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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뉴스 : Sports & Entertainment

 

[박승현의 다저스 칼럼] '최악부진' 다저스, 이젠 감독이 능력 보여줄 때

  • 기사입력 2017.09.09 07:00:13   |   최종수정 2017.09.08 17: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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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이닝 4실점을 기록한 커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3.2이닝 4실점을 기록한 커쇼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마지막 둑도 무너졌다. 다저스가 9월 8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1-9로 패하면서 7연패의 수렁으로 들어갔다. 2013년 5월 이후 처음 7연패다. 최근 13경기서 1승 12패다. 

 

8일 패배의 충격이 큰 것은 마지막 방패 클레이튼 커쇼를 내세우고도 대패를 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커쇼는 1회 아웃 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놀란 아레나도에게 3점 홈런을 내줬다. 3.2이닝 동안 6안타 볼넷 3개로 4실점 패전. 12연승이 끝나면서 17경기 만에 첫 패배(시즌 3패째)를 당했다.

 

 

콜로라도전 직전 ‘MLB.COM’은 상심한 다저스팬을 위로하기 위한 기사를 게재했다.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 우승팀이 당해 시즌 겪은 연패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긴 이야기는 빼고 간단한 수치만 전재한다.

 

■연패

 

200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8연패(2회, 7월 28일~8월 5일, 6월 21일~6월 28일)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7연패(6월 11~6월 18일)

 

2010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7연패(6월 27일~7월 3일)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 7연패(8월 13일~8월 21일)

 

2000년 뉴욕 양키스 - 7연패(9월 26일~10월 2일)

 

■15경기 구간 성적

 

2000년 뉴욕 양키스 - 2승 13패(9월 18일~10월 2일)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3승 12패(6월 14~6월 30일)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3승 12패(6월 11일 ~6월 27일)

 

200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3승 12패(6,7월 2회)

 

2002년 LA 에인절스 - 3승 12패(4월 9일~4월 24일)

 

■20경기 구간 성적

 

2016년 시카고 컵스 - 5승 15패(6월 21일~7월 10일)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5승 15패( 6월 중순~7월 초까지 여러구간)

 

2000년 뉴욕 양키스 - 5승 15패(9월~10월 여러 구간)

 

위로가 되시는가.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2000년 뉴욕 양키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팀들은 일찌감치 홍역을 치르고 포스트시즌에는 기운을 차린 다음 임했다.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맞이한다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 그런데 남아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다저스 야구에 걸었던 기대

 

다저스의 선발 투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저스의 선발 투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올시즌 다저스 야구를 지켜보면서 만약 이들이 성공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의미 있는 획을 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거칠게 말해 메이저리그는 ‘선수 구성 = 단장, 선수 운용 = 감독’으로 역할을 구분 짓는다. 감독은 프런트가 제공하는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하고 경기에서 작전을 구사한다. 하지만 다저스, 특히 2017시즌의 다저스는 이런 거친 구분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선발 라인업은 매치업에 따라 달라진다. 불펜도 켄리 잰슨을 제외하면 순서가 없다. 저스틴 터너, 코리 시거 등 극 소수를 제외하면 수비에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다. 수비위치는 매 타석마다 사전에 준비해 둔 표에 의거한다.’

 

위와 같은 다저스 야구를 보면서 이 모든 일에 앞서 데이터가 감독에게 제공되고 이를 검토한 감독이 자신의 주관적 견해와 합리적인 타협을 거쳐 결론을 내리는 구조는 상상하기 어렵다.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직접 자기 손으로 작성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프런트에서 마련한 데이터가 선수 운용을 결정하는 구조로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다시 말해 2017시즌 다저스 야구는 선수단 구성 뿐 아니라 선수 운용, 게임 플랜까지 프런트의 영역이 (데이터를 통해)훨씬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말 그대로 ‘프런트 야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만약 이게 성공을 거둔다면 브루스 보치, 마이크 소시아, 벅 쇼월터, 네드 요스트 등 보다 아날로그적인 감독들의 ‘설자리’가 줄어들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세돌이 알파고와 첫 판을 둘 때 특히 사전 포석 단계에서 모든 해설 기사들이 바보가 됐다. 알파고의 딥 러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지 못했던 프로기사들은 “저건 말이 되지 않는 수”라거나 “저런 수를 놓는 것을 보면 아직 인공지능은 멀었다”는 등의 해설을 내놨다. 그렇게 말도 되지 않는 수를 놓았는데도 이세돌은 중반을 지날 때까지(그리고 끝까지)우세를 확보하지 못했다(완착 하나가 승패를 가르는 게 프로기사의 바둑이다). 

 

이미 수십만 판을 혼자 두면서 알파고는 ‘돌의 효용’과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착점’이라는 면에서 인간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바둑판 중앙을 알파고는 확률이라는 숫자의 세계로 파악해 놓았던 셈이다.

