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 오프시즌을 맞아 MLB 스타들의 지난 2016시즌을 돌아보는 '메친보고서' 코너를 연재했는데요, 이번 주 14번째 메친보고서를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막을 내립니다.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는 색다른 코너로 메이저리그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2016시즌 메친보고서 그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LA 다저스의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입니다. 만 19살에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유리아스. 그의 2017시즌 더욱 기대되는 이유를 세 가지 이유로 정리했습니다.

유리아스는 지난 2016년 5월 메이저리그 최연소 선발 투수로 데뷔했습니다. 1980시즌 다저스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이후 10대에 데뷔전을 치른 첫 번째 선수가됐죠. 더군다나 두 선수는 모두 멕시코 출신의 좌완 투수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리아스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투구폼을 가진 선수입니다. 유연한 투구 동작은 부상 위험을 낮춰줍니다. 유리아스의 최대 장점은 숨김 동작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타자들은 유리아스의 공을 포착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당시 다저스는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이 예정됐던 알렉스 우드가 팔 근육통을 호소하자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소속이었던 유리아스를 25인 로스터에 합류시켰죠. 멕시코 출신인 유리아스는 당시 만 19세였습니다.

데뷔전을 펼친 5월 28일 유리아스는 만 19세 288일이었습니다. 이로써 유리아스는 2005년 8월 15일 19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선발 등판했던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매리너스)이후 최연소 투수가 됐습니다.

2012년 다저스에 입단한 유리아스는 2016시즌 트리플A에서 4승 1패 평균자책 1.10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5경기에서 2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중이었습니다. 다저스가 메츠의 베테랑 투수 디 그롬을 상대로 유리아스를 등판시킨 이유이기도 하죠.

아쉽게도 유리아스는 메츠전에서 2.2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3실점(3자책) 3탈삼진을 기록했죠. 쉽지않은 데뷔전이었습니다. 결국 다저스는 유리아스를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빅리그에 데뷔한 지 고작 하루만에 말이죠. 하지만 이 날의 후퇴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습니다.

이후 유리아스는 마이너리그와 빅리그를 오가며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유리아스에게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2차전이 하루 연기 됨에 따라 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2차전 우천 순연은 클레이튼 커쇼의 4차전 휴식과 리치 힐의 5차전 휴식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동안 탈삼진 7개를 잡아내 승리 투수가 됐죠. 이들은 커쇼 대신 좌완 유리아스가 대신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죠.

많은 이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유리아스는 결국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리치 힐이 선발 등판했죠. 하지만 다저스는 유리아스를 다시 큰 무대에 내보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유리아스는 결국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10월 14일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경기 유리아스는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다저스가 0-1로 뒤지고 있던 5회. 조 블랜튼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유리아스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유리아스는 이로써 메이저리그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구원승을 기록했죠.

곧 이어 펼쳐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 유리아스는 이날 선발 등판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대 최연소가 선발 투수가 됐습니다. 하지만 유리아스는 이날 4회에만 4실점을 허용하며 3.2이닝 1피홈런 4실점(4자책) 4탈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날 유리아스는 나이답지 않은 대담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3회까지 컵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노히트를 기록할 만큼 위력적인 투구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겠죠.

연이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쏟아지는 찬사와 비판들. 만 19세의 소년이 본인을 위해 펼쳐진 마운드 위에서 싸워야했던 상대는 어쩌면 컵스의 선수들이 아니라 본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빅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유리아스는 다저스 선수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실전 투구 훈련에 나섰습니다. 구단이 공개한 일정으로는 오늘이(24일)이 되겠네요. 이는 아직은 어린 유리아스의 팔을 보호하기 위한 구단의 특별 조치이기도 합니다. 유리아스는 여전히 어린이용 글러브를 끼고 훈련에 임합니다.

구단은 유리아스의 이닝 수를 조절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리아스의 이닝 수가 1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한 탓인데요, 2015년 80.1이닝을 던진 유리아스는 2016년 127.2이닝 소화했습니다.

구단은 유리아스가 오는 2017시즌 가을까지 건강히 투구를 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연장된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뒤 시즌을 시작하거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선발 등판한 이닝 동안 이닝 수를 제한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리아스는 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리아스 역시 성급히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구단이 최대한 나를 배려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그들의 결정을 따르겠지만 나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고 싶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든 따르겠다. 그들의 우려에 감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유리아스는 인내심을 가지고 알맞은 때를 기다리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유리아스는 어린 시절부터 왼쪽 눈에 양성종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카우팅 당시 이 때문에 가치가 낮았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지금은 종양을 제거한 상태입니다. 성장 과정에서 이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리아스는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인내심을 가지고 참는 법을 배웠다고 하네요. 유리아스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침착함과 인내심을 유지해야했다. 이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결정을 기다릴 것이다. 내 차례가 됐을 때 기회를 잡으면된다. 그 기회를 기다릴 것이다" 라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태도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유리아스의 이런 성숙함은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만 20세의 소년 유리아스가 행복한 모습으로 오랜시간 마운드 위에 서 있길 바랍니다.

이상빈 기자 sangbin03@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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