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블랙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찰리 블랙몬(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놀란 아레나도(26)다. 2013년 데뷔한 아레나도는 4시즌 동안 팀의 3루를 지키며 콜로라도의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을 놓고 보면 콜로라도를 결코 아레나도의 '원 맨 팀'이라고 부를 수 없다. 산 사나이들의 '돌격대장' 찰리 블랙몬(31)의 활약상도 결코 아레나도에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블랙몬은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할 수 있을까.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블랙몬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시즌을 시작했다. 성적도 준수했다. 블랙몬은 2014년 154경기에 출전해 타율 .288, 19홈런 72타점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57경기에 나서 타율 .287, 17홈런 58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다만 리그에서 강력한 임팩트를 남길 만한, 그 정도의 타자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랐다.

하지만 2016년부터 블랙몬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타자가 됐다. 정확성뿐만 아니라 장타력에서도 발전을 이뤄냈다. 그해 블랙몬은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324, 29홈런 82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장타율도 .552로 2014년(.440)과 2015년(.450)에 비해 약 1할 이상 뛰어 올랐다. 활약을 인정 받은 블랙몬은 데뷔 후 처음으로 실버 슬러거를 수상했고,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도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발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블랙몬은 2017시즌 148경기에 출전해 타율 .332, 35홈런 95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무려 .609, OPS는 1.007에 달한다.

황당한(?) 점은 블랙몬이 붙박이 1번 타자로 이 같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블랙몬은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 안타 1위(200안타), 득점 1위(131득점), 3루타 1위(14개), 최다 루타 1위(367루타)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범위를 내셔널리그로 좁혀 보면 타율 1위, 장타 공동 2위(83개), 홈런 공동 3위, OPS 5위 등 각종 공격 지표 상위권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블랙몬의 선전에 힘입어 콜로라도는 현재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블랙몬의 내셔널리그 MVP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미국 현지 언론들은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 블랙몬을 비롯해 아레나도, 지안카를로 스탠튼(28, 마이애미 말린스), 조이 보토(34, 신시내티 레즈), 폴 골드슈미트(30,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앤서니 렌던(27, 워싱턴 내셔널스) 등을 꼽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29, LA 다저스) 등 투수들은 MVP 경쟁력이 다소 뒤쳐진다고 평가 받고 있다.

먼저 블랙몬의 동료 아레나도는 올 시즌 148경기에 출전, 타율 .306, 34홈런 125타점을 기록 중이다. 중심 타선에 배치된 만큼 블랙몬에 비해 압도적인 타점 생산력을 자랑하지만, 그 외의 지표에서는 블랙몬의 기록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OPS도 .953으로 블랙몬에 비해 떨어진다.

60홈런에 도전 중인 스탠튼은 148경기에 출전, 타율 .278, 55홈런 117타점, OPS 1.008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이 걸림돌이다. 마이애미는 올 시즌 71승 80패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다. 2001년 배리 본즈(73홈런), 새미 소사(64홈런) 이후 16년 만에 60홈런 도전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60홈런 고지를 점령하지 못한다면 MVP 레이스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보토 역시도 스탠튼과 비슷한 상황이다. 올 시즌 보토는 '출루 머신'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하며 151경기에서 타율 .317, 35홈런 96타점, OPS 1.034를 기록 중이다. 특히 출루율이 .454로 이 부문 2위(.419) 브라이스 하퍼(25,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격차가 0.035에 달한다. 하지만 팀은 66승 85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가 확정된 상황이다.

강력한 경쟁자는 골드슈미트와 렌던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골드슈미트는 146경기에 나서 타율 .303, 35홈런 115타점, OPS .984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타율과 OPS가 블랙몬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그는 팀의 중심 타선에서 뛰어난 생산력을 발휘하며 애리조나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를 이끌고 있다.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골드슈미트의 MVP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렌던도 골드슈미트와 상황이 비슷하다. 워싱턴의 주전 3루수 렌던은 올 시즌 138경기에 나서 타율 .305, 24홈런 95타점, OPS .944를 기록 중이다. 성적만 놓고보면 타점 외의 지표에서 블랙몬에 크게 밀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렌던은 부상 병동이었던 워싱턴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왔고,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팀의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경쟁자들의 면모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시카고 컵스의 '브리조 듀오(Bryzzo Duo)'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서니 리조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고, 다저스의 질주를 이끈 코리 시거, 코디 벨린저, 저스틴 터너의 경쟁력도 간과할 수 없다.

과연 블랙몬은 생애 첫 내셔널리그 MVP 수상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내셔널리그 MVP의 '신 스틸러' 블랙몬이 주연으로 등극하며 마지막에 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국재환 기자 shoulda88@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