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4일 울산전 직후 선수단 미팅 ‘1시간’ 실시

-‘올해는 다를 것’ 자신했던 인천, 지난 시즌과 똑같은 초반 ‘흐름’

-안데르센 감독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힘든 게 사실이다”

-인천 간판스타 김진야 “팬들과의 약속 지키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하다”

인천 유나이티드 욘 안데르센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욘 안데르센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K리그 경기 후 선수단 미팅은 보통 10분 내외로 마무리된다. 감독의 간략한 경기 총평 후 숙소로 이동해 쌓인 피로를 푸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4월 14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를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는 달랐다. 이례적으로 경기 후 선수단 미팅을 1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인천 관계자는 핵심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팀 성적이 좋지 않다구단, 감독, 선수, 팬 모두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선수단 미팅은 욘 안데르센 감독께서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무리된다. 팀 상황이 좋지 않은 까닭에 이례적으로 미팅이 길어진 거 같다고 했다.

개막 '돌풍' 자신했던 인천, 지난 시즌과 똑같은 '초반' 흐름

인천 유나이티드의 가장 큰 고민은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의 가장 큰 고민은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는 4월 14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3월 9일 경남 FC와의 리그 2라운드 승리(2-1) 이후 5연패다. 순위는 가장 낮은 자리(12위)에 머물러 있다.

인천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돌풍’을 자신했다. 2018년 6월 18일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팀으로 변신에 성공한 까닭이다.

인천은 지난 시즌 전반기까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반기 14경기에서의 성적은 1승 5무 8패였다.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리그 2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 승리(3-2) 후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인천은 후반기부터 달라졌다. 최전방에서 시작되는 강한 전방 압박을 토대로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가 수비에 가담했다. 14경기에서 22실점을 내준 수비가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공격도 살아났다. 스테판 무고사, 엘리아스 아길라르, 문선민이 빠른 역습을 주도하며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인천은 후반기 9승 7무 8패를 기록했다. 특히나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선 4승 1패를 거뒀다. 대구 FC와의 첫 경기에서 패한 이후 나머지 4경기를 모두 이겼다.

안데르센 감독은 처음 인천 지휘봉을 잡았을 땐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모든 게 엉망이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은 경기에 뛸 체력부터 모자랐다. 체계적인 전술이나 팀 색깔도 없었다. 특히나 전반기 성적이 저조한 까닭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변화를 주지 않으면 강등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후반기 인천은 90분 동안 쉴 새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고, 공·수 조직력을 가다듬으면서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100% 만족할 성과는 아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이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막판엔 누구와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인천이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던 이유다. 인천은 지난해 K리그1 내국인 선수 최다 공격포인트(14골·6도움)를 기록한 문선민, 측면 공격의 핵심 아길라르가 팀을 떠났지만, 전남 드래곤즈 에이스 허용준, U-23 대표팀 출신 문창진, 스웨덴 축구 대표팀 출신 하마드 등을 새 식구로 받아들이며 알찬 보강을 했다.

하지만, 인천은 지난 시즌과 똑같은 초반 흐름을 보인다. 7라운드까지의 성적만 비교하면 오히려 지난 시즌(1승 3무 3패)이 더 좋다.

어두웠던 김진야 “부상은 핑계일 뿐. 팬들과의 약속 지키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하다”

인천 유나이티드 왼쪽 풀백 김진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왼쪽 풀백 김진야(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시즌 막판 상승세를 잇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하마드, 허용준 등 영입생의 활약이 이적한 선수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인천은 새로이 영입한 중앙 수비수 이재성, 미드필더 김근환, 플레이메이커 문창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공격수 남준재, 왼쪽 풀백 김진야도 부상으로 각각 2, 1경기씩 결장했다.

특히나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의 부상은 치명타다. 무고사는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19골을 터뜨린 인천 공격의 핵심이다. 그런 무고사가 4월 3일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목을 다쳤다. 안데르센 감독은 (무고사는) 목 디스크 부상으로 복귀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빨라야 4월 27일 성남 FC와의 경기에서나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은 3월 31일 수원 삼성과의 경기 이후 3경기째 득점이 없다. 무고사가 목을 다친 대구전부터 상대 골문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 축구 스타 응우옌 콩푸엉, 김보섭 등이 무고사를 대신해 기회를 잡았지만, 성과가 없었다.

4월 14일 울산전에서도 상대보다 많은 슈팅(13-12)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결과 역시 0-3 완패였다. 안데르센 감독은 힘든 시간인 게 분명하다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무고사까지 전력에서 이탈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평소보다 더 땀 흘리고 집중력을 갖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방법뿐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전을 마친 뒤 평소보다 긴 선수단 미팅에서 말한 내용도 이와 비슷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구단 버스로 향하던 김진야는 안데르센 감독이 선수들에 전한 메시지를 말해줬다.

5연패라는 결과에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은 게 사실이다. 안데르센 감독께선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뿐’이라면서 ‘절대 포기하거나 약한 마음을 가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역시 동의한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마주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을 갖고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할 때다.김진야의 말이다.

김진야는 실망감이 클 팬들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자신의 속마음도 꺼내 놓았다.

팀 상황이 안 좋은 게 사실이지만 부상은 핑계다.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려고 한 발 더 뛰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진심으로 반성한다. 특히나 지난 시즌 막판 상승세를 이어 올 시즌엔 초반부터 승승장구할 것을 팬들에 약속했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 자신이 부끄럽다. 무엇보다 팬들에 정말 죄송하다. 말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21일 FC 서울전을 준비하겠다.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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