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매든 감독(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조 매든 감독(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엠스플뉴스]

삼진 번복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시카고 컵스 조 매든 감독이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상황에서 삼진이 아닌, 안타가 나왔다면 클럽하우스를 속옷 차림을 뛰쳐 나갔을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매든 감독이 이끄는 컵스는 10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연타석 솔로 홈런을 작렬시킨 하비에르 바에즈, 6.2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제이크 아리에타의 활약을 앞세워 3-2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1-3차전을 내리 패했던 컵스는 이날 승리로 기적적인 리버스 스윕의 희망을 품어볼 수 있게 됐다.

컵스는 7회까지 윌슨 콘트레라스의 선제 솔로포, 바에즈의 연타석 솔로포를 앞세워 3-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8회에 위기가 찾아왔다. 8회초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가 저스틴 터너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었다. 흔들린 데이비스는 후속 타자 야시엘 푸이그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며 동점 위기에까지 몰렸다.

홈런 한 방이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 데이비스는 안드레 이디어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커티스 그랜더슨을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랜더슨이 짐 울프 구심에게 "배트에 공이 스쳤다"고 주장한 것이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 합의가 가능한지 물어봤다. 헛스윙, 또는 파울 여부는 챌린지 대상이 아니었지만, 심판진의 '리뷰'를 통해 판독이 가능한 문제였다.

일단 울프 구심은 그라운드의 심판진을 모두 불러 모았다. 하지만 리뷰는 없었다. 심판진은 자체적인 논의를 통해 그랜더슨의 헛스윙 삼진 판정을 파울로 번복했다.

경기의 승패, 그리고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인 순간. 가만히 있을 매든 감독이 아니었다.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온 매든 감독은 심판진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판정 번복은 없었다. 울프 구심은 격노한 매든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분위기가 다저스 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 다행히 데이비스는 그랜더슨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후속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체이스 어틀리를 삼진으로 잡고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어 9회 역시 실점 없이 정리하며 팀의 1점차 승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매든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판진의 설명이 결코 타당하지 않았다. 좀처럼 납득할 수가 없었다. 심판진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당시 상황은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논의 과정 자체가 끔찍했다. 판정이 번복된 뒤 데이비스가 그랜더슨에게 안타를 허용했다면, 속옷 차림으로 클럽하우스를 뛰쳐 나갔을 것이었다. 뒤바뀐 판정은 정말 형편 없었고, 용납할 수 없었다. 심판진이 어떤 소리를 들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소리가 공이 배트에 스친 소리였는지, 관중석에서 나온 소리였는지 어떻게 알 수 있었겠나. 팀이 이겨서 다행이지, 논의 과정은 정말 믿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분을 가라앉힌 매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바에즈, 아리에타를 칭찬했다. 매든 감독은 "바에즈가 정말 멋진 활약을 펼쳤다. 앞선 여덟 경기에서 2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4차전에서는 우리가 바라던 모습을 보여줬다. 기회를 잘 살렸고, 9회초에는 경기를 끝내는 병살타까지 안정적으로 잘 처리했다. 경기 내내 훌륭했다. 아리에타 역시 대단했다. 공의 무브먼트가 기가 막혔다. 내가 원했던 피칭을 제대로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잘 가져갔고, 커브,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좋았다. 마운드에서 오래 잘 버텨줬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회생에 성공한 컵스는 하루 뒤 리글리 필드에서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컵스에서는 호세 퀸타나, 다저스에서는 클레이튼 커쇼를 선발로 예고했다.

국재환 기자 shoulda88@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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