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오승환은 왜 마무리로 기용되지 않을까?

오승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오승환(사진=엠스플뉴스 조미예 특파원)

 

[엠스플뉴스]

 

표면적인 기록만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승환(36)은 올 시즌 4승 3패 2세이브 46.0이닝 평균자책점 2.74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0.9승을 기록 중이다. 이는 10이닝 이상 소화한 팀 내 불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WAR 부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마무리로 타일러 클리파드(ERA 3.61 WAR 0.2승)와 라이언 테페라(ERA 2.81 WAR 0.7승)를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마무리 경험'만 놓고 보더라도 오승환은 두 선수에 비해 우위에 있다. 한국과 일본을 거치며 기록한 357세이브는 논외로 치더라도, 오승환은 2016시즌 후반기부터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반면, 클리파드는 2015시즌 이후 붙박이 마무리로 기용된 적이 없으며, 테페라는 마무리로 기용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토론토 필승조 3명의 2018시즌 성적

 

[오승환] 4승 3패 2SV 46.0이닝 ERA 2.74 WAR 0.9승

[테페라] 5승 3패 7SV 41.2이닝 ERA 2.81 WAR 0.7승

[클리파드] 4승 3패 7SV 47.1이닝 ERA 3.61 WAR 0.2승

 

한편, 9이닝당 삼진 비율(K/9)과 볼넷 비율(BB/9), 홈런 허용률(HR/9) 등 세부지표를 봐도 다르지 않다. 오승환은 K/9 10.6개, BB/9 1.96개 HR/9 0.98개로 삼진(클리파드 10.7개, 테페라 10.2개)을 제외한 두 가지 부문에서도 클리파드와 테페라를 압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오승환이 마무리로 기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세 선수의 좌/우 스플릿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타자를 상대론 최강, 그러나…

 

올 시즌 30이닝 이상 우타자를 상대한 투수 가운데 피wOBA가 가장 낮은 10명. 오승환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팬그래프닷컴) 올 시즌 30이닝 이상 우타자를 상대한 투수 가운데 피wOBA가 가장 낮은 10명. 오승환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팬그래프닷컴)

 

올 시즌 오승환은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165 피출루율 .192 피장타율 .271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오승환의 우타자 피wOBA(가중 출루율) .200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30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다. 이 정도면 우·상·신(우타자 상대로는 신)이라고 불리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좌타자를 상대로는 얘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오승환은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327 피출루율 .426 피장타율 .558을 기록 중이다. 피OPS .984는 상대 좌타자를 놀란 아레나도(OPS .985)급 타자로 만들어준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 시즌 토론토는 좌타자를 상대로 오승환을 내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오승환의 좌타자 상대 이닝은 11.2이닝. 이는 우타자 상대 이닝인 34.1이닝의 1/3에 불과한 수치다.

 

오승환은 올 시즌 등판한 47경기 가운데 10경기에서 1이닝 미만을 소화했다. 해당 경기들의 교체 시기는 대부분 좌타자를 만나기 직전에 이루어졌으며, 1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에서도 높은 비율로 좌타자를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마무리를 맡게 되면 상대 타순에 관계없이 3점 차 내로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9회마다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토론토 필승조 3명의 좌타자 상대 성적

 

[오승환] 11.2이닝 피안타율 .327 피출루율 .426 피장타율 .558

[테페라] 15.2이닝 피안타율 .276 피출루율 .323 피장타율 .397

[클리파드] 25.1이닝 피안타율 .213 피출루율 .321 피장타율 .516

 

그 경우 우타자를 상대로만 강한 오승환보다는 좌/우타자 성적이 상대적으로 고른 편인 클리파드나 테페라가 오히려 나은 선택지일 수도 있다. 이는 전성기 시절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가장 뛰어난 불펜 투수였던 세르지오 로모(낮은 팔각도로 인해 좌타자를 상대로 약점이 있었다)가 마무리로 기용되지 않았던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오승환이 팀 내 평가를 뒤집고 마무리로 기용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좌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승환이 좌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지난해 오승환 슬라이더의 문제점, 그리고 커터성 슬라이더

 

[그림1] 오승환의 2017시즌(왼쪽), 2018시즌(오른쪽) 구종별 릴리스포인트 차이. 빨간색=패스트볼, 초록색=체인지업, 갈색=슬라이더(+커터). 올해 들어 고속 슬라이더가 커터로 분류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의 릴리스포인트 차이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그림1] 오승환의 2017시즌(왼쪽), 2018시즌(오른쪽) 구종별 릴리스포인트 차이. 빨간색=패스트볼, 초록색=체인지업, 갈색=슬라이더(+커터). 올해 들어 고속 슬라이더가 커터로 분류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의 릴리스포인트 차이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베이스볼 서번트)

 

사실 오승환이 좌타자를 상대로 약점을 보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오승환은 지난해에도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30 피OPS 1.006을 기록했다. 그 원인은 슬라이더의 릴리스포인트가 패스트볼을 던질 때보다 지나치게 낮아서, 반대손 타자가 두 구종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관련 기사: [이현우의 MLB+] 오승환의 슬라이더, 문제점과 해법은?)

