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김윤동(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김윤동(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잘 나갈 때도 변하지 말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
2월 KIA 타이거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의 어느 하루. KIA 김기태 감독이 대뜸 불펜 투구를 마친 한 투수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투수의 이름은 김윤동. 진지한 분위기보단 유쾌한 분위기에서 나온 한 마디였다. 김 감독은 “몇 년 뒤 에이스가 되면 콧대가 엄청 높아질 것 같다(웃음)”며 껄껄 웃었다. 이에 김윤동은 “아니다. 변하지 않겠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김윤동을 향한 김 감독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한 장면이었다. 2012년 KIA에 입단한 김윤동은 지난해가 돼서야 1군에서 두각을 보였다. 2016시즌 전까지 김윤동의 1군 등판 기록은 단 한 경기뿐이었다.
김 감독의 신뢰 아래 김윤동은 지난 시즌 31경기(53이닝)에 등판해 3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5.43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62를 기록했다. 선발 마운드에도 5차례 오른 김윤동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해 홍건희와 더불어 가장 돋보인 젊은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김윤동은 지난해 1군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치열해진 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헥터 노에시·양현종·팻 딘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확정이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김윤동은 김진우·홍건희·고효준·임기영 등과 캠프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건강한 내부 경쟁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젊은 투수들이 선발 경쟁에서 치고 올라온다면 단순히 올 시즌 성적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팀이 강해질 수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2월 14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원정 경기. KIA가 이번 캠프 첫 연습 경기에서 내세운 선발 투수는 김윤동이었다. 이날 김윤동은 2이닝 3피안타 3사사구 1실점으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윤동의 투구를 지켜본 이 코치는 “자신의 공을 믿어라. 피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실히 두 번째 등판에서 더 나아진 김윤동의 투구 내용이었다. 김윤동은 18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2회부터 구원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김 감독과 코치진이 주문한 김윤동의 배짱 있는 투구가 나온 것이다.
김윤동은 올 시즌 남은 선발 자리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선발 투수로서 개막 1군 명단에 드는 것이 김윤동의 가장 큰 꿈이다.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김윤동을 ‘엠스플뉴스’가 직접 만났다.
김윤동 “1군 개막 명단 포함이 우선 목표”

김윤동은 김기태 감독이 아끼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윤동은 김기태 감독이 아끼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KIA 캠프 분위기가 참 밝다. 기분 좋게 운동하고 있을 것 같은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스프링 캠프인데 확실히 팀 분위기가 밝고 좋다. 몸 상태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서 만족스럽다.
가까이서 보니 미소가 아름답다. 인기가 많아 보이는 얼굴인데(웃음).
(손사래를 치며) 아니다. 인기는 별로 없다(웃음). 야구를 잘해야 인기가 많은데.
2016년은 김윤동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한 해였다. 돌이켜보면 어떤가.
먼저 나에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정말 잘 될 땐 ‘1군이 어렵진 않네’라고 생각 들다가 미치도록 안 될 땐 ‘어떻게 해도 안 되겠구나’라고 좌절한 적도 있다. (고갤 내저으며) 한 번 제대로 막히니까 정말 힘들었다.
힘든 과정 속에서 1군 선발 등판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갔을 땐 어땠나.
시즌 초반 불펜으로 등판했을 땐 ‘무조건 안 맞아야지’라는 생각만 있었다. 힘으로만 공을 던졌기에 제구가 흔들리면서 내용도 안 좋았다.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가 보니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니까 생각이 달라지더라. 삼진을 잡기보단 맞춰 잡는다는 느낌으로 던지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 경험이 올 시즌 선발 경쟁에서 큰 도움으로 작용하겠다. 이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마음가짐은 어떤가.
음. 내 할 일만 제대로 하면 결과는 따라올 거로 본다. 확실한 보직을 하나 맡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선발 욕심은 난다(웃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팀 내 젊은 투수 가운데 홍건희가 가장 강력한 선발 경쟁자다. 서로 의식을 하나.
글쎄. 평소 생활이나 훈련할 때나 항상 (홍)건희 형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아직 그런 건 안 느껴진다. 물론 마음속에서 솔직하게 꺼내지 못하는 건 있지 않겠나(웃음).
홍건희는 200이닝을 소화하겠다는 포부로 선발 경쟁 각오를 다졌다. 홍건희와 같이 매력 발산이 필요하지 않을까(웃음).
하하. 건희 형이 200이닝 얘기를 한 걸 봤다. 그런데 나중에 ‘진짜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며 한 발짝 물러나던데(웃음). 일단 선발 로테이션 안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1군 개막 명단에 들어가는 게 우선 목표다. 물론 마음속으로 욕심내는 건 있는데 말하면 욕먹을 것 같다(웃음). 이렇게 말하고 2군에 계속 있으면 슬프지 않겠나. 말을 아끼겠다.
김윤동의 배짱 “맞더라도 제대로 붙겠다.”

야쿠르트전에 선발 등판한 홍건희(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야쿠르트전에 선발 등판한 홍건희(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선발 투수로서 한 경기 투구 수를 늘려야 하는 것도 과제다.
(고갤 끄덕이며) 나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80구까지 늘렸는데 이번 캠프 불펜 투구에서 100구까지 늘렸다. 이대진 코치님께서 긴 이닝 동안 던질 수 있는 투구 폼을 조언해주셨다. 이제 60구 정도가 넘어가도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덜 하다.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면 강한 타자들과 더 많이 만나겠다.
음. 사실 최형우 선배님을 단 한 번도 상대해본 적이 없다. 우리 팀에 오셔서 다행이다(웃음). 이번에 이대호 선배님이 복귀하셨는데 한번 상대해보고 싶다.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던져보겠다.
팀 타선이 정말 강해져서 선발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팀 타선이 굉장히 좋아진 게 느껴진다. 팀 홍백전을 할 때 야수들을 두 팀으로 나눴는데도 양쪽 타선이 다 좋더라. 공격력 하나는 엄청난 것 같다. 확실히 선발 투수들은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이제 연습 경기가 시작됐다. 실전에서 보여줘야 할 시기다.
(강한 어조로) 자신 있다. 선발 투수가 아니라 첫 번째로 나가는 투수라고 생각하고 던지겠다. 2이닝부터 시작해서 이닝을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선발 경쟁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글쎄. 부담감은 크게 없다. 배짱 있는 투구를 하겠다. 맞더라도 한 번 제대로 붙겠다는 마음가짐이다.
2017년 어떤 김윤동을 보여주고 싶은 지 궁금하다.
볼넷 줄이기와 제구를 항상 생각하려고 한다. 올 시즌 자신감이 넘치면서 공격적인 김윤동을 보여드리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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