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아리에타 영입, 달리는 필라델피아

제이크 아리에타(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제이크 아리에타(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엠스플뉴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66승 96패로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니까, 5년 연속 5할 미만 승률이다.

 

그럼에도 팀에 새로 부임한 '근육질 감독' 게이브 캐플러는 취임식에서 필라델피아가 "올해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당시로선 신임 감독으로서 보일 수 있는 패기 정도로 받아들여졌을 뿐이다. 하지만 12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가 제이크 아리에타(32)를 영입하면서,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던 이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2일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아리에타와 필라델피아가 3년 75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후속 보도에 따르면, 아리에타는 2019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계약 기간 중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을 선언할 수 있다. 반면, 아리에타가 옵트아웃하지 않을 경우 필라델피아는 아리에타와의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에 따라 아리에타와 필라델피아의 계약은 보장 금액은 3년 7500만 달러(2018년 3000만, 2019년 2500만, 2020년 2000만)지만, 경우에 따라선 5년 최대 1억 3500만 달러(+2021년 3000만, 2022년3000만)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 참으로 복잡하기 짝이 없는 계약 구조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도 있다. 필라델피아가 스토브리그 초반 최대 7년 2억 달러(물론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언론 플레이란 점을 감안해야겠지만)까지 얘기가 돌았던 아리에타를 고작 3년 계약으로 붙잡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케플러 감독의 말대로 깜짝 놀랄만한 전력 보강을 이뤄낼 수 있었다. 

 

완성 단계인 타선, 기대 이하였던 투수진

 

필라델피아 주요 타자들의 2017시즌 성적(자료=팬그래프닷컴) 필라델피아 주요 타자들의 2017시즌 성적(자료=팬그래프닷컴)

 

비록 시즌 성적은 66승 96패에 그쳤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필라델피아에는 기쁜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마이너리그에서의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통통한 체형과 부족한 운동신경을 이유로 과소평가 받고 있었던 1루수 겸 외야수 리스 호스킨스가 빅리그에 데뷔해 17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단시간 10홈런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호스킨스의 활약이 계속되면서 8월 11일 이후 팀 득점 순위는 무려 전체 7위로 급상승했다. 한편, 콜 해멀스 트레이드로 텍사스에서 건너온 좌타 외야수 닉 윌리엄스도 3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 외에도 외야수 오두벨 에레라와 애런 알테어 역시 후반기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타선의 리빌딩은 거의 완료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단, 마운드의 성장이 따라주지 못했다. 애런 놀라가 故 로이 할러데이의 뒤를 잇는 차세대 에이스로 부상하긴 했지만, 빈스 벨레스케스와 제라드 아이크호프 등 지난 시즌까지 기대를 모았던 다른 주축 선발 투수들이 모조리 부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의 목표는 분명했다. 타선은 지난해 활약을 이어가고, 투수진은 한 단계 발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하지만 자체 보유한 투수들의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가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반드시 외부에서 에이스급 선발 투수를 수급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는, 막연하게 2018시즌 종료 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었다. 문제는, 2018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오는 선발 투수들의 뎁스(depth)다.

 

2018시즌 종료 후 FA 가능성이 있는 주요 선발 자원들

클레이튼 커쇼 (31) — 옵트아웃 가능

크리스 세일 (30) — 팀 옵션 1500만$

매디슨 범가너(29)  — 팀 옵션 1200만$

카를로스 카라스코(32) — 팀 옵션 900만$

데이빗 프라이스 (33) — 옵트아웃 가능

댈러스 카이클 (31)

지오 곤잘레스 (33)

류현진 (32)

맷 하비 (30)

 

브라이스 하퍼, 매니 마치도, 브라이언 도저, 조시 도날드슨 등이 풀려나는 2018시즌 종료 후 FA 시장은 근래 보기 드물 만큼 특급 선수가 넘쳐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는 예외다. 클레이튼 커쇼, 데이빗 프라이스가 옵트아웃을 한다면 모를까, 순수하게 계약기간이 끝나고 FA가 되는 투수 가운데 에이스급 투수는 댈러스 카이클이 유일하다.

 

따라서 필라델피아가 2018시즌이 끝난 후 에이스급 선발 투수를 영입해 2019시즌부터 대권에 도전하고 싶더라도, 정작 영입할 투수가 없어서 전력보강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필라델피아에게 최선은, 올해 FA로 풀린 두 에이스급 투수 가운데 한 명을 영입하는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두 투수는 바로 다르빗슈 유와 아리에타다.

 

아리에타 영입은 거대한 계획의 중간 과정

 

 

 

물론 거의 비슷한 통산 성적을 거둔 두 투수 가운데 올겨울 FA 시장에서 좀더 많은 관심을 받았던 투수는 다르빗슈였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리에타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구속과 평균 소화 이닝이 감소해온 반면, 다르빗슈는 수술 이후에도 건재한 구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지난해 세부성적에 있어서도 다르빗슈가 우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생각해볼 점이 하나 있다. 지난해 아리에타가 거둔 성적이 과연 그렇게까지 형편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시즌 아리에타는 14승 10패 168.1이닝 평균자책 3.53 WAR 2.4승을 기록했다. 한편, 투심 패스트볼의 구사 비율을 늘린 후반기에는 67.0이닝 동안 평균자책 2.28을 기록하며 반전 스토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22승 6패 229.0이닝 평균자책 1.77을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2015시즌에 비해 모자란 성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해 거둔 성적만으로도 아리에타가 바로 밑급이라고 평가받는 랜스 린(11승 8패 평균자책 3.43 WAR 1.4승)이나, 알렉스 콥(12승 10패 평균자책 3.66 WAR 2.4승)보다 뛰어난 투수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에 따라 <팬그래프닷컴>은 2017시즌 종료 후 아리에타의 몸값으로 1억 1000만 달러를 예상했다. 이는 2017시즌 종료 후 FA가 된 선수 가운데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재미있는 점은, FA 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 속에서도 1억 달러에 가까운 몸값이 예상되던 선수 4명 중에서 예상보다 낮은 몸값에 계약을 맺은 선수는 아리에타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올겨울 FA TOP 4의 예상 계약 규모와 실제 계약 규모(자료=팬그래프닷컴) 올겨울 FA TOP 4의 예상 계약 규모와 실제 계약 규모(자료=팬그래프닷컴)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FA에 한해선 시장의 한파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상 몸값에 비해 아리에타와 32% 낮은 금액으로 3년 계약을 맺은 필라델피아의 전략은 '현시점에서 판단했을 때' 매우 합리적인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아리에타가 잃어버렸던 제구력이나, 구위를 되찾는다면 두말할 것도 없다.

 

올겨울 카를로스 산타나와 팻 네섹, 타미 헌터를 영입한 데 이어 아리에타를 영입한 필라델피아는 지구우승은 아니라도 와일드카드 경쟁은 노려볼만한 전력을 구축했다.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라델피아가 여전히 1억 달러에 가까운 연봉 총액을 선수 영입에 쏟아부을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2018시즌 연봉 총액 9740만 달러).

 

이를 기반으로 2018시즌 종료 후 열릴 FA 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할 수만 있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다시 한번 판타스틱4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아리에타의 영입은 이 거대한 계획에 있어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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