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든든한 불펜진. 이민호와 임창민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NC의 든든한 불펜진. 이민호와 임창민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F4' 불펜진을 자랑하는 NC. 2017시즌 마무리 보직을 두고 고민 진행 중. 올 시즌 NC 수호신은 누가 될까.
마운드의 ‘F4’는 두산 베어스나 LG 트윈스에만 있는 게 아니다. NC 다이노스 투수진에도 ‘F4’가 존재한다.
NC의 F4는 선발진이 아닌 불펜진에 있다. 원종현-김진성-이민호-임창민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 4인이 NC 마운드 F4 멤버다. 드라마에서 F4 역을 맡은 탤런트와 '동명이인'인 투수 이민호 때문에 하는 얘기가 아니다. NC 필승조를 F4로 부르는 덴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NC 필승 4인조, 이래서 F4다

리그 최고 마무리로 발돋움한 임창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리그 최고 마무리로 발돋움한 임창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우선 NC 필승조엔 국가대표 투수만 2명이다. 일찌감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합류한 원종현에, 최근 임창민까지 LG 임정우의 대체선수로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임창민은 이미 2015년 열린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대표팀 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한 팀에서 두 명의 불펜투수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NC의 F4엔 전·현직 마무리 투수만 3명이 속해 있다. 국가대표 원종현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 3명이 각자 한 시즌 이상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김진성은 NC의 퓨처스리그 시절인 2012년 마무리를 맡아, 시즌 팀이 치른 100경기에서 20세이브를 거두는 활약을 했다. 1군 진입 이후인 2014년에도 마무리로 복직, 리그 4위에 해당하는 25세이브를 올린 김진성이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간 이민호도 전업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다. 이민호는 자신의 데뷔 시즌이자 팀의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에 클로저 역할을 맡았다. 대선배 손민한(9세이브)과 번갈아 마무리로 등판하며 두 자리수 세이브(10세이브)를 올리는 성과를 냈다.
여기에 2015년과 2016시즌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한 임창민이 있다. 임창민은 마무리 전향 첫 해인 2015년 31세이브로 임창용(33세이브)에 이은 리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2년 연속 풀타임 마무리는 드물다’는 속설을 보기 좋게 뒤집고, 2016시즌 26세이브(리그 3위)에 평균자책 2.57로 활약을 이어 갔다. 또 2개 대회 연속 국제대회(프리미어 12, WBC 대표팀에 발탁돼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의 지위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또 하나. NC의 필승조는 외부 영입 없이 100% ‘자체 생산’한 투수들로 구성됐다. 이민호는 2011년 팀의 창단 첫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으로 뽑은 유망주 출신이다. 임창민은 넥센에 2008년 입단해 5년간 5경기 등판에 그치다 NC에 와서 기량이 만개했다.
김진성과 원종현도 다른 구단에서는 1군에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다 NC에 와서 실력이 급성장한 선수들이다. 평균 연령도 29.5세로 아직 한창이다. 지금의 ‘F4’ 멤버 그대로 앞으로도 오랜 기간 활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NC 불펜 F4의 2016시즌 구원 등판시 성적(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NC 불펜 F4의 2016시즌 구원 등판시 성적(표=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처럼 쟁쟁한 투수들로 구성된 NC의 F4는 2016시즌 리그 불펜진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4명의 투수가 불펜에서 올린 기록을 합하면 13승 40홀드 32세이브에 평균자책 3.37이다.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도 4명 합계 8.42승으로 웬만한 팀 불펜진 전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승수를 만들어 냈다.
참고로 2016시즌 한화 불펜투수 전체 WAR 합계가 10.13승, 넥센 불펜 전체 합계가 9.51승이다. SK 와이번스(7.50승)를 비롯한 7개 팀은 불펜진 전체 WAR 승수를 합해도 NC의 4명이 올린 승수에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LG(7.97승), 롯데(6.30승), 삼성(5.66승), kt(3.84승), 한화(2.99승) 이렇게 5개 구단 선발투수진의 WAR 합계보다 NC 불펜 4인조가 올린 승수가 더 많았다.
마무리 투수, 2017년에도 임창민?

이민호는 NC 창단 첫해인 2013년 마무리로 활약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민호는 NC 창단 첫해인 2013년 마무리로 활약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처럼 NC는 불펜에 탁월한 기량을 가진 ‘국대급’ ‘마무리급’ 투수를 4명이나 보유한 팀이다. 다른 팀에 가면 얼마든지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투수가 8회에, 7회에, 6회에 나오는 NC 마운드다. 9회에 등장하는 마무리의 기량과 그보다 먼저 나오는 투수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 멤버 4명 전원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시즌에도 리그 최강 불펜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변수는 지난 시즌 막바지에 나타난 불펜 보직 변경 가능성이다. 마무리 임창민이 8월 들어(ERA 9.00) 흔들리는 경향을 보이자, NC 김경문 감독은 시즌 후반 고정 마무리 없이 여러 투수가 돌아가며 9회를 책임지는 투수 운용을 펼쳤다. 임창민의 시즌 기록에 6홀드가, 원종현의 3세이브와 이민호의 2세이브가 시즌 성적에 끼어 있는 이유다.
올 시즌엔 어떨까. 일단 임창민은 현 국가대표 투수이고, 지난 2년간 팀의 마무리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한 투수다. 이번 시즌에도 마무리를 계속할 이유가 충분하다. 김 감독도 “(임)창민이가 2년간 고생한 점을 인정해 줘야 한다”며 신뢰를 보였다. 임창민 역시 “지난해보다 몸 상태는 더 좋다”며 시즌 막판까지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2년과 2014년 NC 마무리를 지낸 김진성(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2년과 2014년 NC 마무리를 지낸 김진성(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그러나 김 감독이 이번 시즌 마무리로 이민호를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NC 관계자는 "임창민과 이민호 가운데 누가 마무리를 맡는 쪽이 더 팀에 도움이 될지를 두고 코칭스태프가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호는 150km/h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다. 9회 1이닝을 막는데는 구위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이민호가 더 적합하단 의견도 있다. 반면 임창민은 1이닝 마무리보다 좀 더 긴 이닝을 막아낼 역량을 지녔다.
패스트볼에 포크볼, 슬라이더 등 여러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 8회, 혹은 7회 이전에도 승부처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스타일이다.
지난 시즌 구원으로 나온 경기에서 이민호는 평균자책 2.76을 기록했다. CL & Late 상황에서 피OPS는 0.639로 시즌 기록(0.836)보다 훨씬 좋았고,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도 피안타율 0.154에 피OPS 0.522를 기록했다. 9회 피안타율은 0.167로 모든 이닝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
시즌 초반 선발로 등판할 때 보여준 불안한 피칭과는 180도 다른 공을 불펜에서 던진 이민호다. 물론 임창민 역시 스프링캠프 기간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고, WBC 대표팀에서도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NC 관계자는 "스프링캠프가 끝나기 전까지는 2017시즌 불펜 보직이 확정될 것"이라 전했다. 물론, NC 불펜 F4라면 누가 9회에 나오고 8회에 나오는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4명의 필승조 가운데 누굴 내보내도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팀, 선발투수가 5회까지만 던져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팀, 일단 5회까지만 앞서면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팀, 경기 중반인 6회부터 ‘마무리급’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오는 팀. 국대 2명에 마무리 3명으로 구성된 필승조 F4를 보유한 2017시즌 NC가 기대하는 그림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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