른 공격이 인상적이다. 이 위원은 요르단은 후방에서 볼을 빼앗은 순간부터 역습을 전개한다순식간에 상대 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더라. 역습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록한 3골 가운데 2골은 코너킥에서 나왔다. 세트피스 역시 위협적이라고 했다.

16강 상대는 베트남, 돌풍 이어갈 기회

1월 6일 요르단(붉으색 유니폼)과 호주의 경기 한 장면(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월 6일 요르단(붉으색 유니폼)과 호주의 경기 한 장면(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요르단은 탄탄한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으로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축구계는 “요르단이 조별리그에서 보인 경기력을 토너먼트에서도 이어간다면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요르단은 1월 20일 D조 3위 베트남과의 16강전을 치르는 가운데 여러모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요르단은 체력적인 여유가 있다. 일찍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3차전 팔레스타인전에선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 쓸 수 있었다. 반면 베트남은 경기마다 온 힘을 다했다. 이라크, 이란, 예멘 등 자신들보다 신체조건이 우위에 있는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한 발 더 뛰는 방법밖에 없는 까닭이었다.

이 위원은 베트남이 중동 국가와의 연전에서 살아남은 건 기적이라며 쌀딩크(박항서 감독 별명)가 이끄는 베트남이 한국 못지않게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하는 법. 이 위원은 베트남이 16강전에서 만나게 된 요르단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축구계 일각에선 ‘(베트남이) 16강전에서 한국, 이란, 일본 등을 피해 요르단을 만난 게 행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체력이 떨어진 베트남이 요르단의 짜임새 있는 수비를 뚫고, 역습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트피스 수비가 약점인 것도 베트남의 불안 요소다.이 위원의 말이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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