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바에즈(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하비에르 바에즈(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드디어 터졌다. 포스트시즌 20타수 무안타 침묵에 빠졌던 하비에르 바에즈(25, 시카고 컵스)가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벼랑 끝에 몰렸던 팀을 구해냈다.

바에즈는 10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 7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솔로 홈런을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바에즈의 활약과 함께 컵스는 3연패 뒤 첫 승을 신고하며, 시리즈 반격 기회를 잡게 됐다.

바에즈는 지난 시즌부터 컵스의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2016시즌 142경기에 출전한 바에즈는 타율 .273, 14홈런 59타점으로 팀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및 월드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는 145경기에 출전, 타율 .273, 23홈런 73타점으로 컵스의 2년 연속 지구 우승에 주역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의 활약을 포스트시즌에서는 이어가지 못했다. 바에즈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경기에 출전해 1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볼넷과 도루 한 개, 1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존재감은 미미했다. 컵스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라면 바에즈의 부활이 절실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의 침묵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계속됐다. 바에즈는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3경기에 출전했지만, 6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포스트시즌 누적 성적은 20타수 무안타, 출루율 .09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성적(타율 .265, 2홈런 8타점)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 사이 팀도 1-3차전을 내리 패하며 시리즈 전적 3패에 몰렸다. 한 경기만 더 진다면 챔피언십시리즈 4연패와 함께 '디펜딩 챔피언' 컵스의 시즌도 허무하게 막을 내릴 수 있었다.

벼랑 끝에서 맞게 된 4차전. 마침내 바에즈가 터졌다.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발휘했다.

2회말 1사 이후 윌슨 콘트레라스의 선제 솔로포가 터진 가운데, 바에즈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바에즈는 다저스 선발 알렉스 우드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들어온 너클 커브(시속 83.1마일)을 받아 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올해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콘트레라스, 바에즈의 홈런을 앞세워 컵스는 곧바로 이어진 3회초 코디 벨린저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한 점차로 쫓기게 됐다. 앞선 세 경기에서 모두 역전패를 당했던 컵스로서는 추가 득점이 절실했다.

바에즈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또 한 번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며 팀에게 달아나는 점수를 안겨줬다. 바에즈는 팀이 2-1로 앞선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섰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드를 상대한 바에즈는 초구에 들어온 체인지업(시속 83.3마일)을 헛쳤다. 그러나 2구째 들어온 체인지업(시속 84마일)을 통타, 또 한 번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바에즈의 연타석 홈런과 함께 리글리 필드는 뜨겁게 타올랐다. 홈런 두 방으로 앞선 여덟 경기의 부진을 씻어낸 바에즈는 미소를 지으며 홈 플레이트를 밟았고, 더그아웃에 들어온 뒤 관중들의 커튼콜에 화답하는 최고의 순간까지 만끽했다.

이후 바에즈는 세 번째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컵스는 바에즈의 연타석 홈런과 함께 벼랑 끝에서 맞이한 4차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리버스 스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앞선 여덟 경기에서 2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바에즈가 이날 경기의 영웅이었다.

국재환 기자 shoulda88@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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