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 사바시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CC 사바시아(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베테랑'의 관록이 빛났다. CC 사바시아(37, 뉴욕 양키스)가 무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선보이며 3연패 위기에 몰렸던 양키스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동시에 포스트시즌 통산 10승까지 수확했다.

사바시아는 10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브롱크스에 위치한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8-1 완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양키스는 2패 뒤 첫 승을 신고하며 챔피언십시리즈 반격 기회를 잡게 됐다.

사바시아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21경기(선발 20경기)에 등판, 9승 5패 평균자책 4.46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양키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 두 차례 선발로 등판해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후 2014년부터 부상 등으로 하락세를 겪었지만, 사바시아는 올 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 3.69로 반등에 성공했다. 정규시즌에서의 부활을 바탕으로 사바시아는 올해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사바시아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 5차전에 선발로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 3.72를 기록했다. 소화했던 이닝이 도합 9.2이닝으로 많진 않았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진 않았다. 2차전에서는 5.1이닝 4실점(2자책), 5차전에서는 4.1이닝 2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이 걸린 5차전에서는 불펜 조기 투입 승부수로 다소 이른 시점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삼진을 무려 아홉 개나 솎아내며 클리블랜드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위로 찍어 누르는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 사바시아는 팀이 시리즈 전적 2패로 몰린 3차전에서 선발 임무를 맡게 됐다. 패한다면 시리즈 전적 3패로, 시리즈 스윕패 및 월드시리즈 진출 실패를 눈앞에 둬야하는 상황을 직면해야 했다.

그래도 기대를 걸어볼 만했던 점은 사바시아가 휴스턴 타자들을 상대로 강세를 나타냈다는 점이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사바시아의 휴스턴전 피안타율은 .193, 피OPS는 .648에 불과했다. 경험도 풍부한데다, 휴스턴 타자들을 상대로도 비교적 강세를 나타냈던 만큼 양키스로서도 사바시아의 호투를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었다.

첫 이닝부터 깔끔했다. 사바시아는 1회 조지 스프링어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알렉스 브레그먼, 호세 알투베를 나란히 삼진으로 잡고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카를로스 코레아(삼진), 율리에스키 구리엘(중견수 뜬공)을 범타로 정리한 뒤 에반 게티스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마윈 곤잘레스를 3구 삼진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 사이 토드 프레이저의 선제 3점 홈런(2회말)까지 터져 나왔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바시아는 3회초 아웃카운트 두 개를 따낸 뒤, 스프링어에게 볼넷, 브레그먼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2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코레아를 유격수 팝플라이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는데 성공했다. 이어 4회에는 공 일곱 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사바시아의 호투와 함께 양키스는 4회말 애런 저지의 3점 홈런 등을 포함, 대거 5점을 뽑아내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무려 8점을 지원 받은 사바시아는 5회 1사 1, 2루, 6회 2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노련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 없이 휴스턴 타선을 틀어 막는데 성공했다.

사바시아의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양키스는 사바시아의 호투와 함께 폭발한 타선의 힘을 앞세워 대승을 거두고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노쇠화, 하락세를 겪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사바시아는 베테랑의 관록을 빛내며 양키스의 반격에 앞장섰다.

국재환 기자 shoulda88@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