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클럽맨 고요한의 전지훈련 소감 체력 강조, 예년보다 컨디션이 빨리 올라와”

-다시 만난 최용수 감독? “어렸을 땐 무서웠는데, 요샌 내가 먼저 연락한다”

-2017년 콜롬비아 미드필더 하메스 꽁꽁 묶었던 추억 “다시 잡을 기회 생기면 좋지만, 아직 대표팀 얘기는 시기상조”

-“지난해 부르지 못한 승리콜까지 올 시즌 다 부르게 해드릴 것”

FC 서울 주장 고요한(사진=엠스플뉴스)
FC 서울 주장 고요한(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구리]

FC 서울을 대표하는 ‘원클럽맨’ 미드필더 고요한(30)이 서울에서 몸담은 지 어느덧 16년 차가 됐다. 고요한은 중학교를 중퇴한 후 2004년 FC 서울에 입단했고 2006년 삼성 하우젠컵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2007년 K리그 데뷔전을 치른 고요한은 지난해까지 리그 통산 282경기에 출전해 29득점, 19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무난하게 리그 300경기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요한은 올 시즌 미국 괌과 일본 가고시마에서 서울의 1, 2차 전지훈련을 마쳤다. 현재는 3월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 경기를 위해 구리 GS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에 한창이다.

2월 22일 엠스플뉴스와 만난 고요한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지난해’와 ‘팬’이었다. 지난해 서울 팬들의 아픔을 잊지 않은 고요한이다. 틈날 때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팬들께서 목이 쉴 때까지 승리콜을 부를 수 있도록, 올 시즌 지난해 거두지 못한 승리까지 챙겨오겠다고 힘줘 말한 서울 주장 고요한을 엠스플뉴스가 만나봤다.


“전지훈련, 체력과 컨디션 끌어올리는 데 집중...묵묵히 준비한 결과,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

2월 22일 구리 GS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 중 웃고있는 미드필더 고요한(사진 오른쪽)과 공격수 박주영(사진=엠스플뉴스 박찬웅 기자)
2월 22일 구리 GS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 중 웃고있는 미드필더 고요한(사진 오른쪽)과 공격수 박주영(사진=엠스플뉴스 박찬웅 기자)

미국 괌과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을 치르고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팀, 개인 모두 힘들었습니다. 서울을 사랑하는 팬들은 더욱더 힘들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1, 2차 전지훈련은 지난해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노력이 돋보인 시간이었습니다.

전지훈련에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

체력에 중점을 뒀습니다. 최용수 감독님께서 K리그 개막 전까지 완벽한 컨디션으로 끌어올리자고 말씀하셨어요. 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선수들 컨디션 관리를 철저하게 해주신 덕분에, 예년보다는 선수들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온 듯합니다.

최 감독과는 2017, 2018년 두 해를 제외하곤 2006년부터 함께했습니다. 올 시즌 다시 돌아온 최 감독과 첫 전지훈련을 치렀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었습니까.

제가 어렸을 땐 최 감독님께 다가가는 것조차 어려웠어요(웃음). 무서웠다고 할까요. 요즘엔 제가 더 많이 연락하는 듯해요. 아무래도 팀 내 선임이 되다 보니 최 감독님 마음을 이해하겠더라고요. 달라진 점이라면, 선수들 개개인에게 조금 더 자상해지신 것 같아요(웃음). 팀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는 스타일이셨는데, 요즘엔 농담도 자주 하면서 완급 조절을 하시는 걸 보곤 많이 달라지셨다 느꼈습니다.

서울에서 선수 생활만 16년째입니다. 인생의 절반을 서울에서 보냈는데, 고요한이 느끼는 올 시즌 서울은 어떤 점이 달라졌습니까.

달라진 점은 거의 없는 듯해요. 일단 선수단 변화가 거의 없었잖아요. 있는 선수들끼리 묵묵히 전지훈련 치르고 시즌 준비 마쳤습니다. 전지훈련 성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난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한 건 확실해요.

리그 첫 경기 포항 스틸러스전이 중요할 듯합니다.

