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습경기를 치른 장정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첫 연습경기를 치른 장정석 감독(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오키나와]

“생각했던 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에서 패했지만,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넥센은 2월 23일 일본 오키나와 차이탄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와 연습경기에서 2-8로 패했다.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한 연습경기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선수들이 경기 전 코치진의 주문대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했다는 게 장 감독의 평가다.

“타자들도 적극적으로 공격해줬고, 투수들도 도망가지 않는 공격적 피칭을 주문했는데 생각대로 해줬다.” 장 감독의 말이다. “아직 컨디션이 덜 올라온 선수도 보이긴 하지만, 이제 첫 경기고 모든 선수가 컨디션이 좋을 순 없다. 집중력 있게 경기한 것 같아서 나쁘지 않다.”

젊은 선수 대거 기용, “공격적 자세 만족”

연습경기가 열린 오키나와 차이탄 구장(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연습경기가 열린 오키나와 차이탄 구장(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넥센은 이날 젊은 신진급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기용해 시험대로 삼았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참가한 서건창과 김하성을 대신해 장시윤과 김혜성이 키스톤 콤비로 나섰다. 김웅빈과 이정후도 교대로 내야를 지켰다.

장 감독은 “장시윤, 이정후, 김혜성은 1루를 제외한 내야 세 군데 포지션이 모두 가능하다”며 “앞으로 치를 연습경기에서 세 선수가 세 포지션을 고루 소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밝혔다. 타이완 2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지수를 포함해, 이 선수들 가운데 정규시즌 내야 백업 멤버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넥센의 미래, 이정후와 김혜성(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넥센의 미래, 이정후와 김혜성(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선발 포수도 입단 2년 차 주효상이 마스크를 썼다. 주전 선수 가운데는 윤석민, 대니돈, 고종욱 정도만 선발로 출전했다. 마운드도 선발 최원태를 시작으로 박정준, 박주현, 유재훈, 김윤환 등 영건들이 차례로 등판했다. 베테랑 마정길과 금민철도 마운드에 올라 컨디션을 점검했다.

장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 수는 가능한 30개를 넘기지 않기로 사전에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2회 말 1사 2, 3루에서 투구 수 35개를 채운 선발 최원태가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 번째 투수 박정준도 1.2이닝 동안 공 36개를 던지는 것으로 이날 임무를 마쳤다. 2이닝을 공 24개로 막은 유재훈 외엔, 대부분 투수가 1이닝 이내로 짧게 끊어 던졌다.

4회말 3실점한 박주현. 패스트볼 위주로 던지면서 구위를 점검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4회말 3실점한 박주현. 패스트볼 위주로 던지면서 구위를 점검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선취점은 2회 말 주니치 공격에서 나왔다. 주니치는 1사 2, 3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박정준을 상대로 7번 후루모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8번 키노시타가 좌익수 뒤쪽 펜스까지 날아가는 2루타로 두 점째를 냈다.

반격에 나선 넥센은 3회 초 선두 김혜성의 내야안타와 임병욱의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 김웅빈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채태인의 2루수쪽 병살타가 나오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주니치는 3회 말 공격 2사 만루에서 6번 도노우에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점수를 1-4로 벌렸다. 4회 말에는 박주현을 상대로 1사 후 9번 가메가와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집중 5안타 1볼넷을 몰아치며 3점을 추가했다(1-7). 8회 말 다카하시의 1타점 2루타까지 나오면서 주니치는 이날 8번째 득점을 만들어 냈다.

에이스급 총동원한 주니치 상대로 경기 후반 집중력 발휘

넥센은 9회초 공격에서 0의 행진을 깼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넥센은 9회초 공격에서 0의 행진을 깼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활발한 공격을 펼친 주니치와 달리, 넥센은 주니치 주력 투수진에 막혀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주니치는 이날 선발로 내국인 에이스 투수 요시미 가즈키를 기용했다. 요시미는 지난해 21경기에서 131.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3.08을 기록한 에이스다. 4회부터 나온 야마이 다이스케도 지난해 33경기 63.2이닝 7홀드 평균자책 4.52를 기록한 주력 투수다.

주니치는 6회에는 외국인 좌완 라울 발데스를 올려 2이닝을 맡겼고, 8회에도 외국인 좌완투수 조던 노베트로를 기용해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게 했다. 발데스는 2016시즌 20경기에서 125.2이닝 6승 7패 평균자책 3.51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 조던 역시 22경기 121이닝 6승 6패 평균자책 4.24로 주축 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넥센과 연습경기에 팀의 1~3선발 투수를 총동원해 다가오는 시범경기 준비에 나선 주니치다.

비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경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비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경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 때문에 장 감독은 타자들이 많은 안타나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큰 의의를 두지 않았다. 대신 타자들이 코치진 주문대로 적극적 공격을 펼친 점을 평가했다. 넥센은 1-8로 끌려가던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김규민과 김재현이 조던 상대로 안타를 때려냈고, 김혜성의 1루 땅볼 때 김규민이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반에 수준급 투수를 상대로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날 넥센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른 김태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날 넥센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른 김태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날 주니치전은 장 감독이 취임 이후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실전 경기이기도 했다. 장 감독은 “(프런트 시절에도) 늘 봐 왔던 그림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새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 감독은 “아직 2차 캠프이고,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오늘 경기도 각 파트별 코치들에게 최대한 맡겨두고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남은 2차 캠프 기간 계획으로 “궁금한 선수들을 체크하고, 주전 선수들은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 관리를 할 것”이라 밝혔다. 4, 5선발 투수도 시범경기 전까지는 확정할 방침이다. “최원태, 박주현, 금민철 등 여러 후보 가운데 2차 캠프가 끝난 뒤에 결정하려고 한다.” 장 감독의 말이다.

첫 연습경기를 잘 마친 넥센은 24일에는 주니치 드래곤스 2군과, 25일에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와 각각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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