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2017시즌 추신수의 가을 부진과 이대호

추신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추신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엠스플뉴스]

 

 추신수(35, 텍사스 레인저스)는 가을에 잘한다.

 

 그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추신수의 통산 전반기 성적은 타율 .265 출루율 .372 장타율 .432다. 하지만 8월이 되면 추신수 통산 타율 .284 출루율 .371 장타율 .446으로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러다 이윽고 9월이 되면 통산 타율 .314 출루율 .414 장타율 .516 wRC+(조정 득점창출력) 152을 기록하는 괴물로 변신하는 것이다.

 

 추신수의 9월 성적은, 현역 최고의 타자 가운데 한 명인 조이 보토의 통산 성적(타율 .313 출루율 .428 장타율 .541 wRC+ 158)과 흡사하다. 보토가 메이저리그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고려한다면 그동안 추신수의 9월 성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다. 그리고 2015년은 추신수의 이런 막판 분전이 가장 돋보이던 한 해였다.

 

 2015시즌 전반기까지 추신수는 타율 .221 OPS .689에 그치는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8월 들어 타율 .274 OPS .847을 기록하며 살아나더니, 9월에는 타율 .387 OPS 1.113(같은 기간 전체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그 덕분에 타율 .276 22홈런 82타점 OPS .838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3.6승이란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끝마칠 수 있었다.

 

추신수의 통산 월별 성적

 

[4월] 타율 .269 출루율 .394 장타율 .425

[5월] 타율 .269 출루율 .377 장타율 .441

[6월] 타율 .263 출루율 .361 장타율 .421

[7월] 타율 .265 출루율 .356 장타율 .445

[8월] 타율 .284 출루율 .371 장타율 .446

[9월] 타율 .314 출루율 .414 장타율 .516

[전반기] 타율 .265 출루율 .372 장타율 .432

[후반기] 타율 .294 출루율 .387 장타율 .470

 

 한편, 2017시즌 8월 말 추신수가 보인 활약은 팬들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던 2015년 반전 스토리를 다시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추신수는 8월 20일(한국시간)부터 31일까지 타율 .375 OPS 1.013을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9월에 유난히 잘했던 추신수이기에, 많은 이들은 그가 개인 통산 최다 홈런(22개)을 비롯한 각종 기록을 갱신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팬들의 달콤했던 희망은 추신수가 9월 한 달간 타율 .244 OPS .771에 그치며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추신수가 시즌 전체 성적에 비해 9월 성적이 나빴던 것은 2016시즌을 제외하곤 처음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대체 2015년 추신수와 2017년 추신수 사이에는 대체 어떤 차이가 있었기에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을까.

 

 지금부터 그 차이점을 살펴보자.

 

2017시즌 몸쪽 낮은 코스 상대 타율 .000

 

[그림1] 2017시즌 추신수의 구획별 타율(왼쪽)과 타구 속도(오른쪽). 포수 시점이며, 타구 속도 단위는 마일이다. 몸쪽 낮은 코스에서 안타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림1] 2017시즌 추신수의 구획별 타율(왼쪽)과 타구 속도(오른쪽). 포수 시점이며, 타구 속도 단위는 마일이다. 몸쪽 낮은 코스에서 안타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지난해 추신수의 가장 큰 약점은? 정답은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변화구다. 미국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스트라이크 존을 9개로 나눴을 때 존 정중앙부터 바깥쪽 높은 코스의 공에는 매우 강했던 반면, 몸쪽 낮은 코스의 공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그림1).

 

 그 탓에 바깥쪽 공을 상대로 강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타구 속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추신수가 몸쪽 3개 구획에 들어온 공을 쳤을 때 타구 속도는 평균 81.6마일(131.3km/h)에 그쳤다(MLB 평균은 142.7km). 이는 나머지 코스에서 기록한 90.9마일(146.3km/h)에 비해 15.0km/h나 느린 수치다.

 

[그림2] 2015시즌 추신수의 구획별 타율(왼쪽)과 타구 속도(오른쪽). 포수 시점이며, 타구 속도 단위는 마일이다.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코스를 가리지 않고 잘 쳤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림2] 2015시즌 추신수의 구획별 타율(왼쪽)과 타구 속도(오른쪽). 포수 시점이며, 타구 속도 단위는 마일이다.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코스를 가리지 않고 잘 쳤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반면, 2015시즌에는 달랐다. 2015시즌 추신수는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빠져나간 공을 안타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없었지만, 적어도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대해선 코스를 가리지 않고 잘 쳤다. 이는 엄지손가락에 공을 맞은 이후 오랫동안 그를 괴롭혔던 몸쪽 코스를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전체적인 타격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점이 이런 차이를 불러왔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몸쪽 공을 칠 때의 타격 메커니즘을 알 필요가 있다.

 

2017년 중반 몸쪽 공 상대 약점을 극복한 이대호의 비결은?

 

2010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동갑내기 이대호(왼쪽)와 추신수(오른쪽), 가운데는 김태균(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0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동갑내기 이대호(왼쪽)와 추신수(오른쪽), 가운데는 김태균(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투수는 몸쪽 공을 던져야 산다는 말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타자가 가장 치기 어려운 코스가 몸쪽 공이란 얘기도 된다. 타이밍이 빠르면 파울이 되고, 조금만 늦어도 방망이 안쪽에 맞아 '먹힌 타구(느린 타구)'가 된다. 다른 코스에 비해 팔을 쭉 펴서 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허리 회전을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타격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타자가 나이가 먹을수록(몸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가장 먼저 쇠퇴하는 게 몸쪽 공 대처 능력이다. 신체 능력에 민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한국에도 있었다. 바로 추신수의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35)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지난해 KBO리그에 복귀한 이대호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가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졌다.

