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추운 봄을 보내고 있는 김현수(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다소 추운 봄을 보내고 있는 김현수(사진=gettyimages/ 이매진스)

[엠스플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벅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30, 볼티모어)의 플래툰 체제 고수 입장을 밝혔다.
김현수는 4월 23일(이하 한국시간) 캠든 야즈에서 펼쳐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3연전 2번째 경기에서 결장했다. 전날 결장에 이은 2경기 연속 결장.
이로써 김현수는 볼티모어가 이번 시즌 치른 16경기 중 8경기에만 출전했다. 출전 확률은 50%. 또한 선발로 출전한 경기는 이 중 6경기로 김현수는 5할 확률 아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부진 탈출에 이어 2016 시즌을 92안타 6홈런 22타점 타율 .302 OPS(장타율+출루율) .801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친 김현수에게는 다소 의외의 출전 기록이다.
이유는 쇼월터 감독이 중용하는 플래툰 시스템 때문이다. 현재 볼티모어 좌익수의 경쟁자는 크게 네 명이다. 트레이 만치니와 세스 스미스, 크레익 젠트리에 이어 현재 부상 회복중인 조이 리카드까지 포함해 김현수는 4명의 타자와 경쟁 중이다.
좌타자인 김현수는 좌완을 상대로 지난 시즌부터 여전히 선발에서 제외됐으나 최근은 상대 우완 투수가 선발출전임에도 경기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날도 보스턴 선발 투수는 우완 스티븐 라이트가 나섰으나 너클볼을 가진 라이트의 스타일이 생소하다는 이유로 김현수는 다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쇼월터 감독이 이날 경기 전 김현수를 당분간 현재와 같은 플래툰 시스템 속에 유지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쇼월터 감독은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분간 현재 로스터 흐름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지금의 스타일로 매우 행복한 결과를 만들고 있으며, 리카드가 돌아오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하지 못했던 야구를 올해 하고 있다"며 현재의 방식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입장 표명을 본다면 김현수의 부재는 이어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쇼월터는 여전히 김현수가 자신의 구상에 들어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쇼월터는 "김현수는 이곳에 있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기회를 받기도 할 것이다. 그를 위한 큰 구상이 있으며 내가 여전히 김현수를 신뢰한다는 것 또한 그는 알고 있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이어 "김현수는 훈련에서 열심히 임하고 있으며 조급함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신들은 김현수의 지난 4월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현수에 대한 계획이 있음을 중점적으로 역설했다.
하지만 쇼월터 감독이 밝힌, 현재 볼티모어 외야 시스템의 윤곽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쇼월터 감독이 원하는 선두 타자는 장타를 갖춘 외야수다. 이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현수의 4명의 경쟁자 만치니, 스미스, 젠트리, 리카드 중 부상으로 인해 6경기에만 출전한 리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가장 많은 35타수를 기록한 만치니는 5개의 홈런을 비롯 OPS(장타율+출루율)은 1.067이다.
이들을 통해 앞선 타석부터 연이어 장타를 기록한 볼티모어는 현재 4연승과 함께 12승 4패로 지구 라이벌 뉴욕 양키스, 보스턴을 제치고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김현수는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홈런없이 21타수 5안타 1타점 타율 .238이며 장타율은 .286만을 기록하고 있다.
즉 쇼월터 감독이 말한 지난해에는 하지 못했고 올해 하고 있다는 야구는 장타력을 갖춘 선두타자-외야수를 보유한 타선이었다. 타율과 출루율은 좋으나 장타와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김현수로서는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불운한 이유를 가진 셈이다.
이에 김현수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김현수는 13일 밝힌 입장에서 "현재 당장의 불만은 없다.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된다면 괜찮다. 주어진 기회 속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생존 방향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기술적인 베팅 스타일을 가져가는 김현수가 당장 쇼월터 감독 입맛에 맞춘 장타형 타자로 단기간 거듭나리는 만무하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의 연이은 보도 역시 "김현수 활용법을 쇼월터는 알지 못하고 있다. 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좋은 성적을 갖고 있음에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김현수의 상황을 격앙된 어조를 통해서 밝히기도 했다.
김현수로는 지난 시즌과는 다른 유형의 고민을 안은 것이다. 김현수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팀을 선택하느냐, 또는 기회를 기다리며 자신의 새로운 장점으로 팀의 또 다른 공격 자원이 되느냐는 올 시즌 전반적 방향 설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김현수의 시즌 초반이 다소 어둡게 느껴지고 있는 4월이다.
김다빈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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