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LA]

류현진의 시즌 두 번째 승리가 있었던 지난 5월 19일(이하 한국시각), 현지는 7시 10분에 시작하는 저녁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 많은 일본 취재진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았습니다. 일본 선수인 마에다 겐타는 10일 DL에 올라서 경기랑 전혀 상관이 없었는데, 이들이 다저스타디움을 대거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류현진의 선발 등판에 맞춰서 찾아왔을 리는 만무하고, 원정팀에 있는 이치로 스즈키(마이애미 말린스) 때문이었을까요?

바로 다저스에서 시행하는 JAPAN NIGHT, 즉 '일본의 밤' 행사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한국 사람들이 다저스가 친숙한 만큼, 일본사람들도 다저스가 매우 친숙한 팀입니다. 이날 마에다 이전에 다저스에서 준수한 활약을 했던 투수 구로다 히로키(은퇴)도 경기 전 야구장을 찾아서 커쇼와 캐치볼을 하는 등 예전 다저스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구단에서 상영하는 일본인 레전드로는 박찬호와 같이 메이저리그를 누볐던 노모 히데오가 그의 경기 영상과 함께 소개되었고요.

'오늘은 일본의 밤.. 하지만 주인공은 저 류현진입니다!'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에게는 마에다의 등번호와 일본어 이름이 마킹되어 있는 티셔츠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경기 전에는 일본의 엔카(일본의 대중가요 장르, 한국의 트로트와 유사)그룹 미즈모가 엔카 공연 및 일본 국가, 미국 국가를 제창했고, 시구는 일본의 국민적인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가 맡았습니다. 또한 LA를 소재로 하는 타이코 이치자라는 일본 전통 북 그룹이 공연을 펼쳤습니다.

'오늘 하루는 티셔츠 홍보 요원입니다'

'손가락 모양이 제각각인 것은 기분 탓입니다'

'태고의 달인들이 여기 있습니다'

'울트라 니폰 같지만 사실은 다저스타디움의 야구팬입니다'

'내가 선발 등판 해야만 할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

'반갑습니다~ 오늘 시구는 저 기타지마가 합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합시다'

'9회 2사 대타로 나섰습니다. 결과는 묻지 마세요'

경기는 류현진이 5.1이닝 동안 솔로홈런 두 개를 포함한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2승째를 기록, '일본의 날' 행사에 한국선수가 선발 등판해서 승리한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이날 타석에서 팔에, 마운드에서 다리에 타구를 맞는 등 수난을 겪은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습니다.

LA에는 뉴욕만큼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다저스타디움 바로 앞에는 차이나타운이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코리아타운과 리틀도쿄가 있습니다. 다저스에서는 매년 '한국의 밤', '일본의 밤', '멕시코 전통의 날', '필리핀인의 날' 등 다른 민족을 위한 행사를 하고요.

다음주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가 원정을 오는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한국의 밤' 행사가 열립니다. 현지시각 5월 24일 저녁 7시 10분(한국시각 5월 25일) 열리는 이 날 행사에서 패키지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태극기와 류현진이 마킹된 티셔츠를 나눠주고, '일본의 밤' 행사와 마찬가지로 한국 애국가 제창과 전통 공연 등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장준영 통신원 vatman2001@gmail.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