 

그러나 오승환은 올 시즌 들어 지난해 있었던 슬라이더 릴리스포인트 문제를 상당 부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산하 MLBAM에서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는 올해 5월부터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컷패스트볼(커터)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이는 오승환이 던지는 슬라이더가 속도와 무브먼트 측면에서 변화를 보였다는 것을 뜻한다. 

 

커터는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날카롭게 횡 방향으로 움직임을 보이는 구종이다. 날아가는 속도와 움직임 면에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중간 정도다. 실제로 커터로 재분류된 공은 기존에 슬라이더로 분류되던 공에 비해 구속이 1.3마일(2.1km/h)가량 빠른 대신 분당 회전수가 100회 정도 줄었고, 좌우 움직임이 3cm, 상하 움직임이 5cm 정도 적다.

 

올 시즌 들어 커터로 분류되고 있는 오승환의 고속 슬라이더(영상=엠스플뉴스) 올 시즌 들어 커터로 분류되고 있는 오승환의 고속 슬라이더(영상=엠스플뉴스)

 

그러나 이런 무브먼트보다 훨씬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커터로 분류되고 있는 오승환의 고속 슬라이더는, 기존 슬라이더에 비해 패스트볼과의 릴리스포인트 차이가 적다(그림1). 그 덕분에 이전까지 .400에 달했던 오승환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베이스볼서번트>에 의해 커터로 분류되기 시작한 4월 23일 이후 .167로 감소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132(38타수 5피안타 14탈삼진)에 불과했던 반면, 좌타자를 상대로는 여전히 피안타율 .300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점은 단순히 '피안타율'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승환,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제구를 가다듬어야

 

[표] 4월 23일 이후 오승환의 좌타자 상대 구종 비율 및 투구 결과. 오승환은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구사하길 꺼려하고 있다(자료=브룩스베이스볼) [표] 4월 23일 이후 오승환의 좌타자 상대 구종 비율 및 투구 결과. 오승환은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구사하길 꺼려하고 있다(자료=브룩스베이스볼)

 

피안타율 .300이라고 하면 높은 것 같지만, 사실 고작 10타수에서 얻은 결과일 뿐이다. 그마저도 3개의 안타는 모두 단타였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있어 올 시즌 오승환이 갖는 최대 문제점은 오히려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구사하기 꺼려한다는 점이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오승환은 33.5%의 비율로 슬라이더를 던졌다. 반면, 좌타자를 상대로는 18.5%에 불과했다.

 

대신 좌타자를 상대할 땐 체인지업의 비율을 11.8%로 늘렸다. 그런데 이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이 .400에 달하고 있다. 체인지업 대신 차라리 5월부터 커터로 분류되고 있는 슬라이더를 던졌다면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실제로 MLB 데뷔 첫해였던 2016년 오승환은 좌타자 상대할 때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었다(좌타자 슬라이더 피안타율 .138).

 

그렇다면 오승환은 시즌 초 슬라이더 개선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지는 것을 자제하고 있을까? 원인은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 제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그림2] 2018시즌 오승환의 좌/우타자 별 슬라이더 제구. 우타자를 상대할 땐 스트라이크 바깥쪽 유인구성으로 절묘하게 제구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좌타자를 상대로는 스트라이크 존에 몰리는 경우가 잦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승환이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지길 꺼려하는 이유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그림2] 2018시즌 오승환의 좌/우타자 별 슬라이더 제구. 우타자를 상대할 땐 스트라이크 바깥쪽 유인구성으로 절묘하게 제구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좌타자를 상대로는 스트라이크 존에 몰리는 경우가 잦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승환이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지길 꺼려하는 이유다(자료=베이스볼서번트)

 

위 [그림2]은 오승환의 좌/우타자 상대 슬라이더 투구 위치를 표시한 자료다. 우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질 땐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으로 절묘하게 제구되는 것(유인구)과는 달리,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 존에 몰려있는 것(백도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좌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자신있게 던지기 어렵다.

 

따라서 오승환이 좌타자 상대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슬라이더 제구'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부분만 개선할 수 있다면 오승환은 '반쪽짜리 투수'란 오명에서 벗어나, 2016시즌 보였던 '파이널 보스'로서의 위상을 되찾게 될 확률이 높다. 

 

이현우 기자 hwl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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