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부진을 겪은 그레인키가 비난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가을 야구' 부진을 겪은 그레인키가 비난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엠스플뉴스]

잭 그레인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포스트시즌 탈락 주범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과도한 비난마저 나오고 있으나, 이러한 반응은 ‘에이스’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다저스를 떠나 애리조나와 6년 2억 650만 달러의 천문학적 계약을 맺은 그레인키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158.2이닝을 던져 13승 7패 평균자책 4.37에 머물렀다. 현지에선 과도한 연봉을 들어 애리조나가 그레인키를 반드시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절치부심한 그레인키는 올 정규 시즌엔 반등에 성공했다. 프레이밍이 좋은 포수 제프 매티스와 호흡을 맞추면서 그레인키의 날카로운 제구가 되살아났고, 이를 바탕으로 202.1이닝을 던져 17승 7패 평균자책 3.20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가을 야구’에선 2경기에 등판해 8.2이닝을 던져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 7.27에 머물렀다.

와일드카드전 등판부터 꼬였다. 그레인키는 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와일드카드전에 선발 등판(3.2이닝 4실점)했으나, 4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어쩔 수 없이 토레이 로불로 감독은 선발 로비 레이를 불펜 투입하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들고 나왔다.

이는 레이의 이틀 휴식 후 등판이라는 악순환을 낳았다. 결국, 레이는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끝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물론 모든 것을 그레인키의 탓으로 돌릴 순 없으나, 일정 부분 ‘지분’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

이 때문에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이 더욱 중요했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친정팀’ 다저스 타선에 뼈아픈 홈런 2방을 얻어맞으며 5이닝 3실점에 그쳤다. 여기에 타선의 침묵까지 겹치면서 애리조나는 3전 전패를 기록, 허무하게 가을 야구를 마쳤다.

이에 LA 타임스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는 2014년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낸 매디슨 범가너를 거론하며 “그레인키가 범가너와 정반대의 행보를 걸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아울러 "과거 다저스 프리드먼 사장이 그레인키를 잡지 않은 건 완벽한 선택"이라는 강도 높은 의견마저 제기했다.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 야구에서 팀의 부진을 한 선수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다만 팀 내 최고 연봉자가 팀의 탈락 이후 눈총을 사는 것은 흔한 일이기도 하다. 비판의 소용돌이 휩싸인 그레인키가 다음 시즌 이를 만회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재열 기자 jungjeyoul1@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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