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혁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자랑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한승혁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자랑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153km/h’
첫 연습 경기 등판에서 나온 KIA 타이거즈 투수 한승혁의 속구 최고 구속이다. 숫자에서 보듯 한승혁의 스프링캠프 투구 페이스는 말 그대로 ‘굿(Good)’이다. 올 시즌 KIA 불펜진의 핵심이라는 팀 내 평가답게 가장 위력적인 구위를 시작부터 뽐낸 것이다.
2011년 KIA 입단 후 항상 한승혁의 발목을 잡은 건 제구였다. 고교 시절부터 유명했던 한승혁의 150km/h를 넘나든 강속구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와야 의미가 있는 공이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시달린 한승혁은 불의의 부상도 겪었다. 지난해 4월 웨이트 트레이닝 도중 엄지 골절을 당한 불운이었다.
다행히 후반기 반등이 있었다. 지난해 6월 부상에서 복귀한 한승혁은 다소 기복이 있는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8월부터는 확실한 팀 불펜의 주축으로 올라선 한승혁이었다. 8월부터 정규시즌 종료까지 한승혁이 거둔 성적은 3승 1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3.12였다. 이대진 투수코치가 한승혁에게 조언한 투구 폼 교정이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아쉬움과 희망이 절반씩 섞였던 한승혁의 2016시즌이었다. 만약 한승혁이 지난해 후반기 활약상을 올 시즌 내내 보여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KIA의 불펜 시나리오는 없다. 이 코치는 “올 시즌 불펜에선 젊은 투수들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그 중심엔 한승혁이 있다”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번 KIA 캠프에서 한승혁의 몸 상태는 팀 투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별 탈 없이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한 한승혁은 2월 11일 팀 홍백전에 처음으로 등판해 1이닝 3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현장에서 한승혁의 공을 본 구단 관계자는 “포수 미트에 꽂히는 소리부터가 다르다”며 혀를 내둘렀다.
14일부터 시작된 일본 프로팀과의 실전 연습경기에서도 한승혁이 단연 빛났다. 구위와 제구를 모두 갖춘 한승혁의 공은 압도적이었다. 일본 타자들은 한승혁을 상대로 힘없이 물러났다.
한승혁의 연습경기 투구 내용
2월 15일 주니치 드래곤즈전 1이닝(8구) 퍼펙트 무실점/ 속구 최고구속 153km/h
2월 18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 1이닝(13구) 2탈삼진 퍼펙트 무실점/ 속구 최고구속 152km/h
올 시즌 KIA 마무리는 임창용의 몫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프로팀은 항상 ‘플랜B’를 생각해야 한다. KIA 차세대 마무리로 가장 잘 어울리는 투수가 바로 한승혁이다. 한승혁도 임창용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고픈 꿈이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세운 한승혁을 ‘엠스플뉴스’가 직접 만났다.
‘벌써 150km/h’ 한승혁 “몸 상태 문제없다.”

팀 홍백전부터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린 한승혁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팀 홍백전부터 가장 위력적인 공을 뿌린 한승혁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시즌 준비가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몸 상태가 정말 좋아 보인다.
그렇게 보인다면 다행이다(웃음). 크게 무리를 안 하는 선에서 시즌 준비를 잘하고 있다. 몸 상태도 전혀 문제없다.
비시즌 준비는 어떻게 했나.
12월까진 공을 안 만지고 체력 훈련 위주로 운동했다. 1월부터 공을 조금씩 만지면서 체력 훈련을 병행했다. 시즌 끝까지 잘 보내기 위해서 체력 보강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난해 후반기 때 반등이 인상적이었다. 그 정도 공을 올 시즌에도 계속 던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확실히 지난해 후반기 때 느낌이 좋았다. 당시 느낌을 기억하면서 올 시즌에도 그런 활약을 계속 보여드리겠다.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 빠져 있었던 게 정말 아쉬웠다. 올 시즌엔 그런 부상이 없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
지난해 후반기에선 중요한 순간 등판이 잦았다. 그런 경험이 올 시즌에서 많이 도움 될 것 같은데.
(고갤 끄덕이며) 맞다. 지난해 팽팽한 분위기에서 등판한 경험이 올 시즌 큰 도움으로 작용할 것 같다. 머릿속으로도 위기 상황을 떠올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캠프에서 팀 내 투수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평가가 좋다.
(손사래 치며) 아직 나에겐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몸 상태를 완벽히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최고 구속이 벌써 150km/h를 넘게 찍었다. 그 이상의 구속도 기대해도 될까.(한승혁의 지난해 속구 평균 구속은 148.9km/h)
글쎄. 물론 구속이 더 나오면 좋겠지만, 제구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세게 던진다 해도 제구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시즌에 들어가도 구속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 같다.
‘마무리 후계자 목표’ 한승혁 “현실에 안주 안 해.”

한승혁은 임창용의 후계자 자리를 노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한승혁은 임창용의 후계자 자리를 노린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이 KIA다. 팀 성적에 대한 기대가 클 것 같다.
팀 전력 보강이 잘 됐다. 나도 올 시즌이 많이 기대된다. 그만큼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 팬들의 기대를 많이 받는 상황인데 나도 동료들과 함께 잘해서 팀 우승에 이바지하고 싶다.
타선이 워낙 강해져서 투수들의 마음이 편하겠다(웃음).
글쎄. 선발 투수만 좋을 것 같다(웃음). 너무 점수를 많이 뽑으면 불펜 투수에게 기회가 없을 수도 있지 않나. 가끔 점수를 적당히 내면서 불펜 투수들에게도 기회가 조금 왔으면 좋겠다(웃음).
코치진이 올 시즌 KIA 불펜의 핵심으로 한승혁 선수를 꼽았다. 주위에서 기대감이 크다.
음.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흔들리지 않겠다. 내 페이스대로 맞춰서 시즌을 치러야 한다. 팀과 나에게 모두 중요한 시즌이다. 쫓기지 않고, 차근차근 잘 준비하겠다.
김기태 감독이 “임창용을 위협할 젊은 투수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올 시즌 경쟁을 앞두고 목표를 더 크게 가져야 할 것 같은데.
감독님의 말씀에 동의한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팀 내 경쟁에 임할 것이다. (강한 어조로) 절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목표를 더 크게 세우겠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임창용 선배님 다음으로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차세대 마무리로 인정받기 위해선 올 시즌 활약이 정말 중요하다.
먼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안 다치는 게 먼저다. 그리고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면서 다른 팀 불펜 투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해 9홀드를 기록했다. 홀드 기록에도 욕심이 나지 않나.
특정 상황이 만들어져야 홀드가 나오는 거라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것보단 평균자책에 더욱 신경을 쓰고 싶다. 물론 평균자책도 관리가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웃음).
군 문제가 여전히 남았다. 향후 2년간 일이 잘 풀린다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출전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1년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당연히 큰 영광이다. 그래도 여전히 먼 얘기다.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지금 내 할 일만 뚝심 있게 하겠다.
맞는 얘기다. 당장 눈앞에 있는 야구만 생각해야 할 시기다.
(고갤 끄덕이며) 그렇다. 나에겐 야구가 전부다. 지금 야구 말고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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