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닉 킹험

닉 킹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닉 킹험(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엠스플뉴스]

 

닉 킹험(26·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킹험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소속팀 피츠버그가 5-0으로 승리하면서 킹험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는 킹험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다. 2010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117순위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은 킹험은 2015년까지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빅리그 콜업이 유력했던 2015년 중반에 받은 토미 존 수술이 킹험의 데뷔를 3년 뒤로 늦췄다.

 

킹험은 수술 이후 198cm에 달하는 큰 신장에서 내리꽂는 90마일 중반대의 패스트볼이 위력적인 선수에서, 평균 92마일(148.1km/h)이란 *평범한 패스트볼 구속을 지닌 투수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수술 이전 그의 장점으로 꼽혔던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은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평범한 구위를 지닌 투수가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욱여넣을 경우 돌아오는 것은 피안타뿐이다.

 

 * 2018시즌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2.4마일(148.7km/h)이다.

 

실제로 킹험은 2017년 트리플A에서 20경기 평균자책점이 4.13에 그쳤다. 그의 나이가 만 25세이며, 그가 뛰던 인터내셔널리그(IL)가 투고타저 리그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피츠버그 최상위 유망주 랭킹에서 킹험의 이름이 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사실 킹험이 8년 만에 빅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던 것도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30일까지 최근 5일간 더블헤더를 포함해 6경기를 치른 피츠버그는 기존 선발 투수진의 휴식일을 보장하기 위해 킹험을 메이저리그에 콜업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킹험은 데뷔전 호투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지만, 이날 그가 보인 활약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킹험은 7회 2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데뷔전에서 첫 20타자를 상대로 퍼펙트를 기록한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닉 킹험의 슬라이더(영상=MLB.com) 닉 킹험의 슬라이더(영상=MLB.com)

 

그렇다면 킹험이 토미 존 수술 이후 약 3년간 이어졌던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깨는 호투를 펼친 비결은 무엇일까? 그 원인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바로 슬라이더다. 이날 킹험은 슬라이더를 32개 던져 12번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킹험이 슬라이더를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시점은 이제 막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슬라이더는 약점이었던 '수술 이후 나빠진 패스트볼 구위'의 훌륭한 보완제가 되어주었다. 이날 킹험은 총 투구수 98개 가운데 72개가 스트라이크(+파울) 판정을 받았다. 71.4%에 이르는 스트라이크 비율이다. 그런데 슬라이더를 제외한 나머지 네 구종(포심, 투심, 커브, 체인지업)으로 잡은 헛스윙 스트라이크는 4개밖에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패스트볼을 제외한 커브(7개)와 체인지업(4개)은 고작 11개를 던져 단 1개의 헛스윙을 유도했을 뿐이다. 슬라이더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로 빅리그에 데뷔했더라면 킹험의 데뷔전 성적은 처참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조성한 후 결정구로 써먹을 수 있는 확실한 제2 구종(슬라이더)가 생기면서 킹험은 전혀 다른 레벨의 투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비록 인상적이었던 데뷔전이 끝난 직후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지만, 2018시즌 중에는 반드시 다시 올라오게 될 킹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소식 모음

 

 •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의 다음 등판이 무산됐다. 28일 주루 중 발목을 삔 오타니는 29일에 이어 30일 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편, 다음 달 2일로 예정되어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선발 등판도 취소됐다. 예정대로라면 오타니는 30일에 불펜 투구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단 측의 결정에 의해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았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에 따르면, 오타니는 5월 1일 불펜 투구에 나서게 된다. 이를 통해 오타니의 발목 부상이 예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단, 손가락 물집을 포함한 오타니의 잦은 부상이 투타겹업으로 인한 체력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오타니가 투타겹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건강함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 LA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가 6회말 수비를 앞두고 선발 출전한 1루수 코디 벨린저(22)를 교체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 깊숙한 코스로 타구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3루까지 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즉, 무성의한 플레이를 질책하는 차원에서 교체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벨린저 한 명에 대한 메시지라기보다는 12승 15패로 NL 서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는 선수단 전체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타석에서 벨린저는 커브를 퍼 올리면서 타격자세가 무너지는 바람에 스타트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3루까지 뛴다면 아웃당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벨린저는 이와 같이 해명하면서도 "아마 감독님은 젊은 선수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질책성 교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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