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6인 로테이션에 도전하는 에인절스, 그리고 오타니

오타니 쇼헤이(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오타니 쇼헤이(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엠스플뉴스]

 

14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 감독 마이크 소시아는 현지 인터뷰를 통해 2018시즌 개막전부터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23)를 영입할 때부터 나왔던 얘기지만, 에인절스가 공식적으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선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 메이저리그의 선발진 운영은 다섯 명의 투수가 순서대로 등판하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이 기본이다. 중요한 일정일 땐 4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거나 체력 관리를 위해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기도 하지만, 일시적인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대적인 투수 운용의 기본 개념(라루사이즘)이 정립된 1980년대 후반부터 5인 선발 로테이션은 성적과 부상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이상적인 체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와 국내를 막론하고 에인절스의 6인 선발 로테이션 도입은 오타니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간 6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던 결과가 대부분 좋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이해가 안 가는 반응은 아니다.

 

지난 2012년 8월 15일 MLB.com 칼럼니스트 테렌스 무어는 '6인 로테이션이 위험한 트랜드가 되어가고 있다'란 글에서 6인 선발 로테이션이 지닌 단점을 열거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무어는 "보통은 4일간 쉬는 투수들이 하루 더 쉬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다. 불펜 과부하 문제도 있다.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기 위해선 구원 투수나, 백업 야수 중 한 명을 빼야 한다. 우리가 아는 한 그것은 마치 오존층에 난 구멍처럼 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일 넘게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 프레디 곤잘레스의 운영을 '광기(insanity)'이자,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지금 메이저리그 환경과 2012시즌 메이저리그 환경은 다르다. 2012시즌 곤잘레스 감독과 비슷한 투수 운영을 가져간 2017시즌 세 팀은 부진하기는커녕,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바로 LA 다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그리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검토한 에인절스 단장 빌리 에플러 역시 이 부분에 주목했다.

 

변화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투수 운용 트랜드

 

다르빗슈 유(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다르빗슈 유(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지난해 12월 14일 애플러 단장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17시즌 우승팀 휴스턴은 153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들의 월드시리즈 상대였던 다저스도 153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한 명뿐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에플러가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AL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미네소타 역시 무려 16명의 투수를 선발 등판시키는 등 6인 로테이션과 롱릴리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깜짝 활약의 비결로 지목됐다. 

 

이들 세 팀 중 어떤 팀도 정규시즌 내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활용하진 않았지만, 30개 구단 가운데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선발 투수진의 체력을 안배한 세 팀이 모두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에 대해 에플러는 "나중에 되돌이켜보면 지금 메이저리그는 경기 운영 방식이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개념에 대해 몇몇 구단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실제로 6인 선발 로테이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다른 구단도 있습니다. 저는 투수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애플러의 말은 최근 6인 선발 로테이션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바로 투수들의 건강 유지다. 20년 전이었던 1998시즌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모두 56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5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유를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다. 타자들의 평균적인 기량이 향상되면서 완급조절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투수들은 1구 1구 전력을 다해서 던진다. 당연히 평균 소화 이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소화이닝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 빈도는 오히려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력 투구로 인해 선발 투수의 회복을 위한 기간이 더 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다르빗슈 유는 지난 2014년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투수에겐 5일 휴식 후 120~140구 투구보다, 4일 휴식 후 100구 투구가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경험이 있는 콜비 루이스 역시 다르빗슈의 말에 적극 동의했다. 단, 두 선수는 이와 별개로 28인 로스터인 일본프로야구와 25인 로스터인 메이저리그의 차이점으로 인해 생길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결국 풀타임 6인 선발 로테이션 도입의 관건은 25인 로스터라는 한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타니의 투타겸업이 6인 로테이션에 미치는 영향

 

 

 

지난해 다저스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10일로 줄어든 부상자 명단 등재기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다저스는 부상자 명단이 마지막 등판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되는 것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때가 잦았다. 일종의 편법이다. 한편, 미네소타가 택한 방식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의 적극적인 활용이었다.

 

그런 면에서 에인절스에겐 다른 팀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다. 바로 오타니가 등판하지 않는 경기에선 그를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6경기 중 3경기에선 다른 팀에 비해 타자 로스터에 한 명을 더 기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25인 로스터 가운데 (오타니를 제외한) 야수 인원을 12명으로 구성해도 다른 팀에 비해 부담이 덜할 수밖에 없다.

 

한편, 그렇게 되면 (오타니를 포함한) 투수 인원을 시즌 내내 13명(선발 6명 + 불펜 7명)으로 유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는 에인절스의 경우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기용하더라도 다른 팀과 동일한 불펜 숫자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경우 오타니는 '투타 겸업'이 로스터 기용에서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즉, 오타니의 활약 여부에 따라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위해서'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게 아니라, '오타니가 있음으로 인해서'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는 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타니가 아니더라도 에인절스는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해야 할 수도 있었다. 기존 선발진이었던 개럿 리차즈, 타일러 스캑스, 앤드류 히니, 맷 슈메이커, JC 라미레즈, 닉 트로피노 등은 모두 부상 이슈가 있어서 이닝 관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리차즈를 제외하면 모두 고만고만한 실력인 투수들이라서 누구를 더 밀어주고 말고 할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연 에인절스, 그리고 오타니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에인절스와 오타니의 도전은 그간 메이저리그에서 외면받고 있었던 '투타 겸업' 및 '6인 로테이션' 가능성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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