 

 몸쪽 공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반사신경이 떨어지고, 등 통증으로 인해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한편, 몸쪽 공에 대처가 되지 않다 보니 스트라이크가 아닌 공에도 방망이를 휘두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이대호는 7월 한 달간 타율 .259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이대호가 기록한 가장 낮은 월간 타율이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조원우 롯데 감독의 조언을 듣고 몸쪽 공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 방법이란 게 단순했다. 바로 타석에서 조금 떨어져서 서는 것이다. 그러자 몸쪽 공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대호의 타격감은 곧 회복됐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타석에서 약간 떨어져서 이전보다 바깥쪽 공을 치기는 조금 어려워졌지만 몸쪽 공은 확실히 치기가 쉬워졌다"고 밝혔다.

 

 이렇게 타격감을 회복한 이대호는 남은 8, 9월 동안 타율 .302 15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2017년 타율 .320 34홈런 111타점 OPS 0.925로 성공적인 복귀 첫 시즌을 보냈다.

 

추신수, 지금은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

 

 

 

 이대호는 몸에 맞는 공을 유난히 자주 맞는 타자 가운데 한 명이다(통산 사구 144개 KBO리그 역대 8위). 몸집이 큰 이유도 있지만, 주된 원인은 타석에 붙어섰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타석에 붙어서도 별로 문제가 안 됐다. 아니, 오히려 몸쪽 공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뽐냈다. 왜냐하면, 국내 타자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유연한 허리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이대호도 나이가 들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지자 몸쪽 공을 상대로 잠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는 추신수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추신수는 이대호와 동갑일 뿐만 아니라, 타석에 붙어 서는 것도 닮았다(2005~2017시즌까지 사구 122개 같은 기간 MLB 전체 8위). 그 때문에 좌완 조나단 산체스를 상대로 엄지에 사구를 맞아 뼈가 6조각 나는 사고도 있었다.

 

 그래서 꽤 오랫동안 좌투수의 몸쪽 공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15년 결국 멋지게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올해 다시 몸쪽 공에 약점을 보이는 것은 예전처럼 좌투수 트라우마라기보다는, 나이 또는 부상으로 인한 것일 확률이 높다. 이때 이대호가 했었던 '타석에서 조금 떨어져서 서기'는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추신수에게도 해법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KBO리그와 추신수가 뛰는 MLB는 투수들의 수준이 다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km/h을 넘는 투수가 4명 밖에 없는 KBO리그와는 달리, MLB는 149.3km/h가 '전체 평균 구속'이다. 따라서 타석에서 조금 떨어져서 선다고 이대호가 그랬던 것처럼 타격 성적이 반드시 좋아지라는 법은 없다. 몸쪽으로 붙어서 오는 공의 속도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반등을 위해선 어떤 것이든 변화를 시도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거두고 있는 성적만으로는 '먹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추신수의 패스트볼 상대 타율 변화

 

[2013] 타율 .362

[2014] 타율 .262

[2015] 타율 .323

[2016] 타율 .298

[2017] 타율 .331

[통산] 타율 .328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추신수는 이런 MLB 투수들의 빠른 구속에도 불구하고 2017시즌 패스트볼(포심+투심) 상대 타율이 .331(85안타/257타수)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는 '패스트볼 킬러'로 불리던 추신수의 반응 속도가 여전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부분 코스에서 메이저리그의 패스트볼 구속 자체는 큰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오직 하나, 바로 몸쪽 공이다.

 

 과연 2018시즌 추신수는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몸쪽 공 상대 성적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달려있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0


  • 새로고침
  • 도움말
    Best 댓글
    공감 투표 비율이 높은 댓글입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감수가 증가하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 예고없이 제외 될 수 있습니다. 레이어 닫기

추천영상

엠스플 TOP뉴스

HOT 포토더보기

"꽃보다 예뻐" 나연, 여친짤 대방출 '청순+러블리'

"탱구 선배님" 태연, 유리 대기실 응원 '12년차 특급 우정'

'이 분위기 유지 부탁해' 우주소녀, 눈빛 자체가 시크미 (영상)

'깜짝 선물' 프로미스나인, 강렬한 레드 컬러의 'LOVE BOMB' (영상)

'99년생 핫루키' 치어리더 박현영, 파란피의 베이글녀

"모로코에서의 생일"수지, 오늘(10일) 생일 맞아 '애교 꽃받침'

"매력 한 가득"…드림캐쳐, '커튼톡' 17금으로 만든 섹시 본능 (포토)

"막내의 성숙미"…에이핑크 오하영, 학다리 각선미

"독보적인 아우라"…블랙핑크 제니, 프랑스 접수한 비주얼

'운동복도 퍼펙트' 김사랑, 민소매+레깅스로 뽐낸 '완벽 뒤태'

이전으로 다음으로
최신 무료 만화 더보기

온라인 설문

93.4%
2018 MLB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