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오승환(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오승환(3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시즌 2번째 블론 세이브와 함께 2패째를 안았다.
오승환은 5월 20일(이하 한국시간) 부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5-4 리드를 지키기 위해 9회 초 마운드에 올라섰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낸다면 오승환의 시즌 11세이브가 기록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오승환은 선두타자 브랜든 벨트에게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크로포드와 누네즈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으로 역전을 헌납, 1이닝 3피안타 2실점 1탈삼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변화구 타격이 뼈아팠다. 또한 좌타자 상대 뚜렷한 해법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오승환이 벨트와 크로포드, 누네즈에게 허용한 구종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였다. 우타 누네즈에게 슬라이더를 허용했으며 나머지 두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이 공략당했다.
이날 오승환은 총 24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 중 체인지업은 6개였다. 주목할 만한 숫자다. 오승환은 올 시즌 체인지업을 전체 346구 중 29구만을 던졌다. 비률로 치면 8%. 그러나 이날은 전체 투구 비의 25%를 체인지업으로 채웠다.
결국 표본이 많지 않던 체인지업은 두 번 다 좌타자 공략에 실패했다. 바깥쪽으로 향하는 82마일, 84마일을 벨트와 크로포드는 모두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오승환에게 피안타를 선물했다.
무엇보다 오승환의 아쉬웠던 모습은 1점 차 승부를 인식한 탓인지 스트라이크 존을 겉도는 로케이션이었다. 1점을 의식한 채 스트라이크 존으로 빠지게 되는 투구는 이날 단 1이닝만을 승부했음에도 오승환은 24개의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이 점은 마찬가지로 1점 차 리드 상황 마운드에 올라선 마크 멜란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멜란슨 역시 최근 부상자 명단에서 회복해 16일만에 세이브에 도전하는 등 정상급 투수임에도 긴장되는 순간을 겪었다.
하지만 멜란슨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공 9개로 아웃 카운트 세 개를 잡아냈을 뿐 아니라 9개의 투구 중 변화구는 단 1개뿐이었다. 7구는 패스토볼의 일종인 커터였으며 1개의 공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즉, 패스트볼 정면 승부를 내건 멜란슨은 세이브를, 오승환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물론 오승환은 2일 전 시즌 최다 이닝인 2이닝을 소화하며 멜란슨과 오승혼의 몸 상태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올 시즌 슬라이더로 많은 피안타를 내주며 지난 시즌의 장점이 무력화되고 있어 변화가 요구됐다. 본인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던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슬라이더가 크게 문제가 있진 않다. 하지만 염려되는 부분을 생각해 다른 쪽으로 승부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변화구에 헛스윙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보완해야 한다"며 보완책을 언급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날 체인지업이라는 보완책을 들고나왔으나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멜란슨과 같은 두둑한 배짱이 오승환에게 필요해보인다.
해답은 정면승부다. 오승환이 정면승부로 내걸 수 있는 패스트볼의 가치는 낮지 않다. 오승환의 패스트볼 구속은 올 시즌 평균 93마일을 기록하고 있으며 수직 무브먼트 또한 평균 9.6 인치를 기록하는 등 패스트볼 승부가 가능한 오승환이다.
염려되던 부분은 결국 2패라는 아쉬움으로 이뤄졌다. 현재 오승환에게 필요한 점은 기술적 요인보다 조금 더 키워야 할 '배짱' 일지도 모른다.
김다빈기자 dabinnet@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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