분위기 싸움이 될 듯해요. 첫 경기 승리를 통해 올 시즌을 어떻게 치러나가야 할지 방향이 결정될 듯합니다. 올 시즌은 포기하지 않고, 팬들이 실망하지 않는 경기를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3월 3일 개막전을 서울 월드컵경기장 홈에서 치른다는 게 큰 이점일 듯합니다.

지난해엔 서울과 가장 먼 지역인 제주로 가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했는데요. 올 시즌은 개막전을 홈에서 한다는 게 큰 이점이 될 듯합니다. 어떻게든 홈에선 팬분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게 큰 목표입니다.

콜롬비아 하메스 꽁꽁 묶었던 추억 “기회 또 생기면 좋지만, 대표팀 승선 생각은 시기상조...팀 성적이 먼저

개인적인 목표보단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FC 서울 주장 고요한(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개인적인 목표보단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FC 서울 주장 고요한(사진 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우측 풀백, 측면·중앙 미드필더 등 시즌마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경기를 치렀습니다. 올 시즌은 어느 포지션에서 경기를 치를 거로 예상합니까.

올 시즌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주로 뛰게 될 것 같아요.

어떤 포지션에서 경기를 뛸 때가 심리적으로 가장 편합니까.

편한 건 공격이 더 편해요. 공·수 비율로 따지자면 7대 3 정도로 공격이 더 편합니다. 특히 우측 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할 때가 가장 편하죠.


시즌을 치르는 것도 중요할 테지만, 개인적으로 대표팀 승선 목표도 있을 듯합니다. 미드필더 지역에서 기성용,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터라 미드필더 두 자리가 공석입니다.

두 선수가 은퇴했다고 해서 제가 대표팀 승선 기회를 노리는 건 시기상조에요. 선수 생활 은퇴하기 전까지는 계속 대표팀 승선에 도전할 생각이지만, 우선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먼저겠죠. 그러다 보면 대표팀 승선 기회도 자연히 생기지 않을까요?

3월 26일 한국이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릅니다. 고요한은 2017년 콜롬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친 기억이 있습니다. 주축 선수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꽁꽁 묶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신태용 전 감독님께서 하메스가 (교체로) 나오든, 네가 나오든 계속 쫓아다녀라. 화장실 갈 때도 쫓아간단 마음으로 압박해라라고 지시하셨어요. 축구 선수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개인 지시를 받았던 겁니다. 그래도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 하메스를 함께 막았기에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만약 저 혼자 하메스를 막았다면 버거웠을 겁니다.

한국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콜롬비아전을 위해 2017년 콜롬비아전 영상을 분석하진 않을까요?

개인적인 욕심으론 돌려 보셨으면 좋겠네요(웃음). 당시엔 좋은 경기를 펼친 건 맞지만, 지난해 제가 대표팀에 승선할 만한 실력을 보여드리지 못했잖아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팀 성적을 좀 더 신경 쓴 뒤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팀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올 시즌 고요한이 바라는 FC 서울, 어떤 모습입니까.

K리그1 상위 스플릿에 진입해야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까지 획득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하고요. 제가 키가 작다보니 늘 아래쪽 공기를 맡아왔는데, 리그에서도 하위 스플릿 공기를 맡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어느 팀이든 방심하면 추락할 수 있는 게 K리그1이란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한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뛰어야 할 듯합니다.

외국인 선수 페시치,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와 김주성, 신재원, 이인규 등 젊은 선수들이 새롭게 팀에 합류했습니다.

올 시즌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거로 보여요.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입니다. 팀에 빨리 녹아드는 게 관건이 될 듯합니다.

인터뷰 도중 가장 많이 얘기한 단어가 ‘팬’ 그리고 ‘죄송하다’입니다. 고요한만큼 서울팬을 챙기는 선수는 없을 듯합니다.

지난해부터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언제든지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한 팬분들의 마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은 꼭 팬들에게 보답하는 시즌으로 삼고 싶습니다. 지난해 이긴 경기가 별로 없다보니, 승리콜을 자주 외치지 못해서 아쉬우셨을 겁니다. 올 시즌은 팬들이 승리콜을 부르다가 목이 쉴 정도로 많은 승리를 챙기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경기장에서 뵙겠습니다(웃음).

박찬웅 기자 pcw02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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