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영상
  • 핫이슈
  • 코리안리거
  • 랭킹
  • LIVE
  • 기록
  • 칼럼&웹진
  • POLL
  • 더보기

엠스플 뉴스 : Sports & Entertainment

 

[이현우의 MLB+] 메이저리그 거포들에게 내려진 '한파주의보'

  • 기사입력 2017.01.10 15:06:30   |   최종수정 2017.02.01 10:54:35
  •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FA 미아가 될 처지에 놓인 호세 바티스타(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FA 미아가 될 처지에 놓인 호세 바티스타(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엠스플뉴스]

 

유난히 포근했던 몇 주가 지나고 드디어 겨울다운 매서운 추위가 찾아왔다.

 

아침에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10일(이하 한국시간) 내륙 대부분 지역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어제 같은 시각보다 7~8도 낮은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작부터 얼어 붙어있던 곳도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이다. 핫 스토브리그란 말이 무색하게도 이번 메이저리그 겨울시장은 유달리 조용하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선수들은 다름 아닌 거포들이다. 2016년 AL 홈런왕 마크 트럼보와 2010년 각성 이후 연간 36홈런을 기록한 호세 바티스타는 이대로라면 단년 계약을 받아들여야 할 처지다. 지난해 34홈런을 기록한 마이크 나폴리와 28홈런을 쏘아 올린 브랜든 모스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이들은 그나마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41홈런으로 NL 홈런 공동 1위를 차지한 크리스 카터는 되려 밀워키 브루어스로부터 논텐더(구단이 연봉조정 신청자격을 갖춘 선수들의 다음 시즌 재계약을 포기하는 것)를 당했다. 이 정도면 이번 겨울을 '거포들의 수난시대'라고 명명해도 좋을 듯싶다.

 

물론 이들은 모두 콘택트 능력이 떨어지는 타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콘택트 능력을 장타력에서 오는 위압감과 뛰어난 참을성을 바탕으로 타율 대비 높은 출루율을 통해 만회한다. 따라서 종합적인 타격 지표상으론 메이저리그 평균을 월등히 웃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거포들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2년간 홈런의 희소가치는 그 어느때보다 낮아졌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메이저리그 연도별 30+홈런 타자 변화(자료=베이스볼레퍼런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메이저리그 연도별 30+홈런 타자 변화(자료=베이스볼레퍼런스)

 

2010년대 들어 탈삼진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1993년부터 18년 연속 4점대였던 메이저리그의 평균자책점은, 2011년 들어 처음으로 3점대로 떨어졌고 2014년에는 3.7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2015년 후반기부터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 9월은 2000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달이기도 했다.

 

폭발적인 홈런 증가에 힘입어 2015시즌 홈런 수는 2014년보다 17.3%나 늘어났다. 이는 본격적인 '약물 시대'가 시작되던 해인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2016시즌으로도 이어졌다. 2016년 메이저리그의 타석당 홈런은 지난해보다 14.3% 증가한 3.05%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숫자지만,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높은 타석당 홈런 비율이다.

 

2위와 3위가 바로 2000시즌, 2001시즌이다. 즉, 스테로이드 시대가 정점에 달했던 해보다 홈런이 더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상위권 타자들의 성적표는 보기 드물게 '예뻤다'. 2014년 11명에 불과했던 30홈런+ 타자는 2015년 20명으로 늘어났고, 2016년엔 무려 38명에 달했다. 29홈런으로 아쉽게 30홈런 달성에 실패한 타자도 7명 있다.

 

이에 따라 '홈런만 잘 치는 타자'들의 희소가치는 과거에 비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 30홈런+ 타자가 매우 드물었던 시대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의아스럽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선수들의 변화를 누구보다 유심히 지켜봤을 구단들은 이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 기사: [이현우의 MLB+] 넘치는 홈런, 넘쳐나는 의혹

 

일각에선 이런 홈런의 급증이 '공인구 조작' 등의 방법을 통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관계자 및 언론인도 있다. 또는, 스트라이크 존의 상하 범위 축소가 만들어낸 변화란 의견도 있다. 물론 구체적인 사실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후 추가 조작 여부에 따라 홈런수가 급격히 감소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일차적으로 큰 폭의 성적 하락이 예상되는 부류가 바로 앞서 언급한 거포들이다. 바티스타를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은 홈런이 늘어난 최근 1, 2년 새 성적이 급격히 상승(또는, 반등)했다. 만약 의도적인 조작이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홈런 시대가 환경 변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미세한 환경 변화에 따라 이들의 성적이 다시 추락할 확률도 높다.

