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을 이끌며 100승의 대업을 달성한 뢰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대표팀을 이끌며 100승의 대업을 달성한 뢰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지난 6월 23일(이하 한국시간)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카메룬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호주의 개막전으로 막을 올린 '2017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 컵' 은 26일 경기를 끝으로 조별예선 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4강의 주인공으로 A조에 포르투갈과 멕시코가, B조는 독일과 칠레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12년째 독일 대표팀을 맡고 있는 요아힘 뢰브 감독은 카메룬을 3-1로 대파, 조별 예선 2승 1무의 성적과 함께 독일 A대표팀 감독으로 100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로써 뢰브는 지난 해 11월, 대표팀 95번째 승리를 기록하며 독일 대표팀 역사상 최다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100승 까지 이뤄내며 독일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감독이 됐다.
지난 2006년 이후 약 12년 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뢰브. 그가 10여 년 간 그간 이뤄낸 업적은 축구 역사의 한 발자취를 새기기 충분했다.
45세의 젊은 나이로 시작한 독일 대표팀 감독 뢰브가 어느덧 57세의 베테랑 감독이 되기까지, 그가 이룬 12년 간 대표팀 역사와 100승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자.
1. '2006년 7월 13일' 뢰브, 대표팀 감독 취임…12년 역사의 시작
12년 전 독일과 뢰브의 동행이 시작됐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직후, 당시 클리스만 감독을 보좌해 수석 코치로 대표팀 업무를 수행하던 뢰브는 클리스만 감독이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공식적인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
계약 기간은 2년. 뢰브가 취임식에서 밝힌 자신의 계획은 재임 기간 내 펼쳐지는 '2008 유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겠단 것이었다.
취임 후 약 한 달 뒤인 8월 16일. 뢰브는 취임 후 첫 공식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스웨덴. 이 경기에서 뢰브는 독일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인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2골과 베른트 슈나이더의 1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 취임식을 기분 좋은 승리로 시작했다.

2006 월드컵 당시 클리스만을 보좌한 뢰브(사진 右=뢰브, 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
2006 월드컵 당시 클리스만을 보좌한 뢰브(사진 右=뢰브, 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

