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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현의 다저스 칼럼] '1보 후퇴' 류현진, 감독의 신뢰도 흔들릴까

  • 기사입력 2017.06.12 13:00:08   |   최종수정 2017.06.13 14: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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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를 상대로 큰 아쉬움을 남긴 류현진(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신시내티를 상대로 큰 아쉬움을 남긴 류현진(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엠스플뉴스] 꾸준함은 선수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다. 류현진의 6월 12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전 등판은 이런 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완전히 굳혀야 하는 상황에서 다시 부진했다.

 

지난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 불펜 투수로 나서 4.0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던 류현진은 1일 다시 선발 투수로 나섰다. 상대는 역시 세인트루이스. 6.0이닝 3안타 볼넷 1개 1실점 호투였다. 

 

이어진 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7.0이닝 7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후 중요한 발표가 나왔다. 류현진에 이어 선발 등판했던 리치 힐과 마에다 겐타가 4이닝 피칭 후 교체됐고, 로버츠 감독은 신시내티와 홈 3연전을 앞두고 마에다가 불펜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알렉스 우드가 복귀함에 따라 누군가 한 명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야 했고 결국 마에다가 밀려났다. 로버츠 감독의 발표가 나오기 전에도 현지 분위기는 류현진은 안전하다는 쪽이었다. 힐과 마에다 둘 중 한 명이 불펜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는 5월 26일 구원등판을 계기로 만들어낸 반전 때문이었다. 당시 4이닝 피칭을 하는 동안 류현진은 앞선 7번의 선발 등판 경기들과 달리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보였고 안정적이었다. 다시 선발로 돌아와 던진 1일 세인트루이스전은 기록이 좋았지만 구위를 놓고 보면 6일 워싱턴전이 더 훌륭했다.

 

당시 내셔널리그 승률 1위 팀인 데다 브라이스 하퍼, 라이언 짐머맨, 대니얼 머피를 축으로 짜여진 강타선의 워싱턴은 버거운 상대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이날 패스트볼 구속(최고 94마일)과 구위도 올시즌 가장 좋았고 체인지업, 커브, 커터(슬라이더)도 본인의 의지대로 통했다. 하필이면 많지 않았던 실투가 홈런(2회 앤소니 렌던)으로 연결 됐고 4회 맷 위터스와 상대하면서 볼카운트 1-1 이후 연속 패스트볼 4개를 고집한 것이 아쉬웠을 뿐이다.

 

아쉬운 후퇴

 

 

이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믿고 마에다를 불펜으로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에다의 불펜행이 발표되고 바로 첫 선발 등판이던 12일 신시내티전에서 류현진은 5회도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은 피홈런 3개로 4회까지 4점을 내줬다. 다저스가 2-4로 추격한 4회 말 2사 1루에서 류현진 타석이 되자 대타 프랭클린 구티에레스가 나왔다. 이미 교체가 확정되었던 듯 불펜에서는 다음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이 준비를 마쳤고 9번 타순이었던 류현진은 1사 후 7번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도 덕아웃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결국 류현진은 이날 4.0이닝 동안 6안타 4실점(4실점)했다. 시즌 두 번째로 한 경기에 홈런 3개를 허용했다. 탈삼진은 5개. 시즌 평균자책점은 이제 4.42로 나빠졌다. 1일 세인트루이스전을 마치고 3점대에 진입했으나 연속 4실점 경기가 이어지면서 이렇게 됐다. 주목할 점은 투구수다. 류현진은 교체시점까지 68개를 던지고 있었다. 바로 앞선 등판에서 102개를 던져 시즌 처음 100개를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최소한 5회, 아니면 6회도 가능한 투구수 였다. 그럼에도 로버츠 감독은 일찌감치 교체를 단행했다.

 

이유는 우선 로스 스트리플링의 존재다. 스트리플링은 5일 밀워키전에서 1이닝(19개)를 던진 후 등판이 없었다.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3이닝 정도는 무리가 아니었다. 두 점 차면 스트리플링이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을 경우 후반 역전도 노려볼 수 있었다(스트리플링은 다저스가 5회 체이스 어틀리의 홈런으로 3-4까지 점수차를 좁히자 바로 3점을 내줬다).

 

또 하나의 이유는 당연히 류현진이다. 투구수와 관계없이 이날 구위로는 더 이상 버티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어렵게 쌓아 놓았던 신뢰가 흔들렸다는 의미다.

 

류현진의 12일 부진이 시즌 초반 경기들 보다 더 아쉬운 것인 것은 잘 나가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불펜으로 나와서 잘 던지기 전 선발 등판 경기들은 ‘수술 복귀 후 과정’이라는 것으로 대부분 설명이 가능했고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6일 워싱턴전에서 보였던 구위가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꾸준히 좋아지는 상황이 아니라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12일 경기에 앞서 로버트 감독은 10일 신시내티전에 구원 등판해 4이닝 1실점 세이브를 따냈던 마에다에 대해 “15일이나 16일쯤 등판 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다저스는 경기가 없고 현재 로테이션 대로면 15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은 브랜든 매카시, 16일은 리치 힐이 나올 순서다. 현지 미디어 관계자들은 마에다가 이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 10일처럼 불펜에서 대기하다 조기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커터

 

신시내티전서 신무기 커터를 많이 활용한 류현진.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신시내티전서 신무기 커터를 많이 활용한 류현진.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류현진은 1일 세인트루이스전을 마친 뒤 자신의 커터에 대해 언급했다. 2014시즌에 던졌던 고속 슬라이더와 달리 이제는 커터를 던진다는 이야기였다. 12일 등판 전까지 PITCH f/x에는 슬라이더로 표시되고 다저스를 중계하는 오렐 허샤이저도 커터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대략 85-88마일 대의 구속을 보이면서 궤적 역시 커터인 볼을 던졌다. 1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커터를 자주 구사해서인지 포심 패스트볼의 로케이션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많이 형성 됐다. 본인도 이를 의식한 듯 6일 워싱턴전에서는 패스트볼이 다시 낮게 들어갔고 그만큼 커터 사용 빈도도 많지는 않았다(이날 총 투구수 102개 중 10개가 커터였다).

