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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IN] 26년 만에 재현된 '잠실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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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잠실야구장(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그라운드를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한여름 태양보다 강렬한 열정. 각양 색색 관중석을 물들이는 막대 풍선. 야구 경기에서 빼놓을 없는 것이 바로 응원이다. 비싼 입장료도 아깝지 않을 만큼 재미를 선사한다.

1990
년대 초반 국내 스포츠 응원 문화엔 아쉬움이 많았다. 응원팀이 지기라도 하는 날엔 가차 없이 주먹질이 오갔다. 관중석에선 불길마저 치솟았다. 순결한 땀방울 대신 붉은 선혈이 그물망에 맺혔다. 건전한 스포츠 문화는 나라 이야기가 되곤 했다.

규칙과
질서없이막무가내 응원이 이어졌다. 구단은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응원의 암흑기 불렸다. 세월은 흐르고 흘러 2016년에 달았다. 우리는 현재를 ‘21세기 부른다. 급격한 산업화의 잔재는 응원 문화마저 제자리에 남겨 놓았다.

야구장에서
싸움이 일어났을 그것을 벤치클리어링(bench-clearing)이라고 부른다. 물론 인플레이 상황에서 선수끼리의 충돌을 말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조금 달랐다. 선수가 아닌 팬과 구단 직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2016
다시 만난잠실야구장 폭력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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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KIA팬이 플라스틱 통으로 보안 요원을 내려치고 있다. 관중은 이후에도 주먹으로 수차례 상대를 가격했다(사진=엠스플 뉴스)

2016 6 2 잠실야구장.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벌어졌다. 5회까지 무려 9득점을 뽑아낸 LG 8 차로 크게 앞서 있었다. 이닝은 흘렀고, 7 시작 무렵. 3 응원석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났다. ‘관중을 때려라는 소리가 들렸고,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곳저곳 비명 섞인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보안 요원과 응원석에 있던 KIA 팬이 뒤섞여 주먹다짐을 벌였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상 물체' 가격 당한 보안 요원은 피를 흘리며 의무실로 옮겨졌다.

기자는 당시 현장에 있었다. 경기 종료 사건의 정황을 물었다. LG 홍보팀은취객, 아니 정확하게 술에 취했는진 모르겠다. 어쨌거나 KIA 관중이 우리 경호 용역 직원을 밀어서 명은 머리에 피가 났고, 명은 뇌진탕 증세로 병원에 옮겨진 상태라고 밝혔다. 의무실을 찾아 보안 요원에게 상황을 물었지만, 침묵만 흘렀다.

관계자는 이어사건을 정리하면 관중이 밀었고, 경호 직원은 넘어졌다. 그게 전부다라고 밝혔다. 사건은 7 벌어졌다. 경기가 종료되고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 어느 누구도 사건의 진상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다. KIA 구단 역시 진위 파악 중이라며 자세한 상황 설명을 꺼렸다.

이미 LG 이와 유사한 사태를 경험한 있다. 1990 KIA 전신 해태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일어난 집단 폭행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장소 역시 잠실야구장으로 일치한다. 공교롭게 이번 사태 역시 주인공은 LG KIA였다. 그래도 그때는 팬끼리의 몸싸움이었다. 이번엔 달랐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응원단은 구단에서 지급하는 전용 팔찌형 티켓을 착용한다. 일명패스(구단마다 티켓의 형태는 조금씩 다름). 구단은 관련 절차를 거쳐 발급한다. 따로 발권하지 않아도 패스만 있으면 야구장 출입이 가능하다

일부 KIA 응원팀이 자신의 패스를 지인에게 넘겨 무단으로 야구장 출입을 가능케 했다. 무임승차를 감행한 것이다. 상황을 발견한 보안 요원은 즉시 퇴장을 요구했다. 팀이 8 차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감정이 격양된 KIA 팬은 언성을 높이며 보안 요원들이 응원을 방해한다고 항의했다. 대화도 잠시, 곧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참혹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 요원 2명이 중상을 입었고, 한 보안 요원의 머리에선 피가 멈추지 않았다. 고작 20대 중반에 불과한 어린 청년이었다. 현재 관련 폭행자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송파 경찰서 형사 3팀에 간밤의 상황을 물었다. “지금 담당자가 자릴 비워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나중에 다시 전화해달라”며 대답을 피했다. 밤새 당직을 섰던 경찰은 쉴 틈도 없이 수사를 나간 터였다.
  
피로 물들은 ‘20대 청년의 꿈’
 
양 측의 몸싸움이 격화되면서 급기야 일부 관중이 보완요원을 폭행하는 장면. 보안업체 관계자는 "폭행을 행사한 이는 관중이 맞다.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영상=엠스플뉴스)

중상을 입은 청년의 나이는 20대 중반 남짓. 구단의 보안 운영은 보통 용역업체에서 담당한다. 용역회사 직원은 군 전역 후 용돈 벌이 삼아 일하는 청년이 대다수다. 전문적인 보안 교육이나 자기 보호 수단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구단은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어 놓았을까. 관련 교육을 지시했을까?
 
먼저 입장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팔찌는 얼마든지 위조와 대리 위임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검표원의 감시와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번거롭지만 신분증과 명단 확인 역시 필수사항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팔찌와 표찰만 보고 출입을 허가한다.
 
수만 명의 관중이 운집하는 프로야구 경기치고 너무나 손쉬운 과정이다. 모든 관중을 체크할 순 없지만, 최소한의 인원은 필수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장의 검표원들은 "그렇게 했다간 당장 '내가 누군지 알아'하는 말이 나온다"며 "구단 관계자로부터 역성을 들을 수 있어 대부분 관계자 패스를 내미는 이들은 하나하나 체크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중상을 입은 보안 요원은 싸움을 말리려다 화를 입었다. 정작 사건의 주심엔 다른 요원이 있었다. 퇴장을 요구한 것도 머리를 강타당한 요원이 아니었다. 자기 업무에 충실하려던 20대 청춘이 피를 흘린 것이다.

초동 대응 미흡, 과잉 대응이란 이유로 LG와 보안팀이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면 KIA 응원팀은 더하다. 구단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 응원단이 버젓이 불법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KIA 응원팀의 불법 출입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KIA 응원단장은 경기 후 응원 단상에게 이렇게 말했다. “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응원단장 나윤승씨는 정말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걸까. KIA 구단은 응원단 관리 소홀과 무단출입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관계자 출입 절차는 공항 입국을 방불케 한다. 매번 출입 때마다 소지품 및 패스, 주머니 안까지 확인한다. 구단마다 상세한 보안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상황마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귀찮은 절차를 몇 번이나 거친다. 융통성이 없다고 말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은 9·11 테러를 통해 깨달은 게 있다. 모든 문제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KBO가 올 시즌 내건 ‘클린베이스볼’. 프로야구 1,000만 시대를 노리며 야심 차게 시작한 선진 야구 문화 정착은 출발부터 빨간 불이 켜졌다. 가리고 덮는다고 가려질 일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명확히 밝히고,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


엠스플뉴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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