 

즉, 홈런이 많이 나오는 시대에 굳이 '홈런만 잘 치는' 타자들을 영입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들의 성적에 일말의 불안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팀이 코너 외야수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변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연도별 메이저리그 전체 외야수 평균 wRC+ 변화(자료=팬그래프닷컴)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연도별 메이저리그 전체 외야수 평균 wRC+ 변화(자료=팬그래프닷컴)

 

한편,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필진이기도 한 데이브 카메론은 스포츠전문매체 ESPN을 통해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바로 "시대 변화에 따라 메이저리그 팀들이 외야수(글에선 좌익수를 직접 지목했다)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 과거에 코너 외야수들에게 요구되던 능력은 단연 '공격력'이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메이저리그를 시청한 팬들이라면 유명한 좌익수로 매니 라미레스나 알버트 벨, 배리 본즈 등을 떠올릴 것이다. 육중한 덩치를 지녔고, 덩치에 걸맞은 파워를 지닌 외야수들 말이다. 하지만 카메론은 최근 들어 이런 좌익수들의 공격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그래프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2016년 메이저리그 좌익수들의 wRC+(조정득점창출력, 100이 평균)은 97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았다. 사실 이는 메이저리그 외야수 전체로 확대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위 그래프는 2000년부터 메이저리그 전체 외야수의 연도별 wRC+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줄곧 평균(100)보다 높았던 외야수 wRC+가 2016년 처음으로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카메론은 이렇듯 외야수들의 공격력이 감소한 이유로,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외야수에게 요구하고 있는 능력이 '수비력'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트랜드 변화가 생긴 원인은 간단하다. 바로 현역 내야수들이 역사상 보기 드물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돋보이는 건 '전성시대'를 연 2루수들이지만, 1루수와 3루수도 만만치 않다.

 

2016년 메이저리그 1-2-3루수들은 모두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평균 wRC+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코너 외야수(당연하게도 1루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메이저리그 팀들이 굳이 '홈런만 칠 줄 알고 수비는 못 하는' 거포들을 굳이 영입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참고 기사: [이현우의 MLB+] 10가지 주제로 돌아본 2016 MLB

 

즉, 과거완 달리 코너외야수나 1루수 역시 수비적으로든, 공격적으로든 팀에 기여도가 높은 선수가 우선순위로 변했다는 것이다. 카메론은 그 예로 배리 본즈와 브렛 가드너를 들었지만, 굳이 과거로 회귀할 필요 없이 이번 스토브리그만 봐도 적합한 케이스가 있었다. 바로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간의 애덤 이튼 트레이드다.

 

2017년부턴 아마도 중견수로 기용될 것이기에 비유가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워싱턴은 타율 .284, 14홈런, 59타점으로 우익수치곤 그렇게까지 뛰어나지 않은 타격 성적을 남긴 이튼을 영입하기 위해 최고급 투수 유망주인 루카스 지올리토와 레이날도 로페즈에, 댄 더닝까지 화이트삭스로 보냈다. 이튼의 수비력과 주력이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2016년 WAR 6.0승, 전체 11위).

 

반면, 이튼보다 홈런 33개를 더 쳐낸 트럼보는 몇몇 구단들로부터 1년 내지 2년 계약을 제시받았다는 소문이다. 과거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현우 MLB 전문기자 hwl0501@naver.com

3
  • 새로고침
  • 도움말
    Best 댓글
    공감 투표 비율이 높은 댓글입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감수가 증가하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 예고없이 제외 될 수 있습니다. 레이어 닫기

추천영상

엠스플 TOP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