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트럼프-메간 라피노에(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도날드 트럼프-메간 라피노에(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 절대 방문하지 않겠다고 밝힌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메간 라피노에(33)의 발언에 대응했다.

백악관은 지난 1980년부터 매년 미국 4대 프로스포츠(MLB, NBA, NFL, NHL) 우승팀을 초대하고 있다. 선수들도 백악관의 초청을 영광으로 여겼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거부감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선수들이 늘어난 것.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백악관의 초청에 응했지만 대부분의 흑인, 히스패닉 선수들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2017-18시즌 미 프로농구(NBA) 우승팀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2018 슈퍼볼 우승팀 필라델피아 이글스 역시 백악관 방문을 거부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메간 라피노에 역시 동참했다. 라피노에는 '8by8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약 우리가 우승하더라도 X같은(Fuxxing) 백악관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9 여자월드컵에 출전한 미국여자축구대표팀은 16강전에서 스페인을 2-1로 꺾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맞붙는 미국은 2015 여자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응수했다. 트럼프는 "나는 방금 형사사법개혁안을 통과시켰고 흑인 실업률을 역사상 최저치로 떨어뜨렸다. 빈곤 지수 역시 역사상 최고로 좋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NBA를 제외한 다른 구단주와 리그, 팀들은 백악관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고 포스팅했다.

이어 "나는 미국 팀과 여자축구의 열렬한 팬이지만 메간은 입을 열기 전에 먼저 우승을 거뒀어야 한다. 먼저 해야할 일을 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아직 메간이나 대표팀을 초청하지 않았지만, 나는 '팀'을 초청하려고 한다. 이기든 지든 말이다"라며 "메간은 자신과 팀을 있을 수 있게 한 조국과 백악관, 그리고 국기를 모욕해서는 안 된다"며 날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유니폼에 달고 있는 국기를 자랑스러워하라고 덧붙였다.

메간 라피노에(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메간 라피노에(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라피노에는 국가대항전에서 국가 제창 도중 가슴에 손을 올리는 대신 무릎을 꿇는 일명 '경례 거부 운동(Taking a Knee)'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손을 가슴이 아닌 옆구리에 얹고 있다.

라피노에는 이번 월드컵에서 3경기에 나서 3골 2도움을 올렸다. 라피노에는 앞서 2017년 미 여자프로농구(WNBA)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수 버드와 연인 관계임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도상현 기자 shdo@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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