 

아쉽게도 다저스 프런트가 생산하는 데이터는 알파고와 같은 ‘딥 러닝’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바둑 돌은 162판을 두어도 지치지 않지만 야구는 인간이 하는 경기라는 차이까지 학습해 내는).


야구 데이터의 ‘한계’

 

다저스의 선수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저스의 선수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 시거는 지난해 유격수로 UZR 10.6을 기록했다. 193CM의 장신이라서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3루수로 가야 한다는 세칭 전문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수비였다. 올해는 하지만 6.9로 떨어졌다. 유격수로 1,006.0이닝을 뛰고 실책 10개. 지난해는 1,345.0이닝에서 18개를 기록했다. 이닝 대비 실책 숫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평범한 타구도 놓지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노출했다. 이유는 시범경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스프링캠프서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시범경기 출장도 3경기에 그쳤을 뿐 아니라 체력적으로 시즌 준비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시거가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때까지 팀이 치른 129경기 중 119경기에 출전했다.

 

저스틴 터너는 지난해 622타석을 소화했다. 200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이었다. 다저스로 이적한 2014년부터 타격에 새로 눈을 떴지만 출장 기회는 제한됐다. 2014년 322타석, 2015년 439타석이었다. 이유는 무릎 때문이었다. 3,4경기 출장 후 꼭 휴식이 필요했다. 2015시즌을 마친 뒤 관절경 수술을 받은 터너는 지난해 전 시즌 보다 200타석 가까이 더 들어섰다. 올시즌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DL에 올라간 기간이 있기는 했지만 9일까지 470타석을 소화했다. 작년에 비해서는 모자라지만 이미 2015년의 타석수를 넘어섰다.

 

8월 이후 터너는 33경기(선발 31경기)에서 타율 .261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외야 쪽으로 타구는 보내고 있지만 수비수 정면으로 가는 잡기 좋은 타구가 훨씬 더 많다. 지쳤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크리스 테일러. 2014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47경기를 뛰었던 것이 이전의 커리어 하이였다. 올해는 121경기를 뛰었다. 그것 만으론 부족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생전 외야로 간 적이 없던 선수를 좌익수, 중견수로 돌리더니 시거가 부상 당한 후에는 유격수 - 중견수를 하루거리로 오가고 있다. 수비부담이 가장 큰 위치만 옮겨 다니느라 테일러의 타율과 출루율도 점점 내려가는 중이다. 8월은 .286/.370이었고 9월에는 .259/.259가 됐다. 스피드, 타구 판단, 송구 능력은 측정 가능하더라도 심리적인 부담은 데이터의 영역이 아니다.

 

알파고는 지치지 않는 바둑돌로 수십만 판을 두며 학습할 수 있었지만 야구의 데이터가 유의미한 변화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선수가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허다한 다저스의 문제점을 두고 하필 세 선수만 지목해 기술한 것은 코디 벨린저와 함께 이들 셋이 다저스 공격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부진과 부상으로부터 다저스의 슬럼프가 시작 됐기 때문이다.

 

감독의 아날로그적 관리 필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도 왜 바둑이며 알파고 이야기까지 꺼내나 궁금해 하실 줄 안다. 이제부터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역할이다. 지금이야 말로 로버츠 감독이 매니저로서 능력을 보여줄 때다. 주어진 데이터를 충실하게 받아들이는 감독이 아닌 아날로그형 감독으로서 역할이다.

 

왜 잘나갈 때 일찌감치 터너나 시거를 쉬게 하지 못했나. 꼭 테일러에게 수비 부담을 지워야 했나. 6명이 경쟁하는 선발진은 어땠나. 이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무엇을 했나. 꼭 올스타전 출전까지 포기하면서 커쇼가 한 번 더 등판 했어야 했나. 부진한 커티스 그랜더슨은 벤치에 앉히든지 아니면 하위 타선에 처박아 놓을 순 없었나. 프런트가 데려온 로건 포사이드에게 기회를 더 주면서 체이스 어틀리는 꼭 어려운 상황에만 기용해야 했나. 맘에 드는 불펜으로 필승조를 구성할 순 없었나. 왜 다저스에는 패전 처리 투수가 없나 등등 로버츠 감독을 향한 ‘아날로그적 질문’ 은 수도 없이 나올 수 있다.

 

대부분 이미 지난 일이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로버츠 감독에게 남겨진 아날로그적 역할이 여전히 있다. 데이터가 아닌 인간으로서 선수 관리다. 휴식과 동기부여, 승부사로서 결단 등으로 요약 될 수 있는 역할 말이다.

 

마지막으로 다저스 팬들을 위한 이미 알려진 소식 하나 더. 시거가 9일 선발 라인업에 돌아온다. 올해 시거가 뛴 경기에서 다저스는 82승 33패를 거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0승 15패였다.

 

글: 박승현 MBC SPORT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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