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도미니카 출국을 위해 출국장을 향해 가고 있는 강정호(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9월 22일 도미니카 출국을 위해 출국장을 향해 가고 있는 강정호(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재기를 노리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

강정호는 9월 22일 정오 비행기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했다. 중간 경유지인 멕시코를 거쳐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가는 여정이다.

도미니카에 도착하면 강정호는 소속팀 아길라스 시바에냐스에 합류해 팀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10월 14일부터는 윈터리그에 출전해 1년여만의 실전을 치르게 된다.

2015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데뷔 첫해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한 2016시즌에도 103경기 타율 0.255에 21홈런 62타점으로 식지 않은 방망이를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일 ‘음주운전’으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강정호는 이날 음주 상태로 서울 강남 우회도로를 운전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경찰에 적발됐다. 강정호는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올해 3월 초 열린 1심 재판에서 강정호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비자 발급을 위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원심 유지’ 판결이 나왔다.

강정호를 ‘제한 선수 명단’에 올린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연내 복귀를 위해 노력했지만, 미 대사관이 비자 발급을 불허하는 통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강정호는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는 한편, 전국을 돌며 유소년 야구소년들에게 야구 물품을 전달하고, 직접 지도에 나서는 등 참회의 시간을 보냈다.

강정호 "야구 실력보다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는 게 지금의 나에겐 가장 중요한 과제"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 복귀를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해왔다. 특히나 강정호의 무뎌진 실전 감각을 되살려주고자 여러 계획을 강구했다. 그러던 중 도출해낸 방법이 강정호의 도미니칸리그 참가였다.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도미니카 윈터리그 출전으로) 강정호가 잃어버린 경기 감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도미니칸리그는 강정호가 오프 시즌에 출전할 수 있는 최상의 리그”라고 밝혔다.

헌팅턴 단장은 이 인터뷰에서 구단이 오프 시즌 동안 (강정호의) 비자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큰 주목을 받았다.

피츠버그 구단의 주선으로 8월 30일 강정호는 도미니칸리그 구단인 아길라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도미니카는 한국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국가로, 한국 여권이 있으면 최대 90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22일 인천공항에서 ‘엠스플뉴스’ 취재진과 만난 강정호는 “12월까지 도미니칸리그에서 뛸 예정”이라며 “무뎌진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강정호는 “야구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는 게 지금의 나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도미니카에서 좋은 야구선수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고, 반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미니카를 ‘재기의 땅’으로 삼으려는 강정호는 “어떤 경우에도 초심을 잃지 않겠다. 제게 실망한 모든 분께 진정으로 사죄하는 차원에서라도 더 성숙한 사람이 돼 돌아오겠다”며 재차 야구팬들에게 머릴 조아린 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배지헌 기자 stylekoo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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