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5선발은 누가 될까(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LG 트윈스 5선발은 누가 될까(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LG 트윈스의 과제, 5선발과 롱릴리프 결정. 현재 시점에선 5선발 후보는 임찬규, 신정락은 여러 상황 배려해 불펜에서 시즌 시작할 가능성 크다. 관건은 임찬규는 제구, 신정락은 구종 추가

“‘패뷸러스(Fabulous, 엄청난) 5’로 불러 달라.”

LG 트윈스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말이다. 과거 NBA(미 프로농구) LA 레이커스가 막강 전력으로 전성기를 누린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레이커스의 베스트 5는 ‘패뷸러스 5(Fabulous Five)’라고 불렸다.

허프의 자신감 넘치는 말은 올 시즌 ‘허프-헨리 소사-류제국-차우찬’과 마지막 5선발로 이뤄질 LG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실제로 LG 앞엔 큰 산이 있다. ‘최강’ 두산 베어스다. 2016시즌 두산은 KBO리그 사상 최초로 선발투수 4명이 15승 이상을 거뒀다. 올 시즌에도 최강 선발로테이션은 이견의 여지 없이 두산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재계약한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과 내국인 좌완 듀오 장원준, 유희관이 건재한 두산 선발진은 다른 팀 선발과 비교 자체를 불허할 만큼 강력하다. 그렇다면 LG는 어떨까. 과연 허프의 자신감대로 ‘패뷸러스 5’로 불러도 될 정도의 강력함을 자랑할까.

가능성과 이름값만 치자면 1선발부터 4선발까지는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렇다손 쳐도 객관적인 전력에선 두산에 밀리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LG가 두산 선발진과의 실력 격차를 줄이려면 5선발 강화밖엔 답이 없다. 만약 LG가 확실한 5선발을 찾는다면. 두산과의 선발진 격차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 LG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강상수 LG 투수코치는 “올 시즌 LG 마운드의 가장 큰 과제는 5선발과 롱릴리프 요원을 찾는 것”이라며 “그래야 계산이 서는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에서 현재 가장 앞서 나가는 5선발 후보는 임찬규다.

캠프 현재 시점 “임찬규는 5선발, 신정락은 불펜”

유력한 5선발 후보 임찬규(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유력한 5선발 후보 임찬규(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캠프가 진행되면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올 시즌 임찬규가 어떤 보직을 맡느냐는 것이다.

임찬규는 데뷔 시즌이던 2011년 인상적인 투구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해 임찬규는 65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 4.46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서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엔 성장이 정체된 채 1, 2군을 오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임찬규는 벌써 프로 7년 차 투수가 됐다.

캠프 인터뷰에서 양상문 LG 감독은 “임찬규가 유력한 5선발 후보다. 물론 확정 단계는 아니다. 캠프에서 임찬규를 비롯해 여러 선발 후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강상수 투수코치는 “선수 보직은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임찬규, 이준형, 김대현 등이 5선발을 놓고 경쟁할 것이다. 누가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지가 중요하다”며 “5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남은 이닝을 끌고 갈 롱릴리프 개념의 투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 5선발 후보 가운데 가장 앞서가는 건 임찬규다. 강 코치는 “어찌 됐건 지금은 (임)찬규가 가장 앞서 나간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감독님 말씀대로 최종 결정은 남은 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팀의 조건으로 믿음과 열정을 꼽는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강팀의 조건으로 믿음과 열정을 꼽는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애초 LG 5선발은 임찬규와 신정락, 두 선수의 경쟁전이 될 것으로 보였다.

LG 코칭스태프가 5선발 후보 가운데 임찬규가 앞서 나간다고 평하는 덴 이유가 있다. 강 코치는 “신정락이 선배지만, 어린 나이부터 프로 무대를 밟은 임찬규도 경험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특히나 찬규는 가슴이 강한 투수”라고 말했다.

“임찬규의 최대 강점이 배짱이다. 찬규는 마운드에서 ‘쫄지 않는’ 투수다. 그게 투수에겐 가장 좋은 무기다. 찬규는 그런 무기를 타고났다." 강 코치의 말이다.