 

12일 신시내티를 상대하면서 류현진은 초반부터 커터(이날부터 FITCH f/x에도 커터가 표시됐다)를 많이 활용하는 플랜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1회 볼 구성이 그랬다. 패스트볼 4개에 커터 2개를 던졌다. 나머지는 체인지업 3개, 슬라이더 2개, 커브 1개였다. 결과도 좋아서 삼자범퇴. 12개를 던지고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았다.

 

문제는 2회였다. 선두타자 애덤 듀발에게 패스트볼을 던지다 홈런을 허용했던 류현진은 이어서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커터였다. 이어 스캇 셰블러에게도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1-0에서 역시 커터를 던졌고 장타가 나왔다. 다음 타자 호세 페라자가 초구를 겨냥해 만들어낸 중전 안타는 패스트볼이었다.

 

이후 류현진은 2회 3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커터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다시 커터가 나온 것은 3회 1사 후 애덤 듀발에게 던진 2구째였다. 다음 타자 수아레스에게도 커터로 범타를 유도한 것에 자신이 붙었는지 4회에는 더 많은 커터를 던졌다. 하지만 결정구는 되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이 12일 던진 13개의 커터는 1홈런, 1안타와 3개의 범타를 유도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더욱 완벽한 무기로 다듬을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커터가 류현진의 신무기로 얼만큼의 효과를 발휘할지 단정적인 판단은 힘들다. 다만 한 가지 살펴야 할 것은 있다. 바로 패스트볼이다. 류현진이 이날 허용한 홈런 3개는 패스트 볼 2개와 커터에서 나왔다. 3회, 4회에는 구위에 자신이 없었는지 패스트볼은 각각 2개 씩을 던지는데 그쳤다. 문제는 커터의 위력을 더하기 위해서라도 패스트볼의 구위가 12일 보다는 좋아져야 한다는 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브랜든 매카시를 보면 된다. 올시즌 매카시가 10경기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3.28로 지난해 10경기(선발 9경기) 평균자책점 4.95에 비해 훨씬 좋은 모습인 것도 패스트볼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포심 패스트볼, 싱커(투심 패스트볼), 커터가 모두 비슷한 구속으로 들어오면서 타자 근처에서 서로 다른 궤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만큼 효과적인 피칭이 가능해 졌다.

 

12일 류현진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0마일에 그쳤고 구위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커터의 효과를 위해서도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이날보다는 더 좋아야 한다.

 

■ 류현진 6월 12일 신시내티전 이닝별 구종

 

 

영파워로 대역전승 잰슨 200세이브

 

 

다저스는 이날 7회까지 3-7로 뒤졌지만 8회 모두 6점을 빼내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신시내티와 홈 3연전을 다 쓸어 담았다. 두 명의 영파워가 돋보였다.

 

우선 예상보다 빨리 빅리그에 올라와 기대보다 더 잘하고 있는 코디 벨린저. 0-3으로 뒤지던 2회 무사 2루에서 신시내티 선발 팀 애들먼에게 2점 홈런을 빼앗았던 벨린저는 8회 1사 후 다시 솔로 홈런을 날렸다. 신시내티 구원 투수 오스틴 브라이스의 4구째 싱커(볼카운트 2-1)을 강타해 중월 홈런으로 시즌 15호째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루키 애런 저지가 연일 홈런포를 터트리면서 시즌 21개로 메이저리그 홈런 더비에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내셔널리그 루키 홈런 1위는 벨린저다. 벨린저는 이날까지 3번째 멀티홈런 경기를 만들어내 몰아치기 능력도 보여줬다.

 

전날 9회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고교 시절 포함해서 어떤 수준에서도 끝내기 안타를 날린 적이 없다”고 말해 이것이 더 놀라웠던 코리 시거가 이번에는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날렸다. 스윕을 막기 위해 신시내티가 8회 1사 1루서 조기 투입한 마무리 투수 라이셀 이글레시아스가 희생양. 연속 볼넷 3개로 밀어내기 득점에 성공, 5-7까지 점수차가 좁혀진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시거는 초구 체인지업을 강타 외야 펜스 중앙을 넘겼다. 이틀 연속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되면서 스타 플레이어로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글레시아스는 전날까지 시즌 평균 자책점이 0.57이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은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내고, 개인 통산 200세이브째를 올렸다. 이미 다저스 선수로는 에릭 가니에를 넘어 최다 세이브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잰슨은 메이저리그 사상 49번째로 200세이브 달성 선수가 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지막 수아레스의 플라이볼을 잡았던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가 이 볼을 그대로 관중석에 던져버렸다는 점이다.

 

글 : 박승현 MBC SPORT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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