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레그킥이 추신수에게 가져다준 효과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추신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엠스플뉴스]

 

추신수(35, 텍사스 레인저스)가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첫 네 타석에선 안타 없이 물러났지만, 팀이 4-3으로 앞서던 9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쐐기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추신수의 2018시즌 성적은 7경기 30타석 2홈런 3타점 타율 .296 OPS .923 wRC+(조정 득점창출력) 161이 됐다. 이는 같은 날짜를 기준으로 했을 때 신시내티 레즈 시절이었던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18시즌을 앞두고 추신수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LA 다저스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은사로 잘 알려진 덕 래타 인스트럭터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레그킥 장착에 나선 것이다. 메이저리그 14년 차인 추신수는 커리어 내내 토-텝(toe-tap, 앞다리로 발끝으로 지면을 툭툭 튕기는 동작) 수준 이상으로 다리를 들어 올린 적이 없었다. 

 

테이크백(take back, 스윙하기에 앞서 배트를 뒤쪽으로 약간 당겨 힘을 모으는 동작)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이런 타격폼은 추신수가 빅리그의 강속구를 상대로 통산 패스트볼 타율 .328(114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하지만 이런 추신수 고유의 타격 자세에는 단점도 있었다. 레그킥과 테이크백 등 힘을 모으는 동작이 없기 때문에 장타 생산에 있어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인구의 변화로 촉발된 대 홈런 시대, 그리고 추신수

 

[표] 2000년대 평균 홈런대별 달성자 숫자와 2017년 달성자 숫자 비교. 2017시즌에는 4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는 적지만, 10~3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다(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표] 2000년대 평균 홈런대별 달성자 숫자와 2017년 달성자 숫자 비교. 2017시즌에는 4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는 적지만, 10~3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다(자료=엠스플뉴스 이현우)

 

물론 통산 다섯 차례나 단일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추신수의 타격 자세가 장타를 치기에 불리하다는 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추신수가 장타를 치기에 불리한 타격 자세로도 20홈런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타고난 힘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 그런데 이제 20홈런은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한 기록이 아니게 됐다.

 

2000년대 들어 시즌당 약 82명 수준이었던 20홈런 달성자는 지난해 117명으로 35명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22홈런을 친 추신수의 홈런 순위는 MLB 전체 95위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같은 22홈런을 쳤던 2010시즌 추신수의 홈런 순위가 공동 53위였다. 이런 홈런 순위 변동은 2015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홈런이 급증한 현상과 관련이 깊다.

 

2015년 메이저리그의 홈런 수 합계는 전년도 대비 17.3%가 증가한 4,909개가 됐다. 2016년에는 거기서 다시 14.3%가 증가한 5,610개(역대 3위)가 됐고, 2017년에는 한술 더 떠 6,105개로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다. 현지 분석가들은 원인을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이 문제를 다뤄왔다. 기후 변화, 스트라이크 존 변화, 젊은 타자들의 유입, 빨라진 구속 등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지난 2일 통계 미디어인 <파이브서티에잇>을 통해, 늘어난 홈런 수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바로 '공인구의 변화'다. ESPN의 의뢰를 받아 공인구 조작을 자체 조사 중이던 롭 아서와 팀 딕스에 따르면, 2015년 후반기부터 사용되는 공인구는 코어(의 외피) 밀도가 이전보다 평균 40%가량 낮아졌고, 무게 역시 0.5g 정도 줄어들었다.

 

2015년 올스타전 이전에 사용된 공인구과 2017년 공인구의 내부 차이. 코어의 모양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ESPN 캡쳐) 2015년 올스타전 이전에 사용된 공인구과 2017년 공인구의 내부 차이. 코어의 모양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ESPN 캡쳐)

 

이런 공인구의 내부 구성 변화는 타구 비거리를 약 3피트(91.4cm)가량 늘어나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이전 연구결과(작은 둘레와 낮은 실밥 높이로 인한 공기저항 감소 효과)를 통해 밝혀진 5피트를 더하면, 같은 타구속도와 발사각도일 경우 새로운 공인구는 2015년 올스타전 이전 공인구에 비해 평균 8피트(2.44m)나 더 날아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리학자 앨런 네이선의 계산에 따르면 평균 비거리가 2.44m 늘어날 경우 리그 홈런 수는 약 25%가량 증가하게 된다. 이는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홈런 증가율 46%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이런 <파이브서티에잇>의 연구결과를 신뢰한다면 2015년 올스타전 이후 갑자기 홈런이 늘어난 주된 원인은 바뀐 공인구에서 찾을 수 있다.

 

서서히 바뀐 타격폼에 적응해가는 추신수

 

덕 래타 코치에게 도움을 받은 대표적인 선수, 저스틴 터너의 타격폼 변화(사진=MLB.com) 덕 래타 코치에게 도움을 받은 대표적인 선수, 저스틴 터너의 타격폼 변화(사진=MLB.com)

 

평균 비거리가 늘어나게 되면, 뜬공을 치는 것이 라인드라이브를 치는 것보다 더 유리한 환경이 된다. 따라서 최근 들어 발사각도를 높이는 쪽으로 변신을 꾀한 타자들이 급격한 기량 상승을 보인 이유 역시 '공인구의 변화'에서 기인했을 확률이 높다. 이들의 특징은 레그킥을 이용한 중심 이동과 어퍼스윙을 기반으로 '공을 강하게 멀리 치는 것'에 집중한다는 데 있다.

 

이는 래타 코치에게서 배운 제자들이 보이는 특성과도 일치한다. 추신수 정도 되는 베테랑이라면 이런 변화의 기류를 캐치하지 못했을 리 없다. 이것이 커리어 내내 라인드라이브형 타자였던 추신수가 지난겨울 래타 코치를 찾아간 이유다. 올겨울 추신수는 래타 코치와의 훈련 이후에도 평소보다 더 많은 훈련 시간을 새로운 타격 자세를 익히는 데 투자해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추신수의 다리를 들어 올리는 높이는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위 영상은 지난 3월 4일 추신수가 시범경기에서 친 첫 번째 홈런을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무렵까지 추신수의 레그킥 높이는 클리블랜드 시절 토텝보다 아주 약간 높은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4일 경기에서 추신수의 레그킥 높이는 달랐다.

 

2018년 4월 6일 추신수의 정규시즌 2호 홈런(영상=엠스플뉴스) 2018년 4월 6일 추신수의 정규시즌 2호 홈런(영상=엠스플뉴스)

 

4일 경기에서 추신수는 시범경기보다 훨씬 더 레그킥 시 다리 높이가 올라왔다. 이는 추신수가 그만큼 새로운 타격폼에 적응했다는 것을 뜻한다. 결과는 보이는대로다. 추신수는 상대 라이언 부처의 몸쪽 높은 코스로 절묘하게 제구된 94마일(약 151km/h) 패스트볼을 잡아당겨서 커다란 홈런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몸쪽 코스를 상대로 홈런 1개에 그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7경기 30타석에서의 결과만으로 시즌을 예상하기엔 이르지만, 추신수가 적어도 텍사스로 이적한 이래 가장 좋은 초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추신수의 2018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017년 9월 23일 추신수의 타격폼(사진=엠스플뉴스) 2017년 9월 23일 추신수의 타격폼(사진=엠스플뉴스)

2018년 4월 06일 추신수의 타격폼(사진=엠스플뉴스) 2018년 4월 06일 추신수의 타격폼(사진=엠스플뉴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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