취임식 승리에 이어, 뢰브라는 조종사를 탑재한 독일 전차 군단은 이후 승승장구를 펼쳤다. 유로 2008 우승을 이루겠다는 뢰브는 유로 2008 예선전에서 5연승과 함께 취임 후 418분 무실점 퍼펙트 경기를 이어나갔다.
2. '2011년 3월 16일' 뢰브, 세 번의 메이저 대회 4강 진입…완전체 독일을 계획하다
유로 2008까지 계약이 돼 있던 뢰브는 유로 2008 대회에서 스페인 토레스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준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에서 이탈리아에 충격적으로 무너졌던 독일을 다시 일으켜 세운 뢰브의 능력을 높이 평가, 독일 축구 협회는 뢰브에게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까지로 계약을 연장한다.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 대회를 이끄는 뢰브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대대적인 독일 세대교체에 나선다. 특히 당시 20대 초반에 불과하던 메수트 외질(당시 베르더 브레멘)과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제롬 보아텡(함부르크), 루카스 포돌스키(쾰른) 등을 대거 투입, 독일의 세대교체를 완벽히 이끌었다.
하지만 당시 절정의 전력을 구사하던 스페인에 4강에서 다시 발목을 붙잡힌 독일이었다. 치열한 승부 끝 푸욜에게 헤딩골을 헌납하며 0-1로 무릎을 꿇은 독일은 우루과이를 3-4위전에서 3-2로 제압하며 3위로 아쉬운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외질을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하게 한 뢰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외질을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하게 한 뢰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러나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뢰브가 완전체 독일을 이뤄가는 계기가 된다. 또한 뢰브는 2011년 3월 16일, 2014년 독일 월드컵까지 약 4년간 대표팀 감독으로의 재계약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장기집권과 함께 본격적인 팀 꾸리기에 나선다.
3. '2014년 7월 18일' 뢰브, 24년 만의 월드컵 우승으로 보답
본격적인 장기 집권을 시작한 뢰브는 '유로 2012' 역시 최고의 상승세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당시 독일 대표팀은 유로 2012 예선 A조에서 10전 전승을 차지했다. 기세는 본선에서도 이어졌다. 독일은 유로 2012 본선에서도 포르투갈-네덜란드-덴마크에 모두 승리로 거두며 조 1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 그리스 마저 4-2로 제압하며 유로 2012 관련 경기 14연승을 이끈 뢰브는 4강에서 이탈리아와 맞붙었다. 그러나 독일은 당시 수비 전술의 혁신적인 변화를 계획한 이탈리아의 '3백' 전술과 피를로의 놀라운 활약에 막혀 준결승전 1-2 패배를 안았다.
단맛도 계속 맛보면 그 맛이 느껴지지 않는 법. 2013년 독일 축구 팬들은 유로 2012 4강 진출에도 불구 "뢰브의 스타일이 익숙해져 메이저 대회 우승이 이뤄지지 않는 것" 이라며 '뢰브 아웃'을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 축구 협회는 흔들리지 않았다. 유로 대회 연이은 고배를 마시긴 했으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단 점과 그동안의 공로를 높이 평가, 뢰브에게 2016년까지 약 4년간의 계약을 다시 한번 연장했다.
뢰브는 이를 독일의 24년 만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역사적 트로피를 통해 보답했다. 이미 2010 월드컵, 유로 2012등 메이저 대회를 치르며 이제는 완연한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세대 교체 주역의 선수들과 함께 가장 완벽한 월드컵 우승을 만들어냈다.
뢰브 독일의 월드컵 결승 상대는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였다. 메시 역시 첫 월드컵 우승을 목전에 둔 터라 양 팀의 승부는 연장 후반까지 이어졌다.
치열한 승부를 마무리한 것은 마리오 괴체였다. 괴체는 연장 후반 터진 결승골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접전 끝 1-0으로 제압, 대망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의 24년 만 월드컵 우승을 이끈 뢰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독일의 24년 만 월드컵 우승을 이끈 뢰브(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24년 만에 이룬 독일의 감격적인 월드컵 우승. 뿐만 아니라 2014 월드컵 7전 6승 1무 무패를 기록한 뢰브는 2006년 부임부터 8년 동안 A매치 112전 77승 20무 15패로 승률 68.75%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독일 모든 종목을 포함한 국가대표팀 감독 중 최다 승률의 주인공이 되며 그간 자신의 변화와 시도를 완벽한 성공사례로 이끄는데 성공했다.
4. '2017년 6월 26일' 뢰브, 100승과 함께 두 번째 세대교체를 준비하다
월드컵 우승과 함께 뢰브는 2014년 7월, 종전 2016년 까지의 계약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로까지 연장하며 12년 연임이라는 대업까지 이룬다.
이후 맞은 유로 2016. 당시 독일 대표팀은 여전히 강했다. 하지만 개최국 프랑스를 상대로 우위에 있는 경기력에도 불구, 0-2로 준결승전에서 패하며 3번의 유로 대회에서 잇따른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유로 대회 당시, 뢰브가 보여준 변화는 괄목할만 했다. 베테랑 국가대표 수비수 필립 람의 2014 월드컵 이후 은퇴 선언과 함께 수비진 세대교체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자원을 기용했으며,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3백을 가동하며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다.
뢰브의 실험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와의 4강 전 패배 이후, 뢰브의 실험은 다시 긍정적인 방향을 그리기 시작했다. 핀란드와의 친선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뢰브는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노르웨이와 체코를 3-0으로 모두 물리쳤으며 북아일랜드 역시 2-0으로 제압했다.
또한 2016년 11월 12일, 뢰브는 산마리노를 8-0으로 제압, 경기력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히 독일의 완성돼가는 전력이란 의미도 있었으나 뢰브가 역사적 기록을 수립한 경기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이날 경기를 통해 뢰브는 142경기 95승 24무 23패로 무려 28년 동안 대표팀을 지휘하며 94승을 기록했던 제프 헤이베르거를 따돌리고 독일 대표팀 역사상 최다승 감독이 됐다.
이후 컨페더레이션스 컵에 출전한 뢰브의 독일 대표팀은 B조 조별예선 첫 경기 호주를 3-2로 물리쳤으며 카메룬 또한 3-1로 제압, 대망의 대표팀 감독 100번째 승이라는 금자탑을 기록했다.
#2020년까지 재계약 뢰브, 그에게 나태함이란 없다
컨페더레이션스 컵 출전에 앞서 뢰브는 2016년 11월, 2018년 계약을 2년 더 연장해 2020년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무려 14년간 대표팀을 이끌게 되는 뢰브. 그러나 이에 적잖은 우려 또한 나타난다.
축구 팀의 감독 장기집권은 그만큼의 신뢰 역시 뜻하나 노쇠화된 스타일과 고집스러운 운영방식 역시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뢰브가 최근 보여준 모습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다. 뢰브는 또 한 번 자신의 스타일을 바꿔가며 자신에게 끊임없는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뢰브는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대신 어린 분데스리가 소속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평균연령은 23.9 세로 8개 참가국 중 가장 어린 대표팀이다.
경기력 측면에서는 100% 합격점을 주긴 어려웠다. 그러나 뢰브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기동력과 전술 유동성을 이번 대회에 확인하기 원했고 이는 상승 곡선을 그려가며 결국 4강 진출에 까지 성공했다.

어린 선수들 중심의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뢰브(사진 左=뢰브 右=킴미, 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
어린 선수들 중심의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뢰브(사진 左=뢰브 右=킴미, 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

1960년 생의 뢰브는 올해 57살의 나이다. 오는 2020년에는 60살이 된다. 즉, 감독으로서 많지 않은 뢰브의 나이는 이제 정점에 오를 시기란 뜻이 된다. 또한 그가 보여주는 혁신적이며 유동적인 전술 변화 또한 뢰브가 14년 동안 독일 대표팀을 맡고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독일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100승을 기록한 뢰브가 내년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으로 또 한 번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다빈 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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