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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뉴스 : Sports & Entertainment

 

[박은별의 MLB Live] 김현수의 반등 원동력? 기회와 분위기!

  • 기사입력 2017.09.07 13:00:19   |   최종수정 2017.09.07 13: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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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에게 장난을 거는 필라델피아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김현수에게 장난을 거는 필라델피아 선수들(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엠스플뉴스]

 

| 트레이드가 되고서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김현수(30·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새로운 팀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을까.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김현수는 젊은 팀 동료들의 도움으로 예상보다 빨리 팀에 녹아들고 있다. 늘어난 기회와 보다 편안해진 팀 분위기 속에서 김현수. 과연 남은 시즌 동안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팀을 옮긴 첫날, 어색한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김현수에게 새 팀 분위기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더 겪어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엄청 편해요. 분위기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는 다른 부분이 있어요."

 

팀을 옮긴 지 하루도 되지 않았던 김현수는 팀 분위기를 매우 편안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김현수가 팀에 합류하기 전날,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김현수보다 먼저 만났던 피터 맥캐닌 필라델피아 감독은 기자에게 "김현수를 위해 '안녕', '환영' 등 한국어 인사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김현수가 트레이드 중심에 있던 선수가 아니었는데도 맥캐닌 감독은 김현수에게 다정하게 다가왔고, 한국 취재진에게도 살갑게 대했다.

 

또 맥캐닌 감독은 이례적으로 경기 하루 전, 선발 출전 소식을 직접 김현수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트레이드로 정신없을 김현수에게 트레이드 후 첫 경기를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려던 맥캐닌 감독의 배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김현수는 "(하루 먼저 스타팅 소식을 알려준 건) 메이저리그에 와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감독의 배려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선수가 아닌 이상 팀 사정과 분위기를 전부 알기 어렵다. 다만, 미국 현지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겪어 본 필라델피아 팀 분위기는 김현수가 말한 그대로다. 팀에 합류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김현수에게서 그동안 볼 수 없던 다양한 표정과 미소를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라델피아에서 피츠버그의 향기가 난다? 

 

김현수의 적응을 돕고 있는 블랑코(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김현수의 적응을 돕고 있는 블랑코(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필라델피아 팀 분위기는 강정호가 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비슷하다. 두 팀의 공통점은 남미 출신 선수가 많다는 것. 점잖은 미국 선수들에 비해 남미 선수들은 감정 표현에 인색하지 않다. 장난도 많이 치고, 늘 흥이 넘친다. 

 

피츠버그가 그랬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 건 강정호 본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분위기를 재미있게 잘 이끈 동료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필라델피아에서 스페인어 통역을 담당하는 홍보팀 직원은 "한국어 통역은 한 명의 선수만 담당하면 된다. 그러나 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선수들을 따라다녀야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만큼 필라델피아는 남미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팀이다. 9월 1일 메이저리그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가운데 남미 출신만 13명이다. 이 선수들 대부분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주전 선수들이다. 

 

필라델피아가 세대교체로 팀 구성원이 모두 젊다는 건 볼티모어완 다른 점이다. 김현수는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 중심 선수들이 더 재미있게 팀 분위기를 이끌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에서 김현수와 가깝게 지냈던 아담 존스, 마크 트럼보는 김현수보다 나이가 많았다. 절반에 가까운 선수들이 베테랑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에서 김현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5명 정도에 불과하다. 김현수가 보다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볼티모어 팀 분위기가 나빴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현장에서 봤을 때 볼티모어 선수들은 항상 점잖고 조용했다. 그라운드에 서면 야수로 변하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짓궂게 장난을 치는 선수들은 거의 없었다. '프로'라는 무게감을 잘 아는 이들이었다.

 

새 팀에게 빠르게 적응한 김현수 

 

김현수(사진=엠스플뉴스) 김현수(사진=엠스플뉴스)

 

트레이드 후 한 달이 지나 만난 김현수는 필라델피아 선수들과 부쩍 친해져 있었다. 트레이드 초반엔 선수들이 김현수에게 다가갔다면, 이젠 김현수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치고, 말을 건넨다. 

 

김현수에게 가장 많이 다가가는 선수는 안드레스 블랑코, 호르헤 알파로, 오두벨 에레라다. 김현수와 대화도 많이 하고, 짓궂은 장난을 가장 많이 주고받는 이들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김현수와 적극적인 스킨십을 하는 건 물론이고, 6일 훈련 땐 김현수의 신발을 벗겨 멀리 던지는 장난을 치기까지 했다. 

 

이에 질세라 김현수도 블랑코의 방망이를 뺏어 관중석에 갖다 놨다. 심지어 그의 휴대전화를 클럽하우스에 들고 와 땅에 묻는 식의 장난도 쳤다. 김현수의 행동에 동료 선수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트레이드 초반 김현수는 팀에서 어떤 선수와 대화를 많이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통역"이라고 답했었다. 지금은 다르다. 

 

이제 통역이 김현수의 옆을 지키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아무래도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남미 선수들과의 대화가 영어권 선수들을 상대할 때보다 부담 면에선 덜 할지 모른다. 김현수는 농담도 섞어가면서 자유롭게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의 표정을 보면 확실히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와 달라진 느낌이다.

 

에레라는 "김현수가 나와 비슷해서 좋다. 쑥스러움이 많긴 한데 또 경기할 때는 집중력이 좋은 선수다. 우리의 좋은 팀메이트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편안한 팀 분위기와 늘어난 기회, 김현수 반등 시작됐다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을 야구 관계자들에게 물으면 늘 같은 답이 돌아온다. '적응'이다.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얼마만큼 팀 분위기에 빨리 녹아들고, 한국 야구와 문화에 적응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김현수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필라델피아의 팀 분위기가 중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볼티모어 때보다 출전 기회를 더 받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김현수에겐 긍정적인 대목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뛴 4달 동안 125타수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에 비해 필라델피아에선 한 달 만에 절반이 넘는 기회(72타수)를 받았다.   

 

김현수는 팀을 옮긴 후 스트레스를 덜었다. 김현수는 "야구 못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게임에 나가지 못해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며 "일주일에 한 번 게임에 나갈 때보다 (지금이) 기분은 좋다. 게임에 계속 나가다 보니 투수와 상대하는 면이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과 분위기 덕분일까. 김현수는 이적 초반 부진을 딛고 반등의 바탕을 만들고 있다. 8월 31일 선발 출전한 경기에선 올 시즌 처음으로 멀티 장타를 기록했고, 9월 1일엔 결정적 호수비로 팀 승리를 도왔다.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김현수는 보란 듯이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그 가운데 2경기에선 멀티안타를 기록했다. 

 

사실 젊은 유망주 육성에 초점을 둔 필라델피아로선 김현수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현수 개인으로선 적은 기회 속에서라도 반전을 보여줘야 한다. 그게 FA를 앞둔 선수의 운명이다.

 

김현수는 두 달 전 내년 시즌 거취를 묻는 말에 "몸값을 떠나 미국에서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생각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그는 여전히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다.

 

김현수는 누구보다 '도전'이라는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과연 김현수가 필라델피아의 달라진 팀 분위기 속에서 남은 한 달 동안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박은별 기자 star8420@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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