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LA]

다저스타디움에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선수들이 의례를 취합니다. 흔한 광경은 아닙니다. 양 팀에 각각 한국선수인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있어서 애국가로 의례를 취했을까요?

정답은 'Korea night', '한국의 밤' 행사입니다. 다저스 구단은 지난주 있었던 '일본의 밤'을 비롯하여 '멕시코 전통의 날', '필리핀의 날' 등 LA지역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을 위한 행사를 매년 개최합니다. 5월 25일(이하 한국시각)에는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밤' 행사가 열렸습니다.

'짜잔, 오늘은 한국의 밤입니다!'

한인 2세로 미국에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는 아덴 조가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제창했고, 유튜브에서 가야금과 록 음악의 콜라보레이션 연주로 유명한 루나 리가 가야금 연주를 했습니다. LA 소재의 고려 한국 문화원에서는 전통 북 공연을 펼쳤고, 한국계 배우 켄 정 또한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가수 소녀시대 대신에 진짜 소녀들이 왔습니다'

'부채춤 한번 보고 가세요~'

'록음악을 연주 중입니다. 네네 전자 기타 아닙니다. 가야금입니다'

'너무 평범해...사진 웃기게 나와야 하는데..'

'동해물과 백두산이~ 날이면 날마다 들을 수 있는 애국가가 아닙니다'

'오승환 마저 없었더라면 한국인 없는 한국의 밤이 될뻔했습니다'

'한인 미군대표로 경례'

여기까지만 놓고보면 행사는 제법 그럴싸해 보였습니다만, 문제는 미국, 한국 가릴것 없이 모든 취재진들에게 생소한 연예인들이었습니다. 가야금 연주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저 악기가 무었이냐고 묻는 취재진들이 다수 있었습니다만, 켄 정이 정확히 뭘 하는 사람인지, 왜 일본 공연과 비슷한 북 공연을 하는지, 아덴 조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또한 예년에 비해서 볼거리나 유명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다저스에서 한국 마케팅을 담당하던 직원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이직을 했고, 그 직원 덕분에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온 한국관광공사도 올해 예년만큼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태권도 시범을 비롯해서 그동안 '코리아 나잇'에는 가수 싸이, 소녀시대 티파니, 윤도현, 투에니원 등의 한국 연예인들과 다저스에서 큰 활약을 펼친 박찬호가 야구장을 찾은 적 있습니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재활을 하던 작년에도 가수 김태우와 배우 지성이 다저스타디움에 초청됐죠. 하지만 올해는......

류현진의 모습이라도 실컷 보고 싶었을 한국 팬들. 하지만 이날 공교롭게 '류현진의 불펜행'이 결정되면서 류현진의 모습마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한인 기념 시구 행사도 따로 없었던 탓도 있습니다.

'한국 맥주 시음행사 합니다~ 맛보고 가세요!'

그나마 반가웠던 건 한국 맥주를 만났기 때문인데요. 이날 한국 맥주회사에서는 야구장 관중석 곳곳에서 시음행사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팬들은 이곳에서 나눠줘는 티셔츠만 받아갔습니다. 한국 맥주 맛도 미국 맥주 못지 않게 시원하고 맛있는데 말이죠.

'공짜로 주는 티셔츠가 아닙니다~'

류현진이 며칠 전 자신의 SNS를 통해 홍보했던 것처럼 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티셔츠도 팬들에게 제공이 됐는데요. 물론 입장객 전원에게 티셔츠를 증정한 것은 아닙니다. '코리아 나잇 패키지 티켓'을 구매한 관중들에게 전면에 태극기, 후면에 류현진이 한글로 새겨진 티셔츠를 줬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아쉬웠던 건 '코리아 나잇' 행사에 정작 한국 팬, 교포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핫한 연예인이 오지 않아서일까요. 류현진의 활약이 줄어서일까요. 올해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내년 '한국의 밤'에는 먹을 것 많은 '소문난 잔치'가 되길 바랍니다.

장준영 통신원 vatman20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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