그렇다고 신정락이 임찬규보다 배짱이 적고, 실력이 떨어진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양 감독과 강 코치는 신정락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배려’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신정락은 사회복무 요원에서 ‘막’ 제대해 아직 실전 감각이 부족하다. 몸 상태는 나쁘진 않지만, 아직 더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무리하게 선발로 뛰는 것보단 불펜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더 적합할 것 같다.” 강 코치의 설명이다.

신정락은 2014년 10월 28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을 끝으로 2년 3개월 동안 실전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임찬규의 자신감-신정락의 신중함

군에서 제대한 신정락은 조심스럽게 시즌 복귀를 준비 중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군에서 제대한 신정락은 조심스럽게 시즌 복귀를 준비 중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임찬규는 5선발 경쟁에 대해 “지금 우리 팀 선발진이 외국인 투수 두 명과 류제국, 차우찬 선배로 구성된 상태”라며 “지금은 5선발에 도전하고 있지만, 더 큰 역할을 하는 5선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찬규는 궁극적으로 팀에 활력을 주는 선수를 뛰어넘어 자신의 더 높은 위치와 역할을 꿈꾸고 있다.

“5선발로 등판해 잘 던지고 싶다. 그래서 팀에서 자극제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잘 던지면 선배들은 ‘어라? 찬규가 점점 치고 올라오네? 나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고, 후배들이나 부진에 빠진 동료들은 ‘찬규도 다시 좋아졌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거다. 그러다 보면 팀 마운드 전체가 더 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임찬규의 당찬 각오다.

반면 ‘예비역’ 신정락은 신중하다.

“솔직히 말해 올 시즌 당장 입대 전과 같은 투구를 하긴 좀 어려울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하지 싶다. 감독님과 코치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리라 본다.”

사실이다. 양 감독과 강 코치는 매번 신정락을 보며 “서두르지 말라”는 당부를 입에 달고 산다. 신정락은 “2년을 쉬다 왔다. 개인적인 욕심을 부릴 처지가 아니다. 감독님 뜻에 당연히 따를 생각”이라며 보직에 대한 욕심이 없음을 나타냈다.

확실한 5선발이 되려면 임찬규 '제구', 신정락 '구종 추가'가 핵심 과제

임찬규, 신정락은 캠프에서 서로에게 주어진 과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야 한다.

강 코치는 “신정락의 장점은 속구 구위와 구종별 구질이 좋다는 점이다. 공 끝의 움직임이 정말 좋다. 아마 우리 팀에서 공 무브먼트가 가장 좋은 투수를 꼽으라면 단연 신정락일 것”이라며 “가뜩이나 사이드암 투수라, 타자들이 상대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선발투수로 뛰려면 구종을 더 추가해야 한다”는 게 강 코치의 생각이다.

신정락은 이미 강 코치의 생각을 읽은 터다. 신정락은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인 체인지업을 익히려 많이 노력했다. 감도 많이 잡은 상태”라고 전했다. 신정락이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까지 장착한다면 그의 보직 범위는 훨씬 더 넓어질 것이다.

임찬규는 ‘들쑥날쑥한 제구의 안정화’가 핵심 과제다. 임찬규의 프로 통산 9이닝당 볼넷은 5.38개로 많은 편이다. 2016시즌 역시 47이닝 동안 38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강 코치는 “임찬규는 선발로 뛸 만한 다양한 구종이 있다. 다만, 제구에서 문제가 있었다. 마무리 캠프부터 제구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고, 지금도 제구 향상을 가장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LG는 10승 이상씩을 거둘 만한 4명의 선발진을 확보한 상태다. 5선발 기용에 다소 여유가 있는 셈이다.

강 코치는 “최종적으로 누가 5선발이 될진 감독님만 안다. 중요한 건 5선발 투수가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를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릴 게 아니라 내 역할만 해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투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한결 부담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덧붙여 “4선발까지 확실히 자릴 잡으면 5선발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감독님과 나 역시 5선발 투수에게 ‘편하게 제 역할에만 충실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5선발과 관련해 여러 대안을 세우고 있다. 플랜 B, C까지도 준비할 예정이다. LG 선발 야구는 올 시즌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볼 키포인트임에